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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8.02.21 18:37:24
  • 최종수정2018.02.21 18:37:25
[충북일보] 청와대 선임행정관은 2급 고위직이다. 충북의 모든 지자체에서 선출직을 제외한 2급 이상 고위직은 6~7명 정도에 그친다. 더욱이 청와대는 권부權府)의 핵심이다. 그래서 청와대 구성원들은 쉽게 인터뷰를 하지 않는다. 간혹 예민한 문제가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창간 15주년을 맞은 본보가 청와대 고위 관계자를 인터뷰했다. 지역 출신의 유행열씨는 청와대 정무수석실 산하 자치분권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다. 유 행정관은 인터뷰에 앞서 정무수석실의 양해를 얻었다고 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은 최대한 자제했다. 선거와 관련해서도 기본적인 입장만 들었다.
ⓒ 김태훈기자
◇청와대 근무 소감은.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국정 운영의 전반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청와대인 만큼, 다른 부처에서 경험할 수 없는 사례와 지방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내용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을 담당했나.

"정무수석실 소속 자치분권비서관실에서 자치분권 업무를 맡았다. 자치분권 업무란 중앙의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작업을 말한다. 중앙의 권한이 워낙 방대하고 강하기 때문에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일이 만만치 않다. 자치분권에 대한 중앙부처의 저항이 강하며, 지방은 권한을 받을 준비가 덜 돼 있다. 현시점에서 (자치분권의)적절한 수준이 어느 정도 인지 잡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시대적 화두로 등장한 지방분권의 바람직한 방향은.

"문재인 대통령은 '중앙과 지방의 권한을 적어도 7대3, 더 나아가 6대4까지 만들기 위해 노력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에 따른 각종 권한과 재정 관련 문제는 굉장히 복잡하다. 궁극적으로 6대4의 비율로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 목표다."

◇개헌을 두고 여야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야당 일각에서는 여당이 만든 개헌안에 제왕적 대통령제를 벗어나기 위한 고민이 없다고 주장한다.

"국민들이 선택할 내용이다. 권력구조에 대한 문제는 결국 국민들에게 물어볼 수밖에 없다. 그런데 국민들의 압도적 다수가 대통령제를 선호하고, 대통령 단임제를 중임제로 바꾸길 원하는 국민들의 의사가 이미 여러 여론조사를 통해 나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의 안을 국민들이 원하는 방향과 달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야당에서는 지속적으로 대통령 중심제가 아닌 다른 방안을 검토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그것을 검토하더라도 논의 테이블로 나오는 것이 우선이다. 논의 테이블로 나와야 상호 의견을 교환할 수 있고, 옳고 그름을 따질 수 있다."

◇개헌과 맞물려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초광역 단위의 행정구역 개편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충청권이나 호남권을 하나로 묶는 초광역 단위의 개편이 장기적으로 연방제 수준의 분권을 위해 필요하지 않겠냐는 논의가 있었다. 하지만 분권 논의가 더 진전되지 않고, 분권 개헌을 조문으로 하는 내용까지 접근을 못한 상황에서 구체채적인 행정구역 단위까지 이야기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본다."

◇'선거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선거 횟수가 많다는 지적이 있다. 여러 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것에 대한 생각은

"자칫 잘못하면 모든 권력이 한군데로 쏠릴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생각이다. 지금처럼 각각 단위의 선출직들을 다른 시기에 선출하는 것이 국민들의 중간평가 뿐만 아니라 다음 선거를 통해 못한 것과 잘한 것을 평가받는 시스템 자체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인사와 관련 '충북 홀대론'이라는 비판이 있다.

"숫자로 본다면 지금까지 정치권에서 청와대에 진입한 것이 충북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야를 통틀어 정치권에서 청와대로 간 사례가 충북에는 없는 것으로 안다. 저를 비롯해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산업정책 선임행정관을 지낸 이장섭 충북도 정무부지사까지 포함하면 지역 출신이 두 명이고, 각 부처에서 파견된 직원 중 충북 출신이 여러 명 있다. 그동안 충북의 입장을 충실하게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볼 때 충북의 장·단점은.

