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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아지트를 찾아서 - 서양화 박용구 작가

옛 마을회관 개조한 청주 오동동 작업실
박정수 조각가·윤경수 목공예가 이웃에

  • 웹출고시간2010.08.15 15:32:4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 김수미 기자
추상화를 통해 무에서 유를 창출해 내는 박용구 작가.

그는 자신의 삶의 그릇에 무엇이든 담아내고자 한다.

우선 가치를 생각하지 않고 많은 것들로 자신의 삶의 그릇을 가득 채운다.

그러다 보니 삶의 그릇이 그리 큰 편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그는 이내 삶의 그릇을 비워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결 가벼워진 삶의 그릇을 또다시 채워 넣는다.

이번엔 무엇이든 채우려고 담는 것이 아니고 가치 있는 것들로 다시채움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탐색하고 정체성을 찾는 수양의 자세를 배우게 된다.

지난달 문경에서 첫 개인전을 연 박 작가는 '채움과 비움, 그리고 다시 채움'이라는 주제로 수신(修身)의 과정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여기서 비움의 작업은 조선시대 작품을 차용한 작업인데, 여백의 미를 강조한 선조들의 작품과 자신의 비움 컨셉이 일치해 한국적인 모티브를 작업 방향으로 정했다.

청주 오동동(오동1로 66번지)에 위치한 그의 작업실을 찾아가봤다.

청주 오동1로 66번지에 위치한 박용구 작가의 작업실(사진 좌측)

ⓒ 김수미 기자
작업실은 옛 마을 회관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그 옆에 박정수 조각가와 윤경수 목공예가의 작업실이 나란히 붙어있다.

작가는 혼자서 작업을 하다보면 자신의 세계에 갇히는 딜레마에 빠지기 쉬운데 셋이 나란히 작업을 하다보니 오브제나 마티에르 등에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작업실의 열린 문 틈 사이로 박용구 작가의 작업공간이 보인다.

ⓒ 김수미 기자
수십 년 간 마을을 지켜온 가로수가 그늘을 만들어 내는 그의 작업실은 언뜻 보아 시골마을의 전형적인 구멍가게 같다.

문을 열고 들어가야만 작가의 작업실임을 알 수 있다.

물감을 묻혀 색깔을 낸 톱밥이며 바탕작업을 해 쌓아둔 캔버스,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한 작품 등이 예술가의 작업실임을 실감하게 한다.

박용구 작가 작업실의 내부 모습.

ⓒ 김수미 기자
모두 60m²(18평) 규모의 작업실은 주방과 거실, 방으로 구성됐다.

주로 넓은 거실이 그의 작업공간이다.

다양한 오브제를 사용하는 그의 작품(비구상작품) 특성 때문에 작업실에는 나무 조각에서부터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양한 재료들이 널려있다.

박용구 작가 작업실의 내부 모습.

ⓒ 김수미 기자
벽면에는 운 좋게도 그가 가장 최근 선보인 작품 몇 점이 걸려 있었다.

입체감을 준 회화 작품인데 굳어버린 아크릴 물감 조각을 캔버스에 붙이고 그 위에 수양하는 맘으로 몸과 마음을 닦는 '수신'의 자세를 표현했다.

"인생은 끝없는 수양의 길"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인생의 긴 여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수신하고 인내한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그림에는 고뇌와 인내가 있고 의식이든 무의식이든 보는 이들의 마음에 잠재된 또다른 세상으로의 여행을 선사한다.

/김수미 기자

"현재·과거·미래의 공존… 정지화면의 가능성 실험"

박용구 작가

"그림삼매경에 빠져 내가 표현하고자 하는 신세계를 표현했을 때 느껴지는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모두들 '알아보기 힘든 비구상작품을 왜 하냐'고 물을 때 이 같은 매력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어요"

직관이나 상상에 맡겨 자유로운 이미지를 표출해 내는 박용구(37) 작가.

일반인들의 시선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그림을 그리는 주체로서의 시점에서 좀 더 기발하고 참신함에 작품의 초점을 두고 있다.

"구상미술이 갖는 특징은 풍경이나 정물 등 알아볼 수 있는 사물로 예술적 감각을 표현하는데 비해 추상작품은 무에서 유를 창출해 내는 작업으로 무한대의 상상력을 통해 확장된 예술세계로 안내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작가로 활동하는 동안 꼭 한번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감동적인 작품을 그려내는 게 가장 큰 꿈입니다"

그는 다양한 오브제와 마티에르에 변화를 주어 보는 이들이 작가의 작품 의도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도록 했다.

감동적인 작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싶다는 박 작가는 지난달 문경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문경은 임용고시를 치룬 곳이기도 하고 초임발령지이기도 한 인연 때문에 애써 그곳을 첫 개인전 장소로 정했다.

그리고 오는 12월 청주에서 마티에르에 다양성을 준 작품으로 두 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현재 양청고 미술교사로 재직 중인 박 작가는 충북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해 한국미술협회 서양화분과위원과 한국미술협회 청주지부 청년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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