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이두희 동보원 대표

청주 상당구 미원면 민간 수목원 '동보원'… 2020년 7월 정식 개장
부친이신 故 이상록 회장 "지역의 유산으로 남겨라" 유지 받들어
지역 내 수목원 조성으로 지역민에게 힐링공간 제공 43년 일념
10만여 평 부지… 희귀 분재부터 산림욕장, 민속품·골동품 등
자연휴양림 휴식공간 제공… 20개 독채 팬션동
"지역민들이 이곳에서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바라"

  • 웹출고시간2021.05.26 20:29:35
  • 최종수정2021.05.27 07:19:30

이두희 동보원 대표

[충북일보]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일상에서 누리는 자유가 제한됐다. 가장 큰 제약 중 하나가 '외출'이다. 일상의 공간에서 벗어남으로써 즐길 수 있는 휴식이 줄어든 셈이다. 야외 공간인 자연 속에서 치유받고 싶어하는 충북도민들이 늘고 있지만 가볍게 다녀올만한 장소를 찾는 것은 어렵다.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에 위치한 '동보원'은 이같은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두희(68)대표가 평생에 걸쳐 모아온 수백여가지의 분재와 민속품, 골동품들이 10만 평의 자연 속에 마련돼 있다. 이 대표는 부친이자 충북도내 큰 어른이었던 고 이상록 회장의 '지역의 유산으로 남겨라'라는 유지에 따라 동보원을 지역민들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만들었다. 동보원은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어우러지는 공간마다 이 대표의 고민과 정성이 묻어있다. 이 대표를 만나 동보원의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이두희 동보원 대표가 전망대에서 전경을 바라보고 있다.

ⓒ 성지연기자
◇'동보원'은 어떤 곳인가.

"지난해 7월 정식으로 문을 연 민간 수목원이다. 미원면 10만 여평의 부지에 6개의 테마를 갖춘 중부권 최대 (민간)수목원이라 할 수 있다. 수목원에는 지난 40여년간 직접 정성들여 키우고 모아온 진귀한 분재들이 모여있는 분재원, 다양한 수종의 정원수들이 조각품과 어우러진 조각공원이 마련돼있다. 또 편백나무로 조성한 산림욕장이 있다. 해먹을 설치해 누워서 편안하게 피톤치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오랜시간 우리 삶과 함께해온 민속품, 조각품들을 모아 전시한 갤러리도 조성한 종합 테마 공간이다. 이곳에서 머물며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 20개 동도 있다.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모두 독채로 마련돼있다."
◇'동보원'이라는 수목원을 조성하게 된 계기는

"아마 40년 전 수목원이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이지 않을까 싶다. 6.25 전후 시대에 태어나 음악이나 문화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20대에 접어들면서 '인간이 태어나서 이렇게 살다가 죽으면 동물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육자셨던 아버지에게 '인간이 태어나 마음 속에 자연과 문화를 담고 가야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라는 이야기를 했다. 아버지가 이에 공감하시며 수목원을 조성하는 것을 추천하셨다. 그때부터 60대에는 자연과 문화를 제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나무와 골동품, 민속품들을 수집해왔다. 한편으로는 청주에서 40여년간 건설업에 종사하면서 손님들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마다 손님들과 지역 내에서 자연을 즐길만한 곳이 마땅치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같은 생각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힐링과 문화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지금의 '동보원'을 만들었다."

동보원 내 갤러리에 전시돼 있는 다양한 민속품과 골동품들.

◇동보원이 보유하고 있는 분재나 정원수, 골동품 종류가 다양하다.

"분재하우스와 야외 분재로 쥐똥나무, 황피느릅나무, 홍도화, 향나무를 비롯해 수백여종의 분재가 모여있다. 갤러리에는 다양한 민속품이 마련돼 있는데 그 중 '난로'는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세월을 담은 다양한 골동품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난로를 모은 이유는 '불'을 상징할 수 있어서다. 불은 인류가 처음에 세상에 태어나 발견한 것이다. 불이 발견되면서 의식주가 형성됐다. 불을 표현하고 싶었지만 매일같이 가스로 켜둘수도, 장작불을 켤 수도 없어 고민하다 '난로'를 떠올렸다. 이후 전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유럽 등의 해외 난로까지 수집해왔다. 팬션을 이용하는 분들이 저녁에 모여앉아 '불멍'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해뒀다."
◇동보원을 조성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부분은

"자연이다. 동보원 내 성절토(성토:지반 위에 흙을 돋우워 쌓는 것, 절토:평지나 경사면을 깎는 것)를 50㎝이상으로 쌓은 곳이 없다. 과하게 깎지도 않았다.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이용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해 자연 지형 그대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덕에 지난해 장마가 쏟아졌어도 큰 재해가 없었다. 이곳에서 사용되는 물은 지하 200m에서 올라오는 물이다. 42가지 수질검사항목에서 모두 A를 받았을 정도다. 동보원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산과 산에 겹겹이 싸여있어 아늑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모두 볼 수 있는 자연의 선물도 주어진다."

