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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7.05 13:21:59
  • 최종수정2017.07.05 13:21:59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에 '고모치' 또는 '고모령'이라 부르는 고개가 있다. 옛날에 곰이 있었다고 하여 고미재라 전해오지만 흘러간 옛노래 '비 내리는 고모령'에 나오는 고모령과 어떤 관련이 있지 않을까 생각되어 그 어원을 추리해 보고자 한다.

'비 내리는 고모령'이라는 노래는 가수 현인의 대표곡이다.

이 노래비가 서있는 망우당 공원은 '어머님의 손을 놓고 돌아설 때에 부엉새가 울만한 높은 고개'도 아니고 '가랑잎이 휘날리던 산마루'도 찾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이 노래에 나오는 고모령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만촌동에 있는데 2군사령부 영내에 위치하므로 노래비를 망우당 공원에 설치했기 때문이다. 이 노래는 1949년 당시 미리 곡을 만들어 두었던 작곡가 박시춘의 가사 독촉에 시달리던 유 호씨가 지도에서 우연히 고모역(顧母驛)이라는 역 이름을 보고는 고모(顧母)라는 말이 '돌아보는 어머니'의 뜻이므로 고모령에서 애절하게 이별하는 슬픈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고, 고모령에 전해오는 전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가사라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 전설은 다음과 같다.

"일제시대에 경산에 있는 작은 마을에 사는 여인이 남편을 일찍 여의고 홀로 두 아들을 키우면서 살고 있었다. 독립운동을 하던 두 아들이 왜놈에게 잡혀서 대구 감옥에 갇히게 되자 어머니는 시간만 나면 감옥으로 면회를 가곤 하였다. 아들을 면회하고 돌아가는 길에 고모령 고갯길을 넘게 되었는데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서러움으로 고모령을 넘어오던 어머니는 자신도 모르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경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고개를 넘어야 하고 그 고개를 넘으면 더 이상 대구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하여 이 고개는 고개를 돌려서 돌아본다는 '고(顧)'와 어머니 '모(母)'를 붙여서 고모령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전설에 의하면 이 고개는 한 맺힌 이별의 고개이며 눈물어린 인생 고개인 것이다. 이 전설을 바탕으로 가사가 만들어진 것인지 아니면 노래가 만들어진 후에 전설이 꾸며진 것인지는 정확하게 밝히기가 어렵지만 이 전설의 시대적 배경이 너무 최근의 일이라 고모령의 글자 의미와 연관지어 꾸며진 전설로 추정되며 고모령이라는 이름이 만들어진 유래로 보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렇다면 다른 지역의 지명에서 '고모령'과 '고모리'들을 비교해 보면 그 뿌리를 찾는 실마리를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고모령이라는 지명은 대구 외에는 괴산군 청천면 삼송리의 '고모령'이 유일하지만 '고모리'는 '경기도 포천시 소흘읍의 고모리(古毛里), 경기도 화성시 마도면의 고모리, 경상남도 김해시 진례면의 고모리' 등을 들 수가 있는데 이들에서 전해오는 유래나 '고모리'의 한자 표기로 볼 때는 특별히 어원을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고모'라는 말은 크다는 의미의 '감' '검' '곰' 등이 '가마, 거미, 고모, 검은' 등의 의미로 변이되었으므로 '가마-'계의 지명과 연관이 있다고 볼 수가 있다.

가마리'나 '가마령'은 전국에 산재해 있어서

단양군 영춘면 동대리의 거무실, 음성군 원남면 주봉리 거미들, 청원군 남이면의 가마리, 청주시 북이면 금암리(琴岩里)의 거문바위, 단양군 적성면 현곡리의 가마실(玄谷), 보은군 수한면 거현리의 가무재고개(巨峴), 보은군 회남면 거교리의 가마성, 보은군 수한면 소계리와 제천시 봉양면 명암리의 가막재, 가막현, 제천시 백운면 운학리의 거문골(금곡), 제천시 금성면 명지리의 검암(儉岩), 금바우( 검은바위), 제천시 금성면 양화리의 거문바우(거미처럼 생겼다함), 음성군 소이면 후미리의 거문골, 음성군 감곡면의 가미실(개미실, 감미곡), 음성군 원남면 문암리의 검부리, 음성군 원남면 하로리의 가마골(부곡) 등을 비롯하여 타시도에도 대구광역시 달성군 다사읍 부곡리의 가무실(釜谷里), 경상북도 청송군 명호면 고계리의 거무실(蛛谷), 경상북도 영덕군 병곡면의 거무실, 경상남도 사천시 서포면 선전리의 거무실, 경북 김천시 지례면 거물리의 거무실(거물, 검울, 금곡), 충남 예산군 예산읍 산성리의 거무실(검곡리) 등에서 '크다'는 의미로 쓰여온 것을 볼 때 '고모치', '고모령'은 큰 고개를 의미하는 말이고 '고모리'는 '가마리'와 마찬가지로는 '큰 마을'을 의미하는 말로 쓰이다가 그 의미를 잃게 되면서 한자 표기를 할 때 원래의 의미를 반영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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