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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4.12.15 14:02:37
  • 최종수정2014.12.15 14:02:34

임미옥

작가

누군가를 연애한다는 것은, 하늘을 나는 숭고한 감정 같은 것이다. 그 대상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엔 시냇물이 늘 상 흐른다. 그런 사람의 눈빛은 호수처럼 깊고 너그럽다. 마음은 미끄러운 강가를 따라 물결을 치며 작은 풀벌레 움직임에도 예민하게 정성을 기울인다. 생각은 날개를 달고 둘만의 오붓한 시간들을 상상한다.

쏟아지는 달빛을 받으며 그와 걷는 꿈을 꾼다. 그 대상과 함께라면 습지대도 자갈길도 가시밭길이어도 황금 길로 여겨진다. 여자가 연애를 하면 자신을 빛나게 가꾸고, 남자들은 매사에 성실히 대처하는 아주 좋은 현상이 나타난다. 그 감정은 뇌성이나 번개처럼 예측하지 못하고 있을 때, 별안간에 나타나 사람을 마구 흔든다.

한번 발생한 감정의 산맥은 봉우리를 넘어 높이 난다. 모든 것이 정열이고 영묘하고 황홀한, 열정적인 경지로 들어간다. 의지의 나무는 노예가 되어 상대방에게 휘둘린다. 급기야 뿌리 채 뽑혀 행복의 깊은 못 속으로 끌려 들어간다. 그것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 소중한 감정이고 사람들이 즐겨 키우는 순수함이기도 하다. 그 감정을 잃는 다는 것은 그것을 소유하는 기쁨이상으로 사람을 절망에 빠지게도 한다.

성경인물 야곱처럼 연애의 진수를 경험한 사람도 드물 거다. 파란만장한 삶의 주인공인 그는 형에게 죄를 짓고, 멀리 타국으로 도망가 외삼촌 집에서 종살이를 하던 중, 사촌누이 라헬을 흠모한다. 그리고 외삼촌으로부터 칠년을 봉사하면 딸을 주겠다는 약속을 받는다. 고된 삶이지만 라헬을 연애하는 까닭에 칠년이 하루 같더라고 기록하고 있다. 칠년 후 외삼촌에게 속아 다시 칠년을 봉사한 뒤 라헬을 얻는다.

구순九旬을 훌쩍 넘기신 권사님 한분이 경로보조용차를 밀고 새벽기도회에 한 결 같이 나오신다. 힘들지 않느냐고 여쭤봤더니 예수신랑 만나러 오는데 뭐가 힘드냐고 대답하신다. 젊은 날 혼자 돼서 자녀들을 잘 키워내신 그분은 예수님과 연애하며 사신다고 종종 말씀하신다. 사랑하는 여인을 얻기 위해 품삯도 없이 십사 년을 하루 같이 종살이한 유대청년, 일생을 걸고 사모하는 임이 계셨기에 험난한 인생길을 넉넉히 승리하며 걸어오신 구순의 노인, 연애하는 까닭에 가능한 일이었다.

눈이 내린다. 분분설은 위로부터 내리는 사랑처럼 하얀 추억을 부르며 폴폴 난다. 가슴이 허허롭던 시절, 사방을 둘러 봐도 아무런 희망이 없던 그때, 먼 옛날 유대 땅에 아기로 오셨던 그분이 방황하는 나를 찾아 주셨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그 순간을 '환희'라 표현했지만, 나는 언어를 찾지 못하고 울고 울었다. 깊은 강에서 건져 나를 일으키신 그날부터 그분의 사랑에 매여 내 영혼 즐거이 그분을 찾고 있다.

성탄의 계절이다. 사랑이 내려온다. 눈은 세상을 덮으려는 가보다. 이천 년 전에 인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그분은 지금도 못내 세상을 사랑하신다. 그분 같이는 못하여도, 마음을 지극히 모아 누군가를 진심으로 흠모해 보라. 연애하는 까닭으로 인하여 하얀 눈처럼 삶이 반짝이리니. 연애하는 까닭으로 물이 바다를 덮음같이 정서의 강이 넘치리니. 수백 마리 양떼를 몰고 석양의 푸른 초원을 걸으며 청년야곱이 느리고 느리게 누렸을 연애감정이 부럽다. 차를 이용하는 젊은이보다 한없이 느리지만 경로보조용차에 사모의 정을 담아서 밀며, 낮게 부르는 권사님 찬송소리가 귀하다. 연애하는 까닭에 우리 삶이 천국이거늘, 사람들은 너무 쉽게 연애를 한다. 진정한 연애의 진수는 기다리면서 아주 천천히 행복을 누리는 느림의 미학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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