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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 웹출고시간2018.01.21 20:32:29
  • 최종수정2018.01.22 08:52:54
[충북일보] 충북 혁신도시로 이동하는 길은 순탄했다. 오랜만에 지역 출신의 공기업 사장을 만나는 일은 즐거운 일이다. 김형근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그는 지역에서 꽤 유명한 정치권 인사다. 도의원을 역임했고, 충북도의장 시절 숱한 일화를 남겼다. 그는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인사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그는 문 대통령의 곁을 지켰다. '낙하산 인사' 여부를 떠나 그는 현 정부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인물이다. 또한 애향심도 남다르다. 오랜 인연을 가진 김 사장을 만나 한국가스안전공사 업무 뿐 아니라 지역 현안에 대한 깊은 얘기를 듣고 싶었다. 예상대로 그는 정보와 다양한 해결방법 등을 꿰고 있었다.
◇취임 소감은.

"가스의 위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가스사고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가스안전공사의 사장으로 취임하게 돼 영광이다. 한편으로는 그 영광만큼 어깨가 무겁기도 하다. 사회 전체를 위한 가스안전방안을 어떻게 마련하고 더 공고히 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

◇취임식도 뒤로 하고 제천화재참사 현장을 찾았다.

"제천 화재는 가스안전공사가 위치한 충북에서 발생한 대형 참사다. 안전을 담당하는 기관장으로 임명된 만큼, 그 현장을 제일 먼저 찾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 또한 화재 건물 가까이에 LPG탱크가 있었다. 안전조치와 관리가 어떤 방향으로 이뤄지는 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게 필수라고 여겼다. 안전관리에서 현장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스안전관리 방안에 대해선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가스사고는 한 번 발생하면 피해가 막대하다. 이에 고위험 가스시설에 대한 안전관리를 집중 강화할 생각이다. 도심지 고압도시가스 배관이 안전한지 선제적으로 확인하고, 산업가스 안전관리를 위해 독성가스 중화처리 및 안전기기 성능 인증, 유통량 정보 제공 등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안으로 내진성능확인을 위한 진단장비를 구축하고 오는 2022년까지 가스시설 7천200여 개의 내진성능확인 및 검사를 완료할 생각이다. 이밖에도 비상대응팀과 가스안전보안관 운영을 통해 현장중심의 위기대응역량을 강화하겠다."

◇취임 전, 후 느낀 가스안전공사 조직의 가장 큰 차이점은.

"취임 후 공사에 대한 첫 인상은 조직이 경직돼있다는 것이다. 안전관리기관의 특수성이 조직문화로 스며들었겠지만 생각보다 조직이 많이 굳어있었다. 공사의 혁신을 위해 임원과 직원, 노와 사, 본사와 지역간 소통을 강화하겠다. 이런 문화 속에서 더욱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정책이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혁신 대책으로 '청산과 혁신을 위한 TFT' 구성을 제안했다.

"취임사에서 약속한 사항을 지키기 위해 22~23일 전 임원과 부서장이 모여 토론을 벌인다. 버려야 할 그릇된 문화를 청산하고, 흐르는 물과 같이 거침없이 토론하자는 의미에서 '청산유수 대토론회'라고 이름 붙였다. 토론회에서는 가스안전관리 강화 방안, 반부패 경쟁력 최우수기관 도약, 불평등 불공정 해소 등 사회적 가치 선도, 지역사회 공헌활동에 대한 과제를 도출할 계획이다. 여기서 확정된 과제를 TFT에서 충실히 실행해 나갈 생각이다."
◇지방분권과 관련한 충북혁신도시의 의미는.

"혁신도시는 노무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철학을 대표하는 사안이다. 국가균형과 지방발전의 효과로 보면 충북혁신도시는 세종시를 능가하는 파급력이 있다. 현재 충북혁신도시에는 9개 공기업이 있고 내년까지 총 11개 기업이 들어온다. 직원수도 2천400명에서 올해 2천8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직원 수가 많아질수록 식당을 비롯한 생활거주시설이 많아지는 등 지역발전에 직접적인 파급력이 있다. 내년에는 인구 3만 명이라는 그야말로 혁신도시에 어울리는 규모가 완성될 것으로 본다.

◇기대에 비해 초기 정착은 어려웠다.

"일단 이곳에 들어오는 공기업의 규모나 외형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 노무현 정부는 세종시가 조성됨에 따라 대전, 충남에 혁신도시를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에 당시 노영민 의원 등 지역국회의원들은 충북지역에 혁신도시 조성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충북은 대전과 충남에 비해 세종시 효과가 적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충북혁신도시는 수도권, 세종시와 지리적 근접성이 높다는 점이 고려돼 상주시설과 규모가 적은 교육연수시설이 주로 들어오게 됐다. 또한 현재 혁신도시 내 공기업 직원의 상당수가 수도권에서 출퇴근하고 있다. 가까운 지리적 여건이 오히려 혁신도시와 지역발전과는 반비례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이러한 요소들이 현재 충북혁신도시를 규정하는 요소가 됐다."

