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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8.05 13:24:59
  • 최종수정2015.08.05 13:24:59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수름재는 청주시의 북부에 있으며, 주위에 율량동(栗陽洞)·주중동(酒中洞) 및 내수읍(內秀邑) 구성리와 접하는 지역에 있으며 청주 북부 지역에서 청주로 오기 위해서 반드시 넘어야 하는 험난한 고개였다.

수름재가 속하는 주성동(酒城洞)은 원래 청주군 산외일면(山外一面) 지역으로, 수름재 밑 마을이라 하여 수름재 또는 주성(酒城)이라 하였다. 1914년 일제에 의해 시행된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산외일면의 신기리와 북강내일면(北江內一面) 장성리의 일부를 병합하여 청주군 북일면(北一面) 주성리가 되었다. 1946년 청주군이 청원군(淸原郡)으로 개칭되어 청원군 북일면 주성리가 되었으며, 1990년 청원군에서 청주시로 편입되면서 주성동으로 개칭되어 청주시 오근장동 관할의 법정동이 되었다.

마을 뒤에 청주의 대표적인 등산로인 백화산(해발 약 300m)이 병풍처럼 둘러 있는 농촌마을이다. 동부우회도로인 25번 지방도와 충주-제천 방면의 36번국도가 지나고 있다.

'수름'이란 '술'의 고어이며 '재'는 고개를 뜻하는 말이다. 따라서 '수름재'란 '술을 파는 주막이 있는 고개'라는 의미가 된다. 이것은 '주성(酒城)'이라는 한자 표기가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능히 짐작할 수가 있을 것이다.

증평, 내수와 같은 청주 북부 지역 주민들이 청주장을 이용하고 생활을 위해 도시인 청주를 수시로 오가며 넘어야 하는 험한 고개 마루에 주막집이 있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며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주변에 장고개, 역대고개라는 고개와 함께 주막거리, 작은주막거리, 큰주막거리라는 마을 이름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고개를 넘으면서 주막촌이 꽤 형성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사실은 우리 조상들이 순수한 우리말로 전해져오는 지명을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지명에 얽힌 사연을 반영하고자 고민한 흔적을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지명은 참으로 귀중한 역사적 자료가 된다고 하겠다. 특히 역사의 기록은 모두 한문으로 되어 있어 지식인들의 전유물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땅이름에는 서민들의 숨결이 살아 숨쉬고 있고, 조상들의 꾸밈없는 진솔한 생각과 고민과 꿈과 희망과 생활상이 그대로 묻어난다는 점에서 소중한 정신적 유산이라고 할 것이다.

청주의 옛이름을 '주성(舟城)'이라 하는 것은 청주의 지세로 보아 '무심천 위에 떠있는 배'와 같은 형상이라고 하여 이름지었다고 전해지지만 사실은 오랫동안 전해지던 '주성(酒城)'으로 표기하고자 하니 유학자들이 볼 때 고을 이름에 '술'의 의미를 담기가 민망하므로 음양의 이치를 따지는 동양 철학과 풍수지리의 관점에서 '주(酒)'를 '주(舟)'로 바꾼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주성중학교(舟城中學校)가 '주성'의 어원지인 '수름재(酒城)' 인근으로 이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있는 주성동은 한자로 '鑄城洞'으로 표기되고 있으며 무쇠솥을 주조하는 곳이 많았다는 데서 연유하였다고 전해지나 이는 글자를 풀이하기 위한 것에 불과할 것이다. 지명은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내듯이 일시에 생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은 그곳을 가리키는 이름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는 또한 주막이 생기게 마련이므로 각지에 '주막거리, 주막고개' 등의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으며, 우연히 이곳에 무쇠솥을 만드는 집이 들어서면서 '주막고개'라는 이름이 한자로 '주성동(酒城洞)'으로 표기되어야 하나 무쇠솥을 주조하는 집을 연상하여 '주성동(鑄城洞)'으로 표기된 것으로 생각된다.

청주의 수름재 인근에 있는 주중동(酒中洞)은 수름재 중간에 있다고 하여 중수름재 또는 중주성(中酒城)이라 불려온 곳으로, 1914년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주하리(酒下里 - 수름재 아래지역), 북강내일면(北江內一面)의 평촌리 일부를 병합하여 주중리라 하여 북일면에 편입되었다가 1990년 청주시로 편입되면서 주중동(酒中洞)이라 하게 된 것이다.

지금도 수름재에는 술을 파는 식당이 몇집 들어서 있으니 옛 생각과 함께 술 한잔 기울이면서 옛 정취에 젖어봄도 운치 있는 일이 아니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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