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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2.20 17:32:3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함박눈이 겨울의 운치를 더하는 계절이다.

본격적인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아이들로 시끄럽게 붐비던 초등학교 운동장이 텅 비었다.

아파트 단지 앞에선 수 미터(m)의 소나무가 소복이 쌓인 눈으로 흰 모자를 썼다. 그래도 여전히 푸른 자태를 뽐내는 모습이 꽃처럼 아름답다.

아이들의 재잘거리는 목소리, 아파트 단지의 푸른 소나무 등 모든 요소는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다. 작품을 구상하고 제작을 하는 과정에서도 이러한 요소들은 작품 속에 들어가 하나의 문양으로 새 생명을 얻는다.


도예가 최철기(35)씨가 자신의 작업실에서 내다보이는 풍경을 도자기에 옮겨 그렸다.

공방을 오가며 들린 사람들로부터 괜찮은 반응이다. 접시, 컵에도 소나무의 변치 않는 모습을 그려 넣었다.

청주 봉명동 아이파크 아파트 후문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은 초등학교와 주택가를 끼고 있어 누구나 오가며 부담 없이 들를 수 있는 곳이다.

작업실 이름은 '端(단)아한 도예공방'. 20여㎡ 규모로 목조식 인테리어가 예쁘게 꾸며졌다.

늘 혼자서 작업을 해 왔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시끌시끌한 것이 그리워 공방을 내게 됐다.


그가 작업한 생활자기는 며칠 뒤 진열대에 올려 진다. 구워내는 대로 진열대에 올려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 누구나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주로 생활자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작품 활동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다.

단체전만 해도 1년에 수회에 이르니 늘 작품을 구상하고 만드는 것이 그의 일이다.

주부들의 경우 대형 도자기 회사에서 나온 자기들만 구매해 쓰다 이곳에 들르면 눈이 즐거워지는 것은 물론 기분 전환에, 향기 좋은 차까지 얻어 마실 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공간이 없다.

이것저것 구경하다 맘에 드는 것이 있으면 살짝 가격표를 살펴본다. 자세히 보니 '0' 하나가 빠져있었다.

공방 안의 그릇들은 눈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저렴하다. 그래서 공방에 들른 손님들은 "이거 '0' 하나 빠진 거예요?"라고 되묻기도 한다.

이날 인터뷰 차 들른 공방에도 도자기를 좋아하는 아줌마들이 줄을 이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청주시내에는 마니아층까지 생겨났다고 한다.

여기에 30% 세일까지 겹쳐 있으니 멀리서도 소문 듣고 와 물건들을 싹쓸이해 갈만도 했다.

더구나 올해 단아한 공방이 문화시설육성사업에 선정되면서 지역에 거주하는 학부모와 아이들이 무료로 도예체험을 하고 자신이 직접 만든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최 작가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도예에 관심을 갖고 일상에서 즐겨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흙으로 자신의 꿈을 빚으며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간다.

/ 김수미기자

"눈높이 낮춘 도자의 대중화 실현"

"도예가라고 작품만 만들면 되나요? 작가 자신을 만족시키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대중들과 소통할 수 있는 코드로 도자를 대중화 시키는 게 가장 큰 꿈입니다"

도예가 최철기(도예공방 단아한 대표)씨가 생활자기를 만드는 이유다.

그는 생활자기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 파고드는 대중화를 실천하고 있다.

도자기하면 값비싼 물건 정도로 생각해 선뜻 구입하려고 하는 이들이 적었는데 웰빙바람이 불면서 흙으로 빗은 생활용품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마저도 비싸면 소비도 안 되고 대중화도 실현되기 어렵기 때문에 최씨는 낮은 가격에 시작하는 아기자기한 생활용품을 만들어 대중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가 처음 흙을 만진 건 고1때다. 증평공고 출신으로 당시 디자인과에 다녔는데 청소구역으로 도예과 작업장을 맡으면서 흙냄새에 반해 선생님과 선배들을 졸라 억지로 도자공예를 배웠다.

이를 계기로 김기종 선생이 낸 공방에서 문하생으로 배우면서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다.

최씨는 지난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운보의 집 공방 '운보와 사람들'에서 팀장을 지냈다.

당시 생활자기를 주로 만들었고, 2006년부터 2007년까지 동양도자기에서 현장관리를 맡아 보다가 지난해 자신의 작업공간인 '단아한 공방'을 냈다.

"고등학교때부터 늘 혼자 작업하다 보니 사람들이 그립더라구요. 그래서 공방도 내고 사람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이 좋아 당분간 이 상태를 유지할 생각입니다"

'도자의 대중화'가 가장 큰 꿈이라는 그는 우송공업대학 공업디자인과를 졸업해 한국공예가협회, 충북미술협회, 증평미술협회, 토지도예가, 흙나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02년 운보미술관에서는 유일하게 '아름다운 식탁전'이라는 타이틀로 개인전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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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