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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일제 강점기 때 개악된 충북 음성군 감곡면의 원통산이 지난 3월(2016년) 옛 한자 지명을 되찾았다. 원통산의 한자 지명이 '怨慟山'이었는데 원망하다는 뜻의 '怨(원)'과 서럽게 울다는 의미의 '慟(통)'으로 표기되어 그 의미가 산의 이름으로 적절치 않다는 여론이 지역 주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고 또 역사적 근거도 없이 일제강점기에 나타난 이름이므로 일제가 민족 정기를 말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바꾼 이름은 이제 마땅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으므로 역사적 기록의 근거를 들어 음은 같지만 뜻은 전혀 다른 '圓通山(둥글 원, 통할 통)'으로 변경한 것이다.

지명이란 그 지역의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이어서 지역 발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의도적으로 나쁜 이미지로 바뀐 지명을 원래대로 되돌렸다는 점에서 매우 축하해야 할 일인 것이다.

'원통'계의 지명을 개명한 예는 다른 지역에도 있었다.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있는 부평삼거리는 1999년까지만 해도 서울방향, 백운역방향, 인천방향의 삼거리로써 부평삼거리라 불렀다. 현재는 도시계획에 의거 사거리가 되었으나 시민들은 여전히 부평삼거리로 부르고 있다. 부평삼거리는 신태양 아파트 부평공동묘지 입구에 까지 걸쳐 있으며 이곳에서 간석오거리로 넘어가는 원통고개가 있어 당초에는 '원통역'으로 인천시 지명위원회에서 결정되었으나 이 지역의 주민들의 요청으로 현재의 '부평삼거리역' 으로 역명이 제정되었던 것이다. 원통고개는 "한강물을 끌어 인천 운하를 만들려고 고려에서 조선초까지 운하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시작했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해 원통하다고 해서 원통산, 원통고개 라는 이름이 생겨났다"는 유래가 전해오므로 '원통하다'는 이미지를 지우기가 어려우므로 역의 이름을 바꾸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음성 감곡의 원통산도 한자의 의미를 바꾸는 데는 성공했으나 지명은 말로 전해지는 경우가 많아 외지인들이 '원통'이라는 말을 듣고 '원통하다'는 의미를 연상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으므로 이제부터 한자 표기를 바꾼 것에서 끝날 것이 아니라 원통의 원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원통산이라는 이름을 지은 우리 선조들이 '원통하다'는 의미의 지명을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며 이 지역의 지형이 나타내는 특색으로서 외부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이름, 무언가 좋은 의미로 만든 원래의 이름을 찾아내어 널리 알리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먼저 옛 기록에 나타나는 원통산의 기록을 살펴 보자.

조선환여승람 고적(古跡) 조에 '신라시대 승려 김생은 원통산(圓通山) 아래에서 나뭇잎을 따 종이로 삼고 흐르는 계곡 물을 먹물 삼아 글씨를 익혔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신라시대부터 '圓通山'으로 표기가 되었으며 '음성읍지(陰城邑誌)'(1786년)와 '대동지지(大東地志)'(1861년), 일제강점기 이병연이 편찬한 '조선환여승람(朝鮮·輿勝覽)'(1934년)에도 '圓通山'으로 표기되어 있다.

그런데 '여지도서(輿地圖書)'(1757년) 충원현(忠原縣) 조에는 '元統山(원통산)'으로 표기되어 있어원래의 고유 지명이 무엇이며 그 의미가 '圓通山'이라는 글자에 잘 표현되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전국의 지명에 나타나는 원통산의 한자 표기를 살펴보았다.

경기 포천시 일동면 유동리의 원통산(圓通山)은 원만하게 두루 통한다는 뜻이고, 전북 임실군 덕치면 사곡리의 원통산(遠通山)은 멀리까지 잘 통한다는 뜻이며 경북 구미시 옥성면 태봉리의 원통산(元通山)은 원래부터 잘 통한다는 의미이다. 강원 동해시 이로동의 원통산(原通山)은 강원도라는 이름에 맞게 통한다는 뜻이고. 북한 지역의 황해남도 태탄의 원통산(寃痛山)은 공산치하에 있으므로 분하고 억울하다는 의미이며, 평안남도 강서의 원통산(怨痛山) 역시 원망스러워 마음이 아프다는 의미로 표기되었다.

음성군 감곡면에 있는 원통산의 개명한 이름은 경기도 포천의 원통산(圓通山), 경기 여주시 대신면 송촌리의 원통산(圓通山)과 같으며 두루두루 둥글게 통한다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관음보살이 두루 통하여 중생을 제도한다고 하여 원통전(圓通殿)에 관음보살을 모신다고 하므로 원통산(圓通山)은 불교적 의미를 포함한 이름으로서 원통산(圓通山)은 주변에 원통사라는 절이 있었거나 현재 존재하고 있는 곳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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