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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 감정이 실려 나갈 때가 있다. 누군가에게 속을 쏟고 싶지만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안절부절 심장이 먹먹할 때가 있다. 살면서 미운 상대 한번 가져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마음속으로 그 미운 상대에게 해코지를 가하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관용(寬容)이란 말을 떠올린다. 관용이란 말은 헬라어로 부드러움, 인내, 타당성을 겸비하여 어떤 대상에게 자신의 우위성을 내세우지 않는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관용하면 아브라함 링컨이 떠오른다. 그는 정적 애드윈 스탠턴이 퍼붓는 독설로 인하여 마음의 상처와 엄청난 곤경을 겪은 사람이다. 대학을 나오고 똑똑하고 유망한 변호사였던 스탠턴은 자신의 우위성을 내세우는 독설(毒舌)가로 유명했다. 대통령 선거 전이 펼쳐질 때였다. 링컨이 대통령이 되는 건 국가적 수치라면서 무식하다, 원숭이 같이 생겼다, 신분이 초라하다, 등 심한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내뱉었다. 그러나 후에 링컨은 참모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그를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평소 살갑게 전화를 주고받는 사이가 아닌 이름이 뜨며 손전화가 바르르 떤다. 의아해 하며 조심스럽게 인사했다. 이게 웬일, 느닷없이 다다다 총알이 날아온다. 앞 뒤 자르고 다그치기를 큰 죄인 나무라듯 한다. 총을 맞았다. 한 두 마디가 아닌 장시간 퍼붓는 고함을 듣는 일은 총을 맞는 기분이다. 독을 음미하는 것이요, 스트레스로 말하자면 뼈를 녹이는 것 같다. 무심코 던진 몇 마디 말도 평생 상처가 되어 가슴에 남기도 하는데 대놓고 막말을 퍼붓는 사람을 만날 때는 기가 막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개인적으로 독설을 들을 이유는 없다. 사석에서 모임날짜를 정했었지만 임원회의에서 날짜를 조정했고, 일 맡은 나는 공문을 보냈을 뿐이다. 이 상황에 말려들지 않으려고 화를 누르며 이성을 잃지 않으려했다. 이해하려고 설명을 듣고자 함이 아닌, 모욕으로 분노를 유발하는 목적인 경우를 만나면 자칫 책임을 회피하려 다른 사람 이름을 발설하는 실수를 하기 십상이다. 그리하면 끌어 들인 누군가와 나 사이까지 일그러지고 만다. 상대방은 아무런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

독설벼락을 맞았을 때 대처법은 무얼까. 조직의 발전을 위해 해주는 말이라 하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약이라 생각해야할까? 가시 돋은 망발이니 그냥 흘려버릴까? 아님 더 심한 막말을 해댈까. 기분 나쁘다 표현하고 관계를 끊고 말까? 담에 만나면 앞에선 웃고 뒤에서 상대방 흉을 보면서 곱씹고 또 곱씹으면서 복수를 노릴까? 나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 대처를 선택했다.

오해를 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좋으련만 누구나 자주 오해를 하면서 산다. 사실처럼 꾸민 거짓말이 나쁘지만 때론 하얀 거짓말이란 말을 쓰면서 불가피했노라고 자타가 용납하기도 한다. 그러나 하얀 오해란 말은 쓰지 않는다. 어떤 상황이나 일을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사실과 어긋난 것을 의미하는 오해는 상당히 좋지 않다. 거짓말이 위험할까 오해가 위험할까. 거짓으로 꾸민 말에 오해를 추가하여 누군가에게 발설하면 범죄로 발전할 수 있는 요건이 되니 오해란 놈은 심각하게 나쁘다.

셰익스피어는 "타인의 잘못에 대해서 관대하라. 잘못이 없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완전하지 못한 것이 사람이라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정의만으로 재판을 한다면 우리들 중 단 한 사람도 구함을 받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탠턴과 링컨은 같은 정치인으로 같은 세대를 살고 갔지만, 비교대상은 극과 극이다. 한사람은 관용의 사람으로, 한사람은 자신의 우위성을 내세워 공격한 독설가로 세계인들에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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