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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아지트를 찾아서 - 서양화가 정천영

20여년 화폭에 담아낸 '천진난만한 소'
한지로 작업…내달 개인전 준비 한창
옥천·영동지역 벽화 그리기 바쁜 나날

  • 웹출고시간2010.10.24 19:16: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옥천군 옥천읍 양수리 서양화(반구상)가 창우 정천영(53) 화백은 소 그림만 고집한다.

정천영 화백 작업실 귀락헌 전경

ⓒ 손근방 기자
자신의 작업실 '귀락헌(貴樂軒)' 입구서부터 실내까지 모두 소와 관련한 그림으로 가득하다.

그의 소는 우리가 생각하는 현실적인 소와는 다르다. 천진난만한 동화적인 성격에 가깝다.

어렸을 때부터 유난히 그림그리기를 좋아해 시작한 것이 벌써 20여년이 훌쩍 넘었다.

배고프다는 이유로 부친의 극구만류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으로 그림을 시작한 것은 서울에서 80년 후반인 1988년부터.

초창기에는 풍경, 인물 등을 주로 그리다 소를 소재로 한 것은 어렸을때 본 우리의 소는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유일한 일꾼이면서 중요한 재산목록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또 가난한 사람들의 눈물과 기쁨 등이 뒤섞인 소는 결국 나라는 생각에서 그리기 시작, 내 마음속에 살아있는 우리들의 모습이라는 의미로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이렇듯 소를 닮은 화가라는 의미여서 인지 지인들이 붙여진 그의 호마저 '창우(蒼牛)'가 됐다.

창우 정천영 화백 작업실 귀락헌 내부모습

ⓒ 손근방 기자
소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처음의 화실이 공교롭게도 예전에 외양간으로 사용하던 곳이어서 소의 영혼을 부활시키는 작업을 해 온 것이다.

그의 소를 그리는 재료도 독특하다. 처음에는 캔버스에 그리기도 했지만 자연스러우며 덜 훼손되고 오래 가는 한지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실패도 했지만 그만의 갖는 창작이다.

창우 정천영 화백이 개인전에 출품할 작품 화폭에 담고 있다.

ⓒ 손근방 기자
이 한지에 고정관념을 파괴한 소가 창작의 뱀처럼 몸뚱아리를 꼬고 있는 두 마리의 소에서부터 태극으로 돌아가는 소의 몸뚱아리 등 다양한 모습의 소가 초승달에 초가도 그려 넣고 들풀도 그려 넣는다. 이제 그의 그림의 소재는 소와 자연만물이다.

이 같은 정 화백의 소는 이중섭의 소와는 다르다. 이중섭의 소는 내성적인 힘이 외면으로 나오고 있는 것에 비해 정 화백의 소는 내성적인 힘이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는데 차이가 있다.

여기에 '코뚜레'가 없는 것도 특징이다. 억압의 굴레에서 자유를 향한 절박함을 표현하고 있다고나 할까.

정천영 화백의 작품들

정화백은 그동안 많은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 왔으나 어느 순간부터 공모전이 싫어 지금은 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1995년 서울에서 활동을 접고 고향으로 내려와서는 한국전업작가 모임에서 동아리 활동을 했고 현재는 옥천민예총 미술분과 10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지역행사인 지용축제, 포도축제 등에 참여하며 어려움을 돕는데 흔쾌히 나서고 있다.

최근 그는 벽화 그리는 작업도 했다. 옥천 안내 정방, 현리와 영동 상촌 조동 등지에서 벽화로 동네분위기를 확 바꾸었다. 벽화를 그리는 동안은 아무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저 그림만 그리면 즐겁고 땀을 비 오듯 흘러도 피곤하지가 않다. 그림은 이제 그에게 빼놓을 수 없는 생활이며 일상이다.

정화백은 또 하나의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 11월6일부터 1주일간 옥천도서관 전시실에서 8명의 회원이 심혈을 기울여 화폭에 담은 주옥같은 작품을 모은 군집개인전이다.

개인전을 통해 주민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다.

옥천 / 손근방기자

"소 통해 세상사는 이야기 계속"

정찬영 화가

정천영 화백은 그동안 받은 숫한 공모전에서의 수상을 스스로 부끄러워서인지 모두 기록에서 지웠다고 했다.

작가가 그림만 열심히 그리면 됐지 무슨 상을 받았다. 어떤 상을 탔네 하는 자랑을 털어놓는 것은 창작을 하는 순수한 화가로서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일종의 잘못된 한국 화단에 대한 경고일수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의 팸플릿에 공모수상 경력을 모두 빼고 개인전, 초대전 등만 기록하고 있다.

정화백이 이야기를 털어 놓는 동안 그의 우직하고 순박한 모습에서 소와 어딘가 모르게 닮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돈 안 되는 일을 하면서 늘 가족에게 미안하기도 했지만 다행이 잔소리를 하지 않고 이해해 주는 아내의 묵묵한 내조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어떤 때는 머리가 아프다가도 그림만 그리면 사라지고 몇 시간을 그려도 피곤하지 않고 즐거운 것은 그림이 천직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그의 작업실을 귀락헌(貴樂軒)이라 했다. 귀한 즐거움을 가진 집이란 의미인데 귀락헌에는 소 품안에서 물고기가 누워 하늘을 나는 새를 여유롭게 바라보는 모습의 '귀락'이 눈길을 끈다.

정화백이 소를 화폭에 담는 이유와 작업실을 귀락헌으로 지은 이유를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정화백은 소를 부활시켜 소를 통한 세상사는 이야기를 두루 하는 일을 살아있는 동안 계속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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