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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신학철 3M 수석부회장

"앉아서 얻을 수 있는 건 없다"

괴산 출신 글로벌 샐러리맨 성공신화
31일 청주고 강연서 도전정신 강조
"최고의 기술력에도 마케팅 능력 부족
해외를 잘 아는 전문가 필요"

  • 웹출고시간2017.04.02 20:26:29
  • 최종수정2017.04.03 21:59:25
[충북일보] 성공한 기업인은 많다. '샐러리맨 신화'라고 불리는 사람도 꽤나 된다. 하지만 그 앞에 '글로벌'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는 쉽지 않다. 재벌 위주 경제·권력 구조인 우리나라에선 더더욱 그렇다. 소위 '금수저'가 아니고선 세계적 기업가가 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아니,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그런데 충북 출신, 그것도 괴산 촌놈이 그 어렵다는 바늘구멍을 뚫었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해외연수 한 번 가본 적 없는 이 까까머리의 하숙생은 훗날 세계적 기업의 최고 임원자리에 오른다. 그리고 40여년 만에 모교 후배들 앞에 섰다.
신학철(60) 3M 수석부회장. 지난 31일 청주고 특강을 위해 모교를 찾은 그를 어렵사리 만났다. 183㎝의 장신에 인자한 미소를 지닌 신 수석부회장은 자신감과 겸손함이 동시에 배어 있었다.

그가 근무하는 3M은 미국 미네소타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으로 의료용품, 전자·전기·통신 관련제품, 사무용품, 자동차·조선 부문 제품, 보안제품 등 6만5천여 가지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공식 사명은 미네소타광산제조회사(Minnesota Mining and Manufacturing Company)이다. 우리에겐 제품 보다 '3M'이라는 상표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신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4월 미 프로야구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 선수의 '발코니데이'를 맞아 3M 본사가 있는 미네소타 홈구장에서 특별 시구를 하면서 국내 언론의 조명을 받기도 했다.

◇회사 내 어떤 위치인가.

"3M은 미국 본사와 해외사업부로 이뤄져 있는데,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역할을 한다. 한국을 포함한 70개국 자회사와 200여 국가의 판매망을 관리하고 있다. 이들 해외 국가의 판매량은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나머지 35%는 미국 본토 매출이다. 해외 매출규모로는 중국(홍콩·대만 포함)이 연간 4조 원가량으로 1위다. 이어 일본, 독일, 영국, 한국 순이다. 한국의 연 매출은 2조 원으로 전 세계 5위를 차지하고 있다."

◇3M과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

"풍산금속공업이라는 방위산업체에서 5년을 일하고 1984년 한국3M에 입사했다. 이후 소비자사업본부장을 거쳐 1995년 필리핀 사장으로 나가게 됐다. 이 때부터 첫 해외 생활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영어 공부도 필리핀 현지에서 시작했다. 3년 뒤 미국 미네소타 본사로 발령 받아 1999년 임원의 위치인 디렉터가 됐다. 지금의 해외사업부문 수석부회장이 된 것은 2011년부터다."

신 수석부회장이 진정한 샐러리맨 신화라는 소리를 듣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는 필리핀 사장 발령 전까지 제대로 된 해외연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시작, 최정상의 자리까지 올랐다.

충북 괴산군 청안면 문방리에서 6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난 신 수석부회장은 청안국민학교와 대성중, 청주고(48회), 서울대 기계공학과를 차례로 졸업했다. 그는 청주 수동에서 하숙을 하던 학창시절을 "꽁꽁 얼은 도시락을 먹으며 공부만 하던 분위기였다"고 회상했다.

◇모교 후배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세계로 향한 도전과 혁신'이란 주제 특강을 했다. △변화하는 세계와 한국인의 도전 정신 △세상을 바꾸는 Innovation(혁신) △글로벌 리더십과 조직의 비전 △글로벌 기업에서 한 한국인의 성공 이야기 등을 들려줬다. 젊음은 최대 장점이다. 실수와 실패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학창시절부터 세계를 무대로 폭을 넓혀야 한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곳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붓는다면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될 수 있다. 성공의 기준은 반드시 돈이나 명예가 아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또한 성공의 소중한 가치다."

◇충북, 나아가 한국의 경제가 어렵다. 세계적 비즈니스맨으로서 조언을 해준다면.

"한국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제품을 만드는 생산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세계시장에 판매하는 마케팅 능력은 떨어지는 것 같다.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놓고도 적재적소에 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마케팅에 대한 전문성이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남미 시장에 물건을 팔기 위해선 남미에 대한 팩트(fact)를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가 못하다. 대부분이 인터넷 등에서 얻은 겉핥기식 지식에 불과하다. 그래선 안 된다. 전문가를 키워야 한다. 미국 전문가도 없이 트럼프노믹스를 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알아야 이긴다. 그것도 깊게 알아야 한다. 앉아서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 획일성을 다양성으로, 경직된 사고를 유연하고 창조적인 사고로 바꿔야 한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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