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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9.27 13:37:56
  • 최종수정2017.09.27 13:37:56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양성산(養性山)은 충북 청원군 문의면 미천리에 위치한 해발 297m의 나즈막한 산으로 큰 도시의 인근에 있어서 찾는 이가 많은 명산이다. 문의면의 진산으로서 여러 가지 역사유적과 전설을 간직하고 있으며 오랜 옛날부터 문헌에 기록되어 있는 산이다. 산자락에 문화재단지가 조성되었고 맞은편에는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도 있으며 산 아래 푸른 대청호가 펼쳐져 있어 조망도 매우 좋다.

양성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청소년수련원 좌측 능선으로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므로 이곳을 출발하여 독수리 바위를 지나 정상에 있는 국태정(國泰亭)이라 현판이 붙어 있는 팔각정에 올라 막걸리 한 잔에 땀을 식히고 전망을 감상하고 내려와서는 양성산 정상을 다녀왔노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그러나 팔각정이 있는 봉우리는 양성산이 아니라 378봉이라 지칭하여 구분하고 있다.

현재 진짜 양성산은 주차장의 화장실 건물 옆으로 오르는 해발 297미터의 낮은 봉우리로 문의면사무소가 있는 미천리 마을 뒷봉우리를 말한다. 따라서 양성산은 상봉인 378봉과 주봉인 양성산을 잘 구별하지 않으면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이처럼 양성산은 이름에 대한 혼란이 많아서 '작두산'이 정확한 명칭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삼국사기에 전하는 기록에 따르면 백제시대에 일모산(一牟山)이라 불리던 이곳에 신라가 자비왕 17년(474)에 일모산성(一牟山城)을 축성하였으며, 신라는 이 산을 연산(燕山)이라 부르다가 신라시대 화랑도 출신의 화은대사가 이 산을 보고 "중이 바리(鉢)을 들고 시주를 구하는 형세이니 중을 양성하기에 흠잡을 데가 없는 땅(養僧地)이로구나!" 하고 감탄하면서 승병 300명을 제자로 삼아 불경과 무예를 익히게 했다 하여 양승산(養僧山)이라 하였고 그 후로 양성산(壤城山)이 되었다가 양성산(養性山)으로 한자 표기가 바뀌어 지금에 이르렀다고 한다. 또한 화은대사가 하늘의 계시를 받아 이곳에 판 우물을 대지(大池)라 하며 가뭄이 들 때 기우제를 올렸다고도 전해진다.

양성산은 불당골(주차장)을 중심으로 한바퀴 좌측으로 휘어지는 형세의 능선으로 되어있으며, 북쪽편의 해발 297m의 낮은 봉우리를 가리킨다. 이 능선에서 최고봉은 정상 서쪽의 378봉이며 국태정이란 2층으로 높게 지어진 정자에서 내려다보는 전망이 좋아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준다.

국태정이 있는 378봉에서 북쪽 방향으로 산불 감시 카메라가 보이는데 이곳이 378봉보다 더 높은 해발 430m의 작두봉(鵲頭峰)이다. 378봉에서 작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봄이면 진달래가 무리를 지어 피어있으며 능선길이 아주 완만하고 걷기 좋아 산책하듯 여유있게 걸으면 되는 구간이어서 도시인들의 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이곳에 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데 고문헌에 전혀 나타나지 않다가 일제 때의 고적 조사 자료에 북성과 남성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북성은 문의면 소재지를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작두산 정상에는 있는 테뫼식의 작두산성(鵲頭山城)을 말하며 남성은 팔각정이 있는 378봉에 있는 석축의 성으로 연산진성지(燕山鎭城址)라 하였다. 이 두 성은 양성산성의 보조산성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작두봉(鵲頭山 430.9m)은 서양에서 사형수의 목을 자르는 작두가 연상되어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지만 생김새가 까치 머리와 같다하여 불리워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전국의 지명에 많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부산광역시 기장군 장안읍과 울산광역시 울주군 온양읍의 경계에도 작두봉이라 불리는 지명을 찾을 수가 있다. 작두봉은 지명에 많이 쓰이는 까치봉에서 파생되어 변이된 것으로 본다면 본래의 의미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옥천군 안내면 방하목리의 까치봉골,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방도리의 까치봉,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초부리의 까치봉, 전북 완주군 화산면 춘산리의 까치봉, 전북 정읍시 내장동의 까치봉 등에 나타나는 까치는 고유어 '갗'에서 파생된 말로 '작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문의지역의 양성산, 378봉, 작두봉을 통틀어 인근의 구룡산보다 낮은 '작은 봉우리들'을 지칭하는 까치봉, 까치산으로 불리다가 까치 머리라는 의미의 작두산으로 변이되었고 세 봉우리를 각각 구분할 필요에 의해서 이름이 지금처럼 나뉘어진 것으로 풀이해본다면 산이름에 대한 혼란에 대한 설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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