◇앞으로 혁신도시가 어떤 식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보나.

"현재 주민들이 요구하는 정주여건은 주차, 교통체계, 수영장을 포함한 체육시설, 고등학교 등이다. 최근 충북도는 혁신도시 내 정주여건 설명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진천군과 음성군이 함께 협조하는 분위기다. 가스안전공사는 사내 운동장과 실내체육관을 주민들에게 상시개방할 계획이다. 이런 식으로 각 지자체가 서로 협력하면 주민들의 정주여건 문제는 해결된다고 본다. 한편으로는 지역 자체가 더욱 개발, 발전되기 위해선 공기업 뿐 아니라 일반 기업들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현대적 개념의 산업, 연구, 공업단지 등이 조성되면 지역의 발전 가능성이 높아진다. 예컨대 충북이 태양광을 기치로 내걸고 있는 만큼 태앙광산업단지 조성 같은 특화된 투자유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혁신도시 내 진천-음성군 행정구역통합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된다.

"현실적으로 통합의 명분은 있다. 지금의 형태는 군 사이의 불필요한 경쟁, 소외감 등을 지양하고자 상생, 공존을 하자는 취지에서 나뉜 측면이 있다. 택시요금이라던가, 교통정책 등 행정적인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혁신도시 지원을 놓고도 불필요한 오해와 불신이 있다. 음성군과 진천군이 혁신도시 발전을 위해 각각 150억씩 지원을 하기로 했지만 서로의 관점이 달라 잘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 같은 맥락에서 2개로 나뉜 행정구역은 혁신도시 발전을 견인하는데 있어 불필요한 경쟁과 오해, 정책의 중복과 혼선 등을 야기하기에 통합의 명분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어느 한 쪽 군이 승복하거나, 타협할 가능성 역시 상당히 적어 보여 행정구역통합은 난제라고 본다."

◇'리딩기업'으로서 혁신도시 활성화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우선 충북혁신도시가 국가균형발전의 철학의 소산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공기업이 애써 이곳에 온 것은 지역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혁신도시 내 공기업들은 지역에 대한 특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져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몸은 여기에 있고 정신은 다른 곳에 있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역에 대한 지원과 사랑이 우선이다. 또한 지자체와 공기업간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야 한다. 현재는 공기업간 대화창구도 단절돼있고, 더 나아가 공기업과 지자체 사이에 협력할 수 있는 촉매역할이 없다. 가스안전공사는 리딩기업으로서 혁신도시 내 공기업들을 하나로 묶고 각 지자체와 공기업 사이의 가교역할을 수행하겠다. 이를 통해 충북혁신도시 발전과 지역발전에 기여하겠다."

◇일각에선 50대 후반의 젊은 유력정치인이 지자체장이 아닌 공기업 사장이 된 이유를 묻는다.

"지역에 기여하는 것은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지자체장과 공공기관장, 공기업사장, 국회의원이 하는 일은 다르다고 본다. 공공기관장이나 국회의원은 외부 재원이나 인력을 지역에 끌어와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입장이다. 반면 기초나, 광역지자체장은 지역 내 한정된 인력과 자원을 가지고 발전을 이끄는 자리다. 가스안전공사 사장은 지역 발전을 기여할 수 있는 자리라고 본다."

◇미호천 발원지가 혁신도시와 밀접하다. 본보가 제시한 미호천 시대에 대한 생각은.

"충북일보에서 미호천 시대라고하는 새로운 과제를 던진 것은 굉장히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역사적으로는 물론이고 통합 청주시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 동안 청주라고 하면 무심천만 내걸었다. 그러나 이제 넓어진 청주로서 중원으로 뻗어나가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미호천에 착목한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고 또 시대적 흐름을 분명히 포착한 멋진 생각이다. 지난 문재인 후보시절 지역공약을 만들고 책임지는 도당정책위원장이었다. 당시 지역공약 10순위로 올린 게 바로 환경, 생태, 정주지역으로서 미호천 발전방안이었다. 지역공약으로 채택되진 못했지만 그만큼충북도나 시민사회, 환경분야에서 함께 관심을 갖는 부분이다. 충분히 추진동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시민과 도민들께 당부의 말씀은.

"가스안전공사의 현실은 어둡다. 직원들과 끊임없는 소통으로 가스안전공사를 변화와 혁신의 길로 이끌어 내 주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겠다. 이를 위해서 아주 강도 높고 고통스러운 아픔을 감내하겠다. 대통령께서 가스안전공사사장으로 임명한 이유는 충북에 대한 고려라고 생각한다. 지역안배차원이기도하지만 충북사람으로서 충북의 발전을 기하고 지역민들과 함께하라는 뜻으로 이해한다. 앞으로 충북지역과 함께하는 가스안전공사, 지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가스안전공사의 CEO가 되겠다.

정리=강병조·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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