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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음성군 삼성면 양덕리에 '다마내'라 불리는 지명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양파의 일본어인 '다마내기'라는 말이 우리말처럼 굳어져서 지금도 이 말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다마내'라 하면 '다마내기'가 떠오르거나 '담 안에'라는 의미가 연상이 된다.

영동군 영동읍 회동리에도 '다마내'라는 지명이 있는데 냇가 벌판에 위치하여 옛날에 담을 둘러싸고 살았다고 하여 '담안이' 또는 한자로 '장내동(墻內洞)' 표기하고 있다.

보은군 장안면 장내리(帳內里), 전라남도 강진군 강진읍 서산리(鋤山里)의 '다마내', 서울특별시 광진구 능동의 장내리,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5동의 장내동, 경기도 광주시 광남동의 장내동, 전라북도 정읍시 이평면의 장내리(長內里) 등에서 '다마내'라는 자연 지명이 '담의 안쪽'이라는 의미로 보아 '장내'로 표기되었다.

경남 함안군 산인면 모곡리에는 고려동유적지가 있는데 고려가 망한 후 고려 유민들이 터전을 일궈 자급자족했기에 고려동(高麗洞), 고려촌(高麗村)이라 불러왔으며 또한 이곳을 사람들은 다마내라 하고 한자로 장내동(牆內洞)이라 표기하였다.

(사)평화문제연구소에서 펴낸 '조선향토대백과'에 의하면 황해북도 토산군 월성리에도 장내동이 있다고 하는 것으로 보아 옛날에는 전국적으로 '다마내'라는 지명이 많이 존재했던 것을 알 수가 있다.

그런데 '다마내'라 전해오는 지역은 대부분 한자로 '장내동(牆內洞), 장내리(牆內里)'이라 표기하거나 한자는 다르더라도 '담의 안쪽'의 의미로 보고 있는 것이다. '다마내'를 소리나는 대로 '담안에'의 의미로 본 것인데 담이란 읍성이나 큰 성의 성책의 안쪽을 말할 때는 담의 안쪽에 마을이 존재할 수 있으나 그러한 지역은 큰 도시로 발전한 일부 지역이고, 읍성이 존재하지 않았던 산골짜기에도 이러한 지명이 산재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담이란 개인의 집집마다 경계 표시나 도둑을 막는 등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기 위하여 설치한 울타리이므로 담 안에 마을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담'이라는 말이 다른 의미를 가진 것은 아닐까?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담'이란 '집이나 일정한 공간을 둘러막기 위하여 흙, 돌, 벽돌 따위로 쌓아 올린 것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담은 순우리말이며, 우리말과 한자가 합쳐진 말로는 담장이라고도 한다. 경미한 재료로 만들어지거나 안이 보이게 만들어진 것을 울, 울타리, 바자울, 울짱, 책, 장리라 한다. 그런데 충주시 소태면 구룡리의 사이담이란 지명은 구룡의 서남쪽에 있는 마을을 말하며 중간말, 간촌이라고도 부르는 것으로 보아 '담'이 '울타리'의 의미를 가진 '담(墻)'이 아니라 '마을'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따라서 지명에 쓰인 '담'의 기원적 의미는 '듬, 둠'으로서 '圓'(원) 또는 '四圍'(사위)이다. 지금도 우리가 쓰고 있는 말 중에 '사람이 둥글게 모여 앉은 그룹'을 가리켜 '모둠'이라고 하듯이 '原'의 의미를 지니는 '듬'이 적용 범위를 넓혀 그러한 특징적 모양을 하고 있는 대상에 적용된 것이 마을 이름으로서의 '듬'이다. 마을 이름으로서의 '듬'은 '한 동네 안에서 몇 집씩 따로 한데 모여 있는 구역'을 가리킨다. 특히, 산이나 골짜기와 같은 큰 자연물로 둘려 있는 둥근 분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을 '듬, 뜸'이라 한다. 이것이 지역에 따라 '듬, 담, 땀, 떰, Œc, 뚬, 더미, 두미 ,대미, 드메' 등으로 다양하게 변형되어 나타나는 것이다. 국어사전에서 '뜸'의 의미를 찾아보면 '한 동네 안에서 몇 집씩 따로 모여 있는 구역'이라 설명하고 있듯이 아직도 '듬'이 변이된 '뜸'의 의미가 남아있으며 지명에도 다음과 같이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양촌리의 '양지뜸'이 있고,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의 네모배기샘 동편에 있는 마을이 '양지뜸'이며 북쪽의 음지쪽에 있는 마을이 '음지뜸'이다. 충주시 소태면 구룡리의 양지땀은 양지말이라는 마을을 가리키며, 단양군 가곡면 대대리 섬땀, 옥천군 이원면 강청리의 벌땀과 봉땀, 청주시 상당구 영운동에 생이뜸이라는 마을이 있다. 또한 청주시 상당구 금천동의 '벌뜸'은 영운동 동사무소 앞들인 벌뜰에 있던 마을인데 '벌'은 '벌판'의 뜻이고, '뜸'은 '작은 마을'의 뜻이다.

따라서 '벌뜸'은 '벌판에 있는 작은 마을'로 해석되며 집이 벌판에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다마내'란 '집 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작은 마을'을 가리키거나 '작은 마을의 안쪽에 있는 어떤 구역'을 가리키는 말로 해석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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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