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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작가

여자는 어떤 존재인가. 복잡 신비한 여자의 속성을 어떻게 설명할까. 어떤 철학적 학문으로도 단순한 성적인 설명이나 논리로도 만족하게 설명 할 수는 없을 거다. 시간차를 두고 아담보다 이브가 나중에 창조되었으니 여자를 이차적인 존재라 말할 수 있을까· 아담이야말로 초벌작품이고 이브는 성공적인 진정한 인간이라고 대응해야 하나· 웃지 못 할 논쟁에 마침표를 찍을 완벽한 논리는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런데 오래전부터 남성들은 여자들을 한 객체로 인식하여 집안에 갇혀있기를 부당하게 요구해왔다. 조선시대에는 남자들이 여자를 지상으로 끌어내려 나부끼는 속치마하나로 생각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예기의례 편에 있는 삼종지도(三從之道)를 내세워 여자는 모름지기 어려서는 아버지께 복종하고 결혼해서는 남편에게 복종하며 늙어서는 아들에게 복종하라고 노골적으로 가르쳤다. 여기에 칠거지악(七去之惡)이란 말까지 합하여 여자의 삶을 극히 제한했다. 본받아야할 유교사상도 많지만, 극심한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은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인 여성차별 적 발상이다.

그러나 세상이 바뀌었다. 성별을 떠나 여성들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하는 시대이다. 이젠 남성들도 이런 진부한 생각을 버리지 않으면 설자리가 없어지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 모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수정이 되어 성별이 결정되었다. 여자로 결정되어 태어난 것을 동전을 높이 던져 앞뒤 면이 땅에 떨어지는 것처럼 오십 프로 적중률의 산물이나, 수중에서 헤엄치는 날쌘 정자들의 뺑뺑이 질 말미에 난자의 포섭에 걸려들어서라고 말한다면 존재감의 허탈로 말할 수 없이 슬플 거다.

여자니까 수동적이고 흡수당하는 편견에서 벗어나 자신의 일에 소중한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주체적 요소를 남편에게서 찾으며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삶의 주체가 되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놓을 만한 전문직이 없는가· 가사 일이 산업화의 기치를 높인다거나 과학의 선두에 서는 일은 아니지만 어떤 직업과도 비길 수 없다는 긍지를 가지고 임한다면 결과는 놀랍게 나타날 것이다. 여성들의 성실한 내조로 남편이 직장에서 거침없이 앞으로 나아가고, 시댁과의 관계가 언제나 평화를 유지하며, 아이들을 잘 양육하여 국가네 이바지하는 일꾼으로 바로 세운다면, 여성들의 삶이 남편에 의해 수동이 아니라 가정을 주도하며 살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 거다.

어려운 시절에 태어나신 나의 어머니는 유교가르침대로 삼종지도(三從之道)하며 한세상을 살고 가셨다. 열일곱 살에 외할아버지 뜻대로 얼굴한번 본적 없는 아버지에게 시집와 육남매를 낳아 기르며 남편에게 무조건 복종하시곤 했다. 때론, 아버지가 잘못하시는 것까지도 참으시며 오로지 지아비만 따르는 삶을 사셨다. 그리고 나이 들어선 큰 아들에게 살림의 주도권을 내주시곤 자식을 의지하며 살다 가셨다.

어렸을 적엔 어머니의 삶이 이해되지 않았었다. 가장인 아버지께 경의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아버지를 대하는 모습은 주체의식이 결여된 무조건 복종으로 비쳐졌다. 생명은 어느 한쪽으로 예속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수평적 관계인 것을, 어머니는 일방적으로 순종했고 수직적인 삶을 운명처럼 받아들이시는 것 같았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어머니 삶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이 있었다는 걸 깨닫는다.

어머니는 보리밥 한 가운데에 소복하게 한 움큼 앉힌 쌀밥을 아버지 몫으로 먼저 푸셨지만, 아버지가 하시는 모든 결정 속에는 쌀밥처럼 어머니가 한 가운데서 절대적인 역할을 했었다. 결국 아버지를 움직이는 건 어머니였다. 나는 거울 보는 것을 좋아하는 여자다. 나는 여자인 것이 행복하다. 남성을 사랑하고 그의 사랑을 받아 즐겁다. 인간이 아름다운 건 누구나 자주적이고 자유로운 존재여서 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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