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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20 15:33:07
  • 최종수정2016.04.27 15:00:57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지명에 쓰인 '금(金)'의 의미가 '쇠'를 한자로 표기한 것임을 앞에서 언급했는데 이번에는 '금(金)'이 '크다'는 의미의 고어인 '가마' ,'감', '금',의 표기로도 볼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크다는 의미의 '금'은 '가마'에 뿌리를 둔 '감, 검, 금'으로서 한반도에서 가장 큰 고원인 개마고원의 '개마'도 원뿌리는 '가마'이며, 충남 공주(公州)의 곰나루는 동물 '곰'과 음이 같음으로 인하여 한자로 '웅진(熊津)'이라 표기하고 곰 전설이 만들어졌으나 지금까지도 주민들에게는 고마나루라 불려지고 있다. '고마=곰'의 관계는 삼국시대 중기를 전후하여 '고마'와 '곰'이라는 말이 혼용됨으로써 동물 곰을 연관지으면서도 그 의미는 '신(神), 대(大), 다(多)'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 서천군 화양면(華陽面)의 고마리 (叩馬里)는 지역이 고맛들 가운데가 되므로 고마 (叩馬)라고 불렀다고 하며 검당이란 신당이 있으므로 금당, 금당리(琴堂里)라 부르던 지역인 것으로 보아 '고마'와 '금', '곰', '검'이 혼용되었던 흔적을 발견할 수가 있다.

'금'이 '크다'는 의미로 쓰인 지명의 예는 전국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

김포는 원래 금포라고 불렀는데 '큰 개펄을 의미하는 말'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금'은 '크다'의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볼 수가 있다. 경북 김천시에 흐르는 감천은 김천의 젖줄인데 '큰 내'라는 의미의 '감내, 검내'의 한자 표기로서 김천(金泉)의 이름이 이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 수가 있으며 '금'이 일반적으로 크다의 의미로 쓰여 온 것이다. 경남 사천시 용현면 신촌리의 금문(琴聞)마을도 사람들의 왕래가 많으면 거문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 될 것이라고 하여 마을 이름을 금문(琴聞)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나, 이는 음차한 글자의 훈을 해석한데 불과한 것으로 보이며 물이 많은 동네라 하여 크다, 많다의 뜻인 고어 '검'이 쓰인 '검물'에서 유래되었다고 본다.

강원도 영월군 주천면(朱川面) 금마리의 '금말'은 '큰 마을'의 의미라고 전해지며 경남 사천시 이금(梨琴)동의 금암(琴岩)과 경기도 오산시 금암동(錦岩洞)은 '금바구, 금바위, 검바위'로 불려오던 이름을 한자로 표기하면서 의미의 혼란을 주고 있지만 '큰 바위'라는 의미의 '금바위' '검바위'가 그 뿌리인 것이다. 경기도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의 금오작골에서 '금오(琴梧)는 오동나무와 거문고(琴梧)의 의미로 보아 비봉형(飛鳳形)의 명당자리가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으나 크다는 의미의 '검'을 '검다(烏)'는 한자로 표기하게 되니 음이 '오(烏)로 바뀌어 원의미를 알 수가 없으므로 '크다'는 의미의 '금'을 앞에 중복하여 덧붙인 것으로 보인다. 경북 구미시의 금오산과 경주(慶州) 내남면(內南面)의 금오산을 비롯한 전국의 '금오'계열의 지명들이 이와 같은 경우라고 하겠다.

경주(慶州) 건천읍(乾川邑) 금척리의 금척(金尺)은 '금자'를 한자 표기한 것인데 금자는 '금잣(큰 산)'으로서 '큰 산처럼 커다란 무덤'이라는 의미로 부르던 '금잣무덤, 금잣고분'이 세월이 지나면서 그 의미를 잃게 되자 엉뚱한 한자로 표기가 되었음을 여실히 알 수가 있는 것이다.

충남 금산군 추부면 성당리의 금동마을은 성당리에서 가장 큰 마을로 주변 환경이 비단같이 아름다우므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듯이 충청도를 가로질러 유유히 흐르는 금강도 비단 금(錦)을 써서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지만 그 뿌리는 '큰 강'이라는 의미의 '금강'이 아닐까? 경남 울주군 삼남면 방기리의 금강골, 김제시 부량면(扶梁面) 금강리(金江里) 등의 '금'은 '크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말로 추정해 본다면 한국의 명산 금강산을 비롯한 경주시 금강산도 원래 금강이라 불려오던 이름에 불교적 의미를 가미하게 된 것은 아닐까?

경남의 '김해(金海)'는 글자 그대로 '쇠바다'요, 이지역이 삼한시대부터 쇠의 주산지로서 낙랑, 대방, 일본과의 무역중계지였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으나 국어학적으로는 '김해'라는 이름이 군(君), 신(神), 상(上)을 뜻하는 고마(Koma)에서 온 말로 보고 있으며, '고마', 왕검의 '검', 이사금의 '금'과 같은 계열어로 보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보은군 삼승면(三升面)의 금적산은 '금잣산'에서 유래된 말로 '큰산'이라는 의미이며 보은군 수한면(水汗面)의 금박골은 '큰바위골'의 의미로 풀이해 본다면 지형과 연관된 지명으로서의 유연성이 더 커질 뿐만 아니라 지명을 명명한 선인들의 생각을 뒤늦게나마 찾아내어 이해할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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