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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김진현 ㈜금진 대표이사

"직원·지역주민과 함께 새로운 길을 걷고파"
변화·혁신·도전 정신으로 실크벽지 시장 우뚝
일하고 싶은 직장 조성… 가족동반 해외연수 등
환아 치료비 지원 등 지금까지 4억여 원 후원

  • 웹출고시간2017.09.24 19:26:26
  • 최종수정2017.09.26 21:13:35
[충북일보] 정갈하게 '하이칼라' 스타일로 빚어 넘긴 머리카락, 치켜 올라간 눈썹 아래 빛나는 강한 눈빛, 그 사이 간간히 보이는 여유로운 미소.

겉모습은 영락없는 젠틀맨 노신사였다. 뜻대로 행하여도 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종심(從心)'의 인생을 산 모습 그 자체였다. 강한 말 속에는 부드러움이 있었고, 부드러운 미소 뒤에는 강한 철학이 있었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서 가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는 김진현(70) ㈜금진 대표이사. 오랜 기업 경영에서 터득한 인생철학이다.
직원 13명의 작은 회사를 연매출 300여억 원의 강소기업으로 성장시킨 그는 항상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강자 밑에 약자 없다'는 믿음 속에 CEO인 본인부터 강해졌다. 늘 도전하고, 변화하고, 혁신했다. 초심을 잃지 않되, 날마다 새로워져야했다. 그것만이 중소기업이 경제 먹이사슬에서 살아남는 법이라 그는 확신했다.

경기도 부천 출신의 김 대표가 청주의 강소기업 대표로 자리 잡는 과정도 도전의 연속이었다. 인하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1973년 LG화학 전신인 락희화학공업사에 입사, 1984년 LG화학 청주공장으로 발령받으면서 충북과 인연을 맺었다.

아무런 연고도 없는 곳에서 그는 도전의 역사를 써나갔다. LG건장재 청주2공장장까지 승진한 뒤 1998년 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에 ㈜금진화학(2009년 ㈜금진으로 사명 변경)을 설립했다. LG화학에서 익힌 경험과 화학공학 석·박사(충북대대학원) 이론으로 무장을 했다.

기술은 자신 있었다. '품질 경쟁력', '원가 경쟁력', '납기 경쟁력'을 바탕으로 실크 벽지와 카펫타일제품을 만들어 LG하우시스 등에 납품했다. ISO, KS 등 13건의 기술인증과 10여 건의 지적재산권은 대기업에서도 인정받은 기술력의 부산물이었다.

- ㈜금진이 2017년 충북도 품질분임조대회에서 생산혁신상을 수상하고 있다. 왼쪽부터 금진 권상정 과장, 설문식 충북도 정무부지사, 김진현 금진 대표, 김국용 금진 전무.

"직원 모두가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하고 있어요. 날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으니까요. 물론 힘든 일이죠. 고되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희 직원들은 그 도전을 즐깁니다.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누구 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죠."

김 대표가 뜬금없이 공룡 얘기를 꺼냈다.

"왜 공룡이 멸종했는지 아세요? 변하지 않아서예요. 자신들이 강했으니깐 그것에 안주한 거죠. 반면, 아메바 같은 미생물을 보세요. 그 오랜 세월 어떤 환경조건 속에서도 살아남았잖아요. 제 아무리 하찮은 존재라도 변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생명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겁니다. 어찌 보면 공룡 보단 아메바가 더 위대하다고 할 수 있죠."

김 대표의 프로페셔널한 경영 철학은 기술혁신 분야에만 그치지 않는다. 70여명의 직원들과의 소통과 화합도 굉장히 중요시 한다. 일하기 싫은 직장에서는 좋은 기술력이 절대 나올 수 없다는 확신에서다.

매주 수요일을 '가정의 날'로 지정해 조기 퇴근을 제도화하는가 하면, 외국인을 포함한 모든 근로자를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써오는 등 가족 같은 직장 분위기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2007년부터 회사와 근로자, 근로자 가족들과의 소통 창구로 '우리들의 이야기'란 사보를 112차례나 발간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세 차례 진행한 '전 직원 가족동반 해외연수'도 이 회사만의 자랑거리다. 지난 2007년 필리핀을 시작으로 2012년 태국, 2016년 사이판을 차례로 다녀왔다.

"한 번은 일흔이 넘은 부친을 모시고 온 직원이 있었는데, 그 부친께서 '해외여행이 처음이다'라고 하시더라고요. 직원도 굉장히 고마워했고요. 참 뿌듯했죠. 경영자 입장에선 이럴 때 가장 보람을 느껴요. 가정이 우선되지 않으면 직장도 없는 거니까요. 직원들하고 2년 뒤에 하와이를 가기로 약속했는데, 그 땐 자부담 전혀 없이 회사가 100% 비용을 댈 겁니다. 그러기 위해선 돈을 열심히 벌어야겠네요(웃음)."

어느 정도 지역에서 강소기업으로 자리 잡은 김 대표는 사회 환원에도 누구보다 적극적이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의 후원자가 된 김진현 대표.

옥산중학교, 양업고등학교 등 지역 교육기관에 대한 정기적 후원(최근 5년간 2억1천여만 원), 도내 사회복지시설에 수천만 원 상당의 실크벽지 기부, 3천500만 원 상당의 전통시장 상품권 구입,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환아 치료비 지원 등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만 4억 원이 넘는다.

김 대표의 사무실에는 수많은 상패가 있는데, 그 중에서 김 대표가 가장 아끼는 것이 '2007년 국가품질경영유공자 동탑산업훈장(대통령 표창)'이라고 한다. 당시 연매출 140억 원에 불과한 작은 기업이 대기업도 받기 어려운 이 상을 받은 이유가 남다른 사회공헌 활동이었기 때문이다.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 가라'. 그가 가는 길은 혼자 가는 길이 아니다. 직원들과, 그 가족들과, 지역 주민과 손을 잡고 가는 길이다. 대신 그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그가 앞장서 개척할 뿐이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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