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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작가

우리는 각종 모임을 통하여 인간관계를 맺어간다. 그런데 어느 단체든 온갖 일을 도맡아 일하는 누군가가 있다.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한다. 그런 이들이 공동이익을 위해 뛰고 달리며 헌신했기에 공동체가 발전한다. 그들은 주인의식이 특별하여 사람들의 중심에 서있다.

다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 여러 사람에게 일을 분배하여 나가는 것에 소홀하기 쉽다. 능력 있고 책임감이 투철하다 보니 어느 정도까지는 혼자 해도 넉넉히 감당한다. 그러나 결국 과다한 일로 지치게 된다. 갈채에 비례하여 원망 듣는 일도 많아 고독하다. 타인들에게 나처럼 하라 주문하지만 인심만 잃고 무심만 돌아온다.

사람들은 너무나도 개인주의에 익숙하고 이기적이라 자기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공동체에 헌신하진 않는다. 겉으론 칭찬하나, 제가 주인인 냥 하니 혼자 다하라면서 냉소적 시선까지 보내는 이들도 있어 상실감이 가중된다. 그럼에도 사람은 계속모아야만 한다. 여기에 공동체를 이끄는 사람들의 고민이 있다. 무엇이 문제일까….

한 명의 영웅이 세상을 평정하는 소설이나 할리우드 영화가 인기지만 영화일 뿐, 사람은 고만고만하다. 성인이라 추앙받는 소수를 제외하곤 자신과 비슷한 고만고만한 사람을 크게 존경하거나 우러르지 않는다. 대중이 원하는 건, 남이 일군 장에서 부담 없이 즐기면서 누리는 거다. 그런 목적으로 갈채를 보내며 모여드는 것이다.

장자소요유편에 보면 '뱁새가 숲속에 둥지를 틀어도 나뭇가지 하나면 족하고, 두더지가 강물을 마신다 해도 배를 채우는 데는 한 모금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요임금과 허유의 대화 중 허유의 입을 빌려서 장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이 세상은 세상 속에 있는 모든 존재들이 함께 깃들며 살아가야할 공동의 장이라는 것이다.

뱁새가 아무리 넓은 숲을 날아다닌다 해도 깃드는 곳은 나뭇가지 하나이고, 울창한 숲이 아름다운들 다 소유하는 것이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잖은가. 만약에 자기 소유라 생각하여 여기저기에 둥지를 틀고 다닌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럽겠는가. 그걸 보는 다른 존재들은 얼마나 불편하겠는가. 본인에게는 또 얼마나 불행한 일인가.

두더지도 마찬가지다. 엄청난 규모의 황하와 같은 강물주변에서 산다하여도 가끔씩 한모금의 물만 마시면 평생 목마를 일 없이 살아간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무리 넓고, 자연이 아무리 풍요로워도 그걸 내가 모두 소유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고, 그렇게 하려 해서도 안 된다. 그저 최소한의 공간만 오가며 누리다가 간다.

혼신을 다하여 내가 일구어낸 공간이라 한없이 애착이 가는가. 그럴수록 소외되는 자가 없이 이 공간이 모두의 생명의 장이 되도록 놓아야 한다. 내려놓았을 때의 난파를 염려하는 조차 욕심일 수 있다. 우리가 알 듯, 가장 흔한 실패로는 사람을 신뢰 못하여 일을 온전히 위임하지 못하는 데 있다. 사람은 최소한의 자기 운명의 일부라도 좌지우지하고 싶어 한다. 작은 역할이라도 자신이 하지 않으면 무관심으로 돌아선다. 능력 있는 한사람위주보다 연합으로 가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더는 구성원 스스로가 주인의식을 가지도록 동기부여를 해주고, 심리적 소속감을 주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과정을 실행하는데 목적을 두어야 한다. 권한과 책임을 줘보니 맘에 들지 않더라도 기다려야한다. 지휘 받는 것에만 익숙하여 무력하게 만드는 건 더 큰 손해다. 그렇게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편안해 질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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