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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3.28 17:36:3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바쁜 현대인들에게 있어 내일을 생각하는 것은 호화스러운 사치일 런지 모른다. 출근 시간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과 도심 전체를 꽉 메운 차들 속에서 삶의 여유를 발견하기란 쉽지 않은 풍경이다. 요즘처럼 변덕스런 날씨와 황사가 심한 아침을 맞을 때면 더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한 전시장에서 본 그림 중 암벽을 등반하는 젊은이의 모습이 인상적이라는 생각을 했다. 처음엔 그저 반짝이는 그림이 예쁘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에 와 생각해 보면 일상에서 얻는 행복보다 스트레스의 무게가 더 무거운 현대인들에게 모든 것을 내던지고 잠시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해 주는 그림이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작품의 주인공인 이경화 작가를 찾아가 봤다.

이 작가의 작업실은 청주 율량동(963번지 102호) 청주여고 인근이다. 2007년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에서 입주 작가로 작업한 뒤 지금까지 3년째 이곳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20여㎡인 작업실은 다용도로 구성돼 있었다. 이 전에 상가로 활용되던 공간이라 그런지 작업실과 휴계 공간이 확연하게 나눠져 있었다. 주방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 방문객과 함께 차도 마시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기 좋은 공간이다.

작업실에는 다양한 그림들이 놓여져 있었다. 이전의 작업부터 최근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작에 이르기까지 모든 작업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녀가 작품에 주로 사용하는 재료들도 다량 보관돼 있었다. 국내에서는 구하기 힘든 재료가 돼 버려 중국 등에서 대량으로 주문해 보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작가의 그림은 부조형태를 띠고 있다.

처음 그녀의 작품을 접했을 때에는 그저 독특한 방식으로 그린 그림인가 보다 했는데 작가는 주제에 맞는 사진을 디지털 프린트해 변형을 주고 그 위에 홀로그램망을 씌워 신비한 펄감(반짝임)을 유도했다. 그리고 그 위에 우드락을 이용해 입체감을 준 다음 은선(은색실)을 붙여 포인트를 주었다.


이들의 조화는 따뜻함과 차가움의 공존이다. 홀로그램망이 주는 반짝임이 그림의 온도를 상승시킨다면 여성스런 느낌이 강한 실은 사이버틱한 느낌의 은사를 사용해 차가운 이미지를 주어 그림의 온도를 낮췄다.

작품 속에서 그녀는 마치 시장이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듯 이미지를 즐긴다. 인터넷 상에 익명의 네티즌들이 올려놓은 수많은 이미지 중 산, 바위, 나무 등의 이미지를 내려받아 확대 전용한 다음 자신의 회화평면 조형의 기초로 재활용하는 것이다.

이때 작가는 기존의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세계로 끌어와 원본 이미지를 다시 읽고, 자신의 회화평면 위에 다시쓰기 작업을 통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용, 소비한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원본 이미지는 작가의 회화 세계에서 재생산되고 다시 그 소비시장의 세계로 돌려보내져 새로운 소비의 또 다른 시작이 되는 것이다.

/ 김수미기자

*이경화 작가 인터뷰

"제 작품에 사용되는 디지털 프린트 작업은 자연에서 보여 지는 다양한 이미지 중 자연과 맞서 홀로 서있는 이미지를 차용한 것들이에요. 여기에 제 나름의 작업방식을 도입해 또 다른 시간과 공간을 회화 평면위에 다시 쓰는 것이 지금의 작업이라 할 수 있어요"

인터넷상에 올려진 수많은 이미지를 작가 나름의 작업방식으로 재탄생 시키는 작업을 보여주는 이경화(여·37) 작가.

그녀는 이미지를 자유롭게 항해하다 그때그때마다 만나는 이미지 중 좀 더 깊은 대화를 원 하는 것들을 즉흥적으로 선택한다. 그런 다음 마치 시장이나 백화점에서 쇼핑을 하듯 이미지를 즐기고 있다.

"작품 속 바위나 들판은 나 자신의 존재에 빗대어 표출한 것들이에요. 실이 붙여지는 공간과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나 자신을 침잠시키려는 노력이구요. 여기서 자연의 섭리에 순응 하고 가슴 속에 차있는 이기심 등을 덜어내는 모습은 자연에 순응하며 나를 찾아가는 여행자의 모습으로 표현하기도 했어요"

작가는 자신을 선상의 한 극단에 위치시키지 않고 소비와 생산의 중간에 위치시켜 매개자로 자처한다. 즉, 새로운 이미지를 생산하는 발명가로서의 지위를 버리고 이미지 해석자로서의 지위를 자처해 이미지의 소비자인 동시에 재생산자로서의 야누스적 임무를 스스로에게 부여하고 있다.

최근 그녀는 한국 화단에서 가장 보기 편안 그림 사이즈에 착안해 작품을 늘이거나 좁히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 하반기 개인전에서 선보일 작품테마인데 주로 인물 위주의 작품들로 구성해 여성의 머리나 드레스 등에 실로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이다. 최근 그녀가 선보인 작품에서 보다 진화된 작업으로 다가올 전시회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현재 충북대 미술과에 출강 중인 그녀는 청주대 예술대학 회화과(서양화 전공)와 동대학원에서 매체미술을 전공했으며. 지금까지 4차례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가졌고 지난 2003년부터 수차례 단체전에 참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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