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2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4.10.09 17:08:42
  • 최종수정2014.10.09 17:08:42
스위스에서 테제베를 타고 프랑스로 넘어갔다. 이동시간은 세 시간 임에도 길가의 활엽수들이 어느새 침엽수들로 바뀌어 있다.

고대도시 로마에서 2천 년 전으로 들어가 꿈길을 거닐다가, 베네치아와 스위스을 거쳐 근대산업혁명의 나라 프랑스에 입성하면, 서늘한 온도차를 느끼게 되면서 점점 현실로 돌아오게 된다. 리옹 역에 내렸다. 세상에 많은 도시들이 있지만 파리처럼 시공간을 넘나들며 아름다움을 연출하는 도시를 찾아보기란 쉽지 않을 거다.


유람선을 타고 세느강을 따라 흘러보시라. 마음도 따라 흐르며 낭만을 부르리니. 강폭이 그리 크진 않지만, 강을 가로지른 다리 공간마다 프랑스 특유의 고풍스러움과 세련미를 표현한 조각과 벽화들이 여행자들의 눈을 호사시킨다. 강변양쪽으로 즐비한 건축물들이 강과 어우러져 그자체가 예술이다.


파리의 상징인 에펠탑은 프랑스교량기술자 '구스타브 에펠'이 정교한 금속재료로 제조하여 1889년 5월에 개관했다. 파리의 경치를 해친다 하여 당시 모파상 같은 예술가와 지식인의 비판을 받았으나 그대로 남아 무전탑無電塔으로 이용되고, 2차 대전 후 텔레비전 안테나가 덧붙여져서 송신탑으로 사용되고 있다. 탑의 높이는 인공 건조물로는 세계 최고를 40년간 유지했단다.


에펠탑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두 발이 땅에서 떨어지도록 높이 뛰는 순간을 카메라가 포착해야만 장수한다고 장난들을 친다. 누구는 카메라 렌즈를 조준하고 나머지는 하나! 둘! 셋! 합창을 한다. 일행들의 장난에 넘어가 주며 우린 아이처럼 하늘로 승천이라도 할 듯이 공중으로 맘껏 뛰어 보았다. 파리의 밤은 에펠탑에 일시에 점등되는 수많은 조명등과 함께 시작된다.


파리의 밤을 수놓는 야경을 어찌 언어로 표현하랴. 화려한 빛으로 옷을 갈아입은 에펠탑이 밤하늘 높이 레이저광선을 쏘아댄다. 이렇게 위대하고 거대한 아름다움을 실현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파리를 방문한 여행자들은 그 밤을 잊지 못한다. 에펠탑 안에서 파리정식요리를 와인과 곁들어 먹으면서 시내를 내려다보는 감회는, 더 이상의 최상이란 없을 거라는 말로 대신한다.


루브르박물관엔 산더미처럼 많은 작품들을 진열한 방들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작품 당 일분씩만 관람해도 18개월이 걸린다기에, 작품을 선정하여 관람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모나리자〉와 대면하여 알 수 없는 신비감을 느끼며 교감했다.〈모나리자〉는 구도와 원근법 측면에서 수수께끼 같은 작품인지라 많은 풍설風說과 함께 오늘날까지 적지 않은 문학적 관심사이다.


그림의 대표가 모나리자라면 조각의 대표는〈비너스〉상이리. 그리스 밀로 섬에서 4세기경에 발견했다는데 작자가 미상이다. 수학적 황금 비율로 만들어진 비너스상은 인간의 몸매로는 절대 불가능한 팔등신의 이상적인 美를 가지고 있어, 여성들로 하여금 꿈을 꾸게 한다. 아래로 흘러내리는 주름 잡힌 치마는 생동감을 넘어 관능적인 아찔함을 풍기지만, 얼굴로 올라오면서 성스러운 미소가 정숙함으로 변화하여, 관능미와 정숙미가 완결된 작품이다.


차도로 내려서면 어느 방향에서도 보이는 개선문이 있다. 이 개선문을 중심으로 거리가 12개의 별모양으로 뻗어 있어 개선문 이름이 에트일(Etoile별) 이다. 1806년 '아우스터리츠 전투' 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나폴레옹의 명으로 건설되기 시작하여 나폴레옹 사망 후 '시민의 왕' 루이 필립이 착공28년 만에 완성했다. 개선문을 따라 이어진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비통본사와 샤넬, 프라다 등 유명브랜드 매장을 돌아보며 아이쇼핑만 해도 마음이 채워지리.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얻을 것 같은 샹젤리제 거리를 걷다 쉬어가고 싶어지면 멋스런 노천카페에서의 향 짙은 에소프레소 한잔 권하고 싶다.

"짐은 국가다." 라고 말하며 프랑스 역사상 최고의 왕권을 누렸던 루이 14세, 당시 권력다툼이 난무한 루브르궁전에 싫증을 느껴 더 크게 궁을 지으라고 명하여 지었다는 베르사유 궁전으로 갔다.


찬란했던 절대 왕권의 상징인 베르사유궁전은 규모와 화려함의 극치이다. 잘 가꾼 정원을 산책하면서 잠시 왕족이 된 듯 착각에 빠져본다. 광대하고 아름다운 정원곳곳에 뛰어난 조각상과 분수들이 화려했던 그 시대를 대변하고 있다. 프랑스요리의 백미인 달팽이요리의 달팽이 살을 빙빙 돌려 뽑아 소스에 찍어 바게트 빵과 와인을 곁들여먹는 맛은 오래 잊지 못할 것 같다. 깨끗함과 세련미, 모든 유행의 발상지인 파리와 인사하니, 마음은 다음 행선지 영국으로 앞서 유랑을 떠난다.

/ 윤기윤기자 jawoon62@naver.com

임미옥 작가 프로필

푸른솔문협 수필로 등단(2010)
푸른솔문협 우수 작가상(2013)
충북일보 종교칼럼기고(2011년~2013년)
동양일보 신인문학상수상(2014)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