동보원 내 정원 수원 모습

◇개인이 지역 내에서 수목원을 조성하고, 터를 가꾸는 과정이 쉽지 않았을 듯 하다.

"이곳을 조성하는 8년간 3번을 쓰러졌다. 분재를 가꾸고 수집한 세월은 군대시절을 포함해 46년이다. 건설업에 종사하면서도 수목원 조성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왔다. 동보원 입구에서부터 조성된 모든 나무가 지난 43년간 직접 수집해온 나무들이다. 동보원 조성에 투자된 금액만 300억 원 이다. 이 재산을 다른 곳에 투자했다면 더 큰 돈을 벌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생산성이 있는 사업은 아니다. 입장료 받아서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어불성설이다. 그저 이 곳을 찾아오는 분들을 위해 하루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를 위해서 하는 일이 아니다. 매일 아침 8시면 청주에서 이곳으로 출근해 저녁 6시에 퇴근한다. 동보원을 조성하고 노력해온 것이 보답을 받으려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사람인지라 오시는 분들마다 개인이 이것을 어떻게 만들었냐는 물음을 들으면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이두희 대표가 동보원 내 연회장에 대해 설명하고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데 부담은 없나.

"동보원을 관리하는 직원만 해도 열댓명 가량이다. 한 달 관리 비용에만 3천500여만 원이 소요된다. 동보원으로 들어오는 길은 이종윤 청원군수가 지원해줬다. 이외에 도나 시 등에서 받는 금전적 지원은 일절 없다. 지난해 문을 열고나서 코로나19 사태로 연회장 이용 행사등을 모두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휴양림은 코로나19와 관련해 피해지원 항목도 없어 운영이 쉽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처음 시작할 때 '우리도 마음의 양식을 좀 더 많이 넣을 수 있어야겠다'라는 생각과 더불어 '지역민들에 마음에도 문화와 자연을 불어넣어줘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준비를 해왔고 지금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운영하기를 잘했다 생각하는 때는.

"사람들이 이곳을 둘러보고 방문한뒤 그간 참 고생했다고 인정해주고, 좋은 나무들을 많이 보았다며 이야기 해줄 때 아주 뿌듯하다. 그때마다 내가 헛된 인생을 산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자연휴양림인 팬션을 이용해본 사람들은 두 번, 세 번씩 꼭 온다. 재방문율이 매우 높은 편이다. 자연과 어우러져 있다보니 부모님을 모시고 오거나, 부모님께 추천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지난해 서울에서 신혼부부가 다녀간 적이 있다. 최근 다녀간 부부 손님이 그 신혼부부의 부모님이었다. 딸아이가 이곳을 추천해서 왔다고 하더라. 이럴 때면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도민과 시민들에게 힐링 공간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게 제일 행복하다. 그 일념 하나로 이곳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동보원 내 호수 공원 전경.

◇앞으로의 목표와 계획은

"동보원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잡은 계획이 앞으로의 계획이다. 도민이나 시민이, 또 대한민국 국민이 이곳에 와서 많은 힐링을 하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금 현대 사회의 사람들은 많은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주는 어려움도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로 떠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탁 트인 공간을 찾아떠나는 것이고, 일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함일 것이다. 이곳에 와서 자연속에서 호흡하고 자연에 심취하길 바란다."

◇충북도민이나 유관기관에 전하고 싶은 말씀은

"도민분들께는 이곳에 오셔서 자연 속에서 맘껏 힐링하시길 바란다. 요즘 '자연인'이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겪는 사람들이 자연을 찾아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자연만큼 인간에게 좋은 약이 없다. 동보원에 오셔서 한껏 자연으로 스트레스를 날리고 힐링하시길 바란다. 유관기관에게 전하고 싶은것은 다른 것이 없다.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금전적인 지원은 바라지도 않는다. 도민들이 와서 휴식하고 힐링할 수 있게끔 도민들이 알 수 있도록 지역 내 유관기관과 언론들이 모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랄뿐이다."

/ 성지연기자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

[충북일보] 정효진 충북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충북체육회는 더 멀리보고 높게 생각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다음달 퇴임을 앞둔 정 사무처장은 26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체육회의 현실을 직시해보면 자율성을 바탕으로 민선체제가 출범했지만 인적자원도 부족하고 재정·재산 등 물적자원은 더욱 빈약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완전한 체육자치 구현을 통해 재정자립기반을 확충하고 공공체육시설의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의 노력이 수반되어야한다는 것이 정 사무처장의 복안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학교운동부의 위기에 대한 대비도 강조했다. 정 사무처장은 "학교운동부의 감소는 선수양성의 문제만 아니라 은퇴선수의 취업문제와도 관련되어 스포츠 생태계가 흔들릴 수 있음으로 대학운동부, 일반 실업팀도 확대 방안을 찾아 스포츠생태계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행사성 등 현장업무는 회원종목단체에서 치르고 체육회는 도민들을 위해 필요한 시책이나 건강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 지향적인 조직이 되어야한다는 것이다. 임기 동안의 성과로는 △조직정비 △재정자립 기반 마련 △전국체전 성적 향상 등을 꼽았다. 홍보팀을 새로 설치해 홍보부문을 강화했고 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