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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3.27 16:12:49
  • 최종수정2019.03.27 16:12:49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미원(米院)은 청주에 가까이 있지만 우암산과 상당산성, 것대산, 선도산으로 가로 막힌 낭성을 지나야 하며 청주에서 보은을 가는 25번 국도가 피반령을 넘어 회인을 거쳐 가므로 사방의 교통로가 막힌 가깝고도 먼 지역이다. 그런데 가덕에서 미원까지 가는 32번 지방도를 4차선으로 확포장하면서 청주에서 미원을 거쳐 보은과 속리산을 갈 수 있게 되더니 미원에서 보은까지 19번 국도가 4차선으로 확포장되었으며 상당 산성의 터널이 뚫리고 낭성을 거쳐 미원까지 4차선 도로 공사가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등 이제 미원이 사통팔달의 교통도시로 빠르게 변모해가고 있다.

가을에 미원을 지나다 보면 쌀안 축제라 하여 면민 축제가 열린다는 현수막이 보이고, 지역 주민들이 미원을 쌀안골이라 부르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지역이 쌀이 많이 나는 평야 지대를 연상하게 되는데 사실은 산으로 둘러 싸인 산골마을이며 쌀이 많이 나지 않는 지역임을 알고는 쌀안골이라는 지명에 다른 의미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미원면은 본래 상당산의 안쪽이 되므로 산내일면(山內一面)이라 하였는데 1914년 군면폐합에 따라 산내이상면(山內二一面)과 보은군 주성면의 봉황리 일부를 병합하여 중심지인 미원리(米院里)의 이름을 따서 미원면이라 한 것이다. 그러면 미원리라는 지명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미원이란 상당산의 안쪽에 있으므로 '산안'이라 하였는데 후에 음이 변하여 쌀안이 되었다고 전해지며, 조선시대에 율봉역(栗峯驛)에 딸린 원(院)이 있었는데 쌀원이라 부르고 한자로 미원(米院)이라 표기하다가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미원리라 해서 미원면에 편입된 것이다.

따라서 미원 지역에서는 쌀을 강조하기보다는 미동산과 옥화구경 등 산수를 지역의 특색으로 내세우는 것이 더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한 때 미원을 자전거의 고장이라 홍보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자전거를 타기에는 도로 사정이 너무 좋지 않다.

이참에 자전거 도로를 새로 만들어 청주 무심천에서 상당산성 옛길을 따라 올라가 상당산성을 한 바퀴 돌면서 청주 시내를 한눈에 조망하고는 낭성을 거쳐 미원의 미동산과 옥화대를 돌아 한남금북 정맥인 추정재를 넘어 다시 무심천으로 간다면 문의 청남대와 대청댐으로 연결되니 환상의 자전거 주행 코스가 될 것이다. 그러면 자전거의 고장이라는 옛 명성을 되찾는 한편 지역의 문화와 관광은 물론 경제의 활성화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미원에서 괴산 방향으로 가다가 미원면사무소 앞에서 좌회전하면 초정으로 가는 길이 나온다. 이길로 들어서면 미원리 마을이 끝나면서 나타나는 마을이 내산리(內山里)다. 내산리는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모산리(牟山里), 화전리(花田里), 내곡리(內谷里), 묵방리(墨坊里), 율동(栗洞)과 대판리(大板里), 수곡리(壽谷里), 외삼곡리(外三谷里)의 일부를 병합하여 내곡과 모산의 이름을 따서 내산리라 하였다고 한다.

여기에서 내곡리는 '안골'의 한자 표기이므로, 미원의 어원이 된 '쌀안골'이 '산의 안쪽 마을'의 의미인 '산안골'에서 온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곶처럼 돌출된 지형의 밭''이라는 의미의 화전리(花田里)와 '묵은 농경지(묵은 배미)'라는 의미의 묵방리(墨坊里), '농경지가 모여 있는 배미'라는 의미의 율동(栗洞) 등의 지명들을 보면 이 마을은 미원천 주변에 조그마한 농경지가 있는 지역임을 알 수가 있다. 이어지는 마을이 수산리(壽山里)인데 1914년에 동판리(東板里), 송교리(松橋里), 원산리(院山里), 외삼곡리(外三谷里), 대판리(大板里), 수곡리(壽谷里)의 각 일부를 병합하여 수곡과 원산의 이름을 따서 수산리라 하였다고 한다.

'큰 너더리에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대판리(大板里), 돌너더리가 있는 마을이라는 의미의 동판리(東板里), '작은 들(솔 다리)'라는 의미의 송교리(松橋里), '큰 산(온 산)'이라는 의미의 원산리(院山里) 등의 마을 이름들로 보면 산쪽에 있는 마을들일 것이다. 그런데 수곡리(壽谷里)의 지명 유래가 장수한 노인이 있었다 하여 한자로 수곡(壽谷)이라 하였다지만 자연 지명이 '숫골'이며 주변에 '쉿들'이라는 지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벼'의 옛말인 '쉬'가 쓰인 '쉿들, 쉿골'로 볼 수 있으며 이 마을 역시 미원천 주변의 농경지였음을 이로써 알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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