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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아지트를 찾아서 - 서양화가 이선영 작가

찻집 같은 작업실…'사색이 머무는 곳'

  • 웹출고시간2010.05.30 16:51: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그리스 신화를 보면 티탄족 여신 중 하나인 '므네모시네(Mnemosyne)'라는 신이 등장한다. 므네모시네는 '기억(memory)' 이라는 추상적 개념이 의인화된 신으로, 지하 세계인 하데스에서 기억의 연못을 관장했다.

당시 신비의식의 비전입문자들(initiates)은 므네모시네의 물을 마시면 전생들의 기억이 되살아난다하여 므네모시네의 물을 마시도록 권장했다고 한다.

최근 서양화가 이선영씨가 그리스 여신 '므네모시네'를 테마로 작품 준비를 하고 있다.

ⓒ 김수미 기자

그녀를 만나러 간 곳은 청주 사직1동(261-24번지)의 한 3층 건물. 신미술관과 청주의료원 인근에 위치해 있다.

그녀는 건물 2층을 작업실로 쓰고 있었다.

지난 2001년부터 사용해온 곳인데 각층은 30여㎡ 규모다.

1층(홍선생미술)은 미술학습교재를 준비하는 공간이고, 3층은 와인바와 휴식공간을 두루 갖춘 곳으로 가끔 사람들을 초대해 와인도 마시고 차도 한 잔도 나누어 마시는 공간이다.

각층에 사용된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은 작가와 남편이 직접 상가를 돌며 발품을 팔아 구입한 것들이다.

ⓒ 김수미 기자

2층 작업실에는 태우다 만 파지와 양초가 놓여져 있었다. 주로 페미니즘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그녀는 이번 전시에서도 먹과 파지 등을 이용한 평면작품을 선보인다.

또 오는 9월 열리는 개인전에서는 전시주제를 알리는 설치작업도 동시에 보여준다.

아드리아드네가 건네준 생명의 실을 따라 크노소스의 미궁에 들어간 테세우스처럼 그녀는 지금까지 잊고, 버린 과거를 선명한 이미지로 되살리기 위해 작은 의자에 걸린 실타래가 안내하는 곳으로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려는 형상을 작품으로 이야기 한다.

그네의자와 장미꽃이 만발한 작업실 1층 뒷마당

ⓒ 김수미 기자
그녀가 작업실 중 사색하기 좋은 공간을 소개했다. 1층 뒷마당인데 차 한 잔을 들고 내려와 책도 보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작품구상을 하기 좋은 공간이라고 했다. 특히 자신이 직접 심은 울타리 장미가 가장 마음에 든다고 했다.

올해로 결혼 11년차인 이씨는 10살의 아이를 둔 어머니로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얻은 것과 잃은 것, 떠나간 것과 돌아온 것, 버려야할 것과 찾아야 할 것 등 자신을 감싸고 있는 온갖 것들을 무채색의 꽃으로 이야기 한다. 여기에 실과 의자라는 소재를 이용해 잊고 지냈던 소중한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사람들과 함께 공유할 계획이다.

/ 김수미기자

* 이선영 작가 인터뷰

이선영 작가

"그동안 사실적인 페미니즘을 작품화 했는데 이제는 추상적인 것들로 재료적인 표현을 다양화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예요."

페미니즘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해온 이선영(여·35) 작가.

요즘 그녀는 두 번째 개인전을 앞두고 있다. 오는 9월말 청주 무심갤러리에서 설치작업을 겸한 다양한 평면 작품을 선보인다.

그녀는 "이전 작품에서 주로 여성의 화려함을 이야기 했는데 30세가 넘으면서 그 화려함이 모성애로 바뀌었다"며 "꽃은 피었을 때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고 났을 때 열매를 맺는 모습이 더 아름답게 느껴져 최근 작품은 에코 페미니즘을 주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품은 주로 먹을 이용했다. 화선지가 아닌 캔버스 위에 먹의 퍼짐을 담아냈고 꽃의 형상은 파지를 공들여 가며 양초로 태워낸 것들이다. 또 작품하단에 신문을 태워 만든 그을음으로 액션페인팅을 입혀 독특한 볼거리를 만들고 있다.

작가는 "앞으로도 작품 주제는 페미니즘이 될 것 같다"며 "자신만의 색깔로 꾸준히 작품 활동에 매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충북대 사범대(미술교육과)와 동대학 미술대학원 서양화를 전공한 이씨는 지난 1999년부터 지금까지 20여 차례 이상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청주 무심갤러리서 첫 전시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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