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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6.04.13 14:39:21
  • 최종수정2016.04.20 15:25:10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 수필가

민족의 명산 금강산과 충청도 지방의 젖줄인 금강을 비롯하여 금오산, 김해, 김제, 김포, 금화, 금산 등 지명에서 '금'이 쓰이는 예가 많이 있으며 널리 알려진 지명 이외에도 금곡, 금동, 금실, 금당, 금암, 금내, 금천, 금거리 등등의 자연지명이 주변에 너무나 많이 보인다.

'금(金)'은 부(富)와 재(財)의 대명사로 쓰이는 황금의 의미와 예로부터 강력한 힘의 상징인 철(鐵)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지명에서 좋은 의미로 받아들여졌고 지명의 유래도 이들의 의미와 관련짓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김포(金浦)'라는 이름의 유래에서는 고려 때 이조년, 이억년 형제가 길가에서 금덩어리를 주웠다가 그 금으로 인하여 형제간의 우애가 상할까 걱정되어 한강에 금을 버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경남의 김해(金海)는 글자 그대로 '쇠바다'요, 이 지역이 삼한시대부터 쇠의 주산지로서 낙랑, 대방, 일본과의 무역 중계지였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다.

또한 경남 남해군의 금산은 신라 문무왕(서기 683년) 때 원효대사가 절을 짓고 산 이름을 보광산으로 하고 절의 이름도 보광사라 하였는데 이성계가 이곳에서 기도를 드리던 중 꿈을 꾸었다고 한다. 절의 주지스님에게 꿈 이야기를 하였더니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이 될 꿈이라고 해몽을 하여 기분이 좋아진 이성계가 만약에 내가 임금이 되면 이산에 금을 입혀 산 전체를 금산으로 만들겠다고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훗날 임금이 된 이성계는 약속을 지키려고 금색 비단으로 산 전체를 덮으려고 하였는데 한 신하가 비단으로 산을 싸는 것은 여러 가지로 어렵고 오랫동안 유지가 안 되니, 산 이름을 금산으로 지어두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여, 이태조가 반기면서 어명으로 보광산을 금산으로 바꾸었다고 전해진다.

'금'은 지명에서 주로 앞에 붙는 수식어로 쓰이며 '금'의 어원적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가 있다. 첫째는 '쇠'를 한자로 표기한 것이며 둘째는 '크다'는 의미의 고어인 '가마, 감, 금'의 표기로 볼 수가 있는데 먼저 '쇠'를 한자로 표기한 지명의 어원부터 살펴보기로 한다.

'쇠'를 한자 '금(金)으로 표기한 지명의 예를 들어보면 청주시 옥산면 금계리의 '금성'은 쇠재라고 불리어오던 지명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며 인근의 쇠재산도 금성산으로 표기하고 있는 것처럼 '쇠'를 한자 '금(金)으로 표기한 것이다. 인천광역시 서구의 금곡동은 그전에 쇠를 캐냈던 곳이라고도 하고 혹은 김씨가 많이 살았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으나 쇳골이라고 불리던 곳을 금곡동(金谷)을 표기한 것이다. 충남 금산군 금성면(錦城面)의 소재지인 '금곡(金谷)'은 임진왜란 때 권율장군이 왜군을 맞아 격전한 곳으로 쇠실이라 불려온 이름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며, 금산군 남이면(南二面) 하금리는 조선시대 말기에 쇠내 아래쪽이 되므로 아래쇠내, 아래새내로 불리었는데 하금천, 하금천리로 표기하고 있다.

'쇠'를 한자로 표기할 때에 '금'이 '金(쇠 금)'이므로 자연스럽게 '금'으로 표기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쇠'의 원래의 의미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지명에 쓰인 '쇠'를 찾아보면 한자로 표기할 때 '金'으로만 표기한 것이 아니라 '牛'로도 표기된 것을 볼 수가 있다. 제천시 송학면 오미리의 소바우, 보은군 내북면 염둔리의 쇠바우 등이 한자로 牛岩으로 표기하고 있으며 '솟은 바위'의 의미에서 생긴 것임을 앞에서 언급한 바가 있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우두산(牛頭山), 우두령(牛頭嶺)'의 어원이 '소머리(솟은 마루)'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솟대, 소슬대문' 등에서 보듯이 '솟다'라는 우리말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가 있는 것이다.

'소머리, 또는 '쇠머리'라 부르는 지명은 경기도 광명시 철산동의 쇠머리마을, 제주시 추자면의 쇠머리섬(牛頭島), 음성군 대소면 삼호리의 '쇠머리' 등에 있으며 한자로 우두(牛頭)로 표기하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어 '우(牛)'가 '솟다'의 의미로서 순수한 우리말 소리를 간직하고 있음 알 수가 있다.

이에서 볼 때 '솟다'에서 온 '소'가 발음의 편의상 '쇠'로 변이가 되고 이 두 가지가 서로 혼용되다 보니 '소'의 음과 의미를 간직한 지명은 '牛'로 표기하고 '쇠'의 음으로 불리는 지명은 주로 '金'으로 표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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