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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3.14 17:42: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흐릿한 화면으로 많은 관람객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던 이은정 작가.

언뜻 보아 흰 바탕의 캔버스가 걸려 있는 듯 한 작품이지만 유심히 들여다보면 각기 다른 인물의 초상이 그려져 있다.

이은정 작가의 '흐릿한 초상' 작품들.

주로 여인의 얼굴을 소재로 했는데 하도에 먹선을 그리고, 그 위에 화선지를 올려 비치는 형태를 바탕으로 옅은 수묵담채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그 위에 펄코팅을 입혀 몽환적인 느낌과 환상적인 느낌을 동시에 주도록 한 것이 흐릿한 초상의 특징이다.

이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데는 나름의 포인트가 있다. 가까이 설수록 잘 보기 힘들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야 선명히 드러나는 여인의 초상을 만날 수 있다.


최근 그녀가 명화속의 여주인공을 화면에 옮겨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전의 작품들이 여성의 인물 초상을 통해 그녀들의 삶을 탐험하고 숨겨진 역사를 찾아내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최근의 작업은 명화 속의 여성 인물을 찾아 재조명하는 작업이다.

그런 그녀가 이달 초 안덕벌에 새 작업실을 냈다. 청주시 상당구 내덕동 첨단문화산업단지 인근인데 이전에 학원으로 사용했던 약국 위층(2층)이 작가의 새 보금자리다.

작업실 모습.

동양화가 이창수씨가 리모델링을 해 작업하기 좋도록 꾸며 놓은 곳이다.

이쯤해서 '이창수 작가가 왜 이은정 작가의 작업실을 꾸며주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독특한 작품으로 시선을 집중시켜온 이들은 지역에서 소문이 난 부부작가다. 넘치는 아이디어와 톡톡 튀는 작품들이 매번 전시마다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가의 작업실은 이창수 작가와 같은 층에 있지만 철저하게 분리된 개인 작업 공간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주방 옆 문을 열고 나가면 아래층 정원이 한 눈에 보인다. 날이 좋아지면 작가들과 함께 모여 바비큐 파티라도 하면 그만이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녀의 작업 공간은 온통 흰색으로 꾸며졌다. 바닥엔 장판을 깔아 그녀의 작품이 더 선명히 보이도록 했다. 20㎡정도의 규모인데 그림을 보관해 두는 창고와 작업공간으로 간단히 분리돼 있었다.

작품 보관 창고.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벽면은 그들만의 작은 갤러리로 사용되고 있다.

그녀가 그린 최근 작품들을 걸어 작가의 작업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작가는 대학 졸업하면서 지금까지 인물 초상을 그리고 있다. 그것도 여인만을 그렸는데 긴 머리카락을 화면에 등장시켜 마치 하나의 배경을 이루듯 화면을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화면에 등장하는 인물의 채색을 옅게 한 것이 최근 작품인 '흐릿한 초상'이다.

흐릿한 그림을 완성하려면 늘 축축하게 젖은 상태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 속에는 비너스도 있고 지폐 속에 등장하는 여성 다수의 초상들이 화면에 들어차 있다. 머지않아 펼쳐질 그녀의 전시에 또 다른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다.

/ 김수미기자

인터뷰 - 이은정 작가

"저의 주된 작업은 여성 인물 초상이에요. 나와 다른 삶을 가졌지만 동성을 가진 그녀들의 얼굴을 통해 그녀들의 삶과 숨겨진 역사를 찾아내는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여성들은 생명을 잉태하고 존속시키는 중요한 존재임에 불구하고 한 반려자로 흐릿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에서 '흐릿한 초상'이라는 작품을 그리게 됐습니다"

흐릿하지만 반짝이는 화려한 존재로 여성을 부각시켜온 이은정(여·33·사진) 작가.

그녀는 가까이서는 존재에 대해 선명함을 느낄 수 없는 멀리 갈수록 정확한 윤곽을 드러내는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흐릿한 그림은 관객과 그림과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물감을 약하게 쓴 거예요. 오랫동안 인물화를 그려왔고, 그러던 중 아주 친숙한 인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에서 최근엔 지폐 속 인물을 화면에 옮겨 그리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녀들의 흐릿한 초상이 지폐 속에서 나와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최근 작업에서 지폐 속 인물들을 화면으로 끌어냈다. 여기에 스토리를 가미해 밋밋한 여백이 온갖 재미있는 이야기와 상상으로 가득 찰 수 있도록 했다.

충남대 회화과와 동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한 이 작가는 지난 2004년부터 3년 동안 프랑스에서 재불 청년작가로 활동했고 2001년 대전 현대갤러리에서 연 'DOWSING' 전시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6번의 개인전과 30여 차례의 단체·그룹전에 참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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