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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옥

작가

"이 기회에 한번 볼 수 있을까· 온통 그 일에 마음이 빼앗겨…." 18세 천왕이 사랑이 빠졌다. 앉으나 서나 온통 그 일에 혼을 빼앗겨 집무를 못 볼 지경이다. "하고픈 말을 어찌 다하리. 이 밤이 가면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으니 차라리 이대로 꿈속에 있으리. 꿈으로만… 꿈으로만…." '무라사키 시키부'의 '겐지모노가타리'의 한 대목이다. 마지막으로 얼굴한 번 더 보고 싶어 만났으나 꿈으로만 이란 말만 반복할 뿐, 천왕은 말을 잇지 못한다. 우리나라 사극에도 빈번하듯, 권력암투는 왕의 사랑을 구경만하지 않는다. 전문을 읽지 않아도 절절한 비련의 사랑이 느껴져 온다.

소설 속의 천왕은 특별히 마음이 가는 후궁'고이'를 진심으로 사랑한 것뿐인데, 그것이 주변의 시기와 질투로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차라리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랬다. 연인의 생명이 바람 앞에 등불임을 천왕이 모를 리 없었거늘, 알면서도 멈추어지지 않는 것이 또한 사랑의 감정이니 어이할꼬. 사랑하기에 마음을 주고, 타는 가슴을 아낌없이 주었는데 그녀에게 독을 주고 있었던 것이다.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인간은 사랑을 먹어야만 살 수 있어서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사랑하므로 인하여 환희나 기쁨을 날마다 밥처럼 먹는 일이기도 하다. 동서고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모든 삶의 관심과 화두가 사랑으로 귀결되니 인류역사는 사랑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랑의 감정은 형평과 균형의 문제이기 전에 자연발생적 현상이다. 한 대상에게 수시로 가는 마음을 억제하기 힘든 지극히 주관적인 사건이다. 멈출 수 없는, 거스르지 못할 감정은 의지로 다스려지지 않는다. 수다한 사람이 있어도 한 대상에게만 가는 마음을 감출 수 없으니 어쩌란 말인가.

사랑, 아무나 하나 모두 잘하진 못한다. 공동체 안에서 하는 사랑은 더욱 어렵다. 리더가 어느 특정인을 사랑하는 순간부터 그에게 독을 쏘는 일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구성원들 역시 리더에게 개인적으로 특별히 마음을 쏟는 일이 리더에게 올무가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사람들은 두 사람의 친밀을 절대 보고만 있지 않는다. 그것은 동성끼리 모인 공동체도 다르지 않다. 또한 같은 부모아래 태어난 혈육끼리도 부모의 편애가 갈등을 유발한다. 성경인물 야곱이 여러 아들 중 요셉을 편애하자 형제들이 요셉을 타국에 노예로 팔아 버린 불행한 사건도 있다. 이것이 내가 하는 사랑이 상대방에게 독을 줄 수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사랑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필수불가결한 사랑의 성공비결은 무얼까. 그 좋은 사랑이 문제가 되는 건 마음가는대로 내방식대로 해서다. 사랑이 사랑을 한다는 말이 있다. 상대방입장보다는 나중심의 사랑을 하면서 그 사랑이 좋아 자아도취에 빠져 행복해 하는 건 아닌지 돌아 볼 일이다. 성공적 사랑의 키워드는 나중심이 아닌 너 중심, 상대방중심으로 해야 한다. 마음이 불타도 상대가 원하지 않으면 잠재울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자연을 거스르는 고통이요, 자신을 치는 일이니 희생이다. 갖고 싶고 함께하고 싶지만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도 사랑이다. 수시로 마음이 내달리는 대상이 있는가· 한 인격체를 내 맘대로 하도록 허락된 사람은 세상에 없다. 내가 낳은 자녀도, 남편도 아내도 애인도 소유해야할 대상이 아니고 그의 입장에서 배려하며 사랑해야할 대상이다. 사랑! 놓아주어야할 안타까운 또 다른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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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