"가장 아쉬웠고 앞으로 우리가 꼭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충북 정치에서 관료 중심의 지배질서가 지나치게 강하다는 점이다. 직접 통계를 낸 결과, 다른 지역과 비교해 봤을 때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행정 관료들은 업무처리에 아주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창조력을 발휘하거나 주요한 난관을 돌파할 때, 관료들이 갖고 있는 한계가 명확히 나타난다. 정치는 각 분야의 사람들이 골고루 안배될 때 가장 좋다. 써먹기 좋다고 관료 출신만 계속 써먹다 보니 너무 비중이 커졌고, 충북의 역동성과 창조력이 떨어지는 폐단이 나타났다. 충북의 장점은 주요한 과제가 나타났을 때 똘똘 뭉쳐서 해결하려는 의지가 강력하다는 점이다. 전 도민의 단결을 통해 고속철도 오송역을 유치했다. 또한 세종시가 탄생하는 데 모두가 힘을 모아 앞장서서 도와줬다. 이런 힘이 충북의 저력이다.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고 우리가 뭉치면 해낼 수 있다는 큰 장점을 갖고 있다."
ⓒ 김태훈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충북에 대해 어떤 관심과 애착이 있나.

"대통령은 세종시를 중심으로 한 지방분권의 성공모델 중 하나로 충북을 보고 있다. 특히 음성·진천 혁신도시의 성공적 사례와 그것을 기반으로 한 경제적 인프라 및 기업의 확산 등을 보면서 지방분권의 성공적 모델로서 충북을 생각하고 있다. 후보 시절에도 일부러 진천을 찾았다. 혁신도시를 찾아 많은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지방분권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충북을 방문할 때마다 유 행정관이 동행했다. 이와 관련한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다면.

"대통령이 충북을 몇 차례 방문했다. 그중에 한 번은 불행하게도 큰 화재가 발생한 제천이다. 당시 일부 참모들은 대통령 보다 총리가 가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다른 쪽에서는 대통령이 가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루 사이에 상당한 논의가 있었다. 저는 당연히 대통령이 가야한다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했다. 대통령이 직접 가겠다고 스스로 판단했다. 현장을 방문해 한 명도 빼놓지 않고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등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 처음 병원에 들어갈 때는 가족들이 흥분된 상태로 항의도 많이 했지만, 대통령의 진정어린 모습을 보고 흥분을 점차 가라앉혔고 대통령의 진심을 알게 됐다. 대통령이 갖고 있는 겸손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한꺼번에 볼 수 있었던 계기였다고 생각했다. 한화큐셀을 방문한 날 세종시에서 지방분권 관련 대규모 행사가 있었다. 그곳을 참석하기 위해 일정을 잡았는데, 일부러 충북 방문 일정을 추가했다. 일자리 문제와 청년 고용문제가 아주 심각한 상황에서 한화큐셀의 모범적인 청년 고용사례를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최근 청주시장 출마의사를 피력했다. 언제까지 근무하게 되나.

"사표가 수리 되는 대로 곧바로 고향으로 내려오겠다. 이미 결심했기 때문에 조금 더 서두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청주시의 가장 중요한 정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사람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도 실현할 수 없다. 청주가 물리적인 통합은 이뤄졌지만 옛 청주와 옛 청원 공무원간 갈등이 굉장히 심각한 상태다. 이 갈등구조를 해결하지 않으면 어떠한 일을 추진해도 제대로 안 될 것이라 판단한다. 첫 번째로 하고 싶은 것은 진정한 의미의 통합이다. 옛 청원과 옛 청주가 아닌 하나의 청주로 제대로 된 통합을 이루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본보가 신년 화두로 제시한 미호천 시대에 대한 생각은.
"무심천만 생각했지 미호천에 대한 생각은 그동안 못했다. 충북일보에서 '미호천 시대를 열자'라는 새로운 화두를 던진 것을 보고 고민을 시작했다. 미호천을 장기적으로 어떻게 시민들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에 맞는 고민을 구체적으로 하고 있다."

◇본보가 SNS 융·복합 사례로 보도한 '문 대통령 지근거리 충북 인사는 누구'와 '장난꾸러기 문재인 대통령' 등이 전국적인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한 뒷이야기가 있나.
"청와대 정무수석실은 전국의 언론들을 일일이 다 스크린하고 있다. 충북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보는 것이 충북일보다. 충북일보에 어떤 기사가 떴는지 보게 된다. 충북일보에 저와 관련된 기사가 나오면 함께 일하는 직원들도 함께 반가워한다. 정무수석실에서는 충북일보를 충북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매우 주요한 매체로 보고 있다."

◇도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문재인 정부가 새롭게 출범을 했고, 다행스럽게도 국민들의 많은 지지를 받으며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어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진다고 생각한다. (현 정부를)민주당 정권으로만 보지 말고, 충북에서 먼저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마음을 모아준다면 대한민국의 발전과 충북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다."

/ 대담=김동민 편집국장·정리=신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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