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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아지트를 찾아서 - 서양화가 강병완

동·서양 색채가 공존 '한지 천국'

  • 웹출고시간2009.08.09 19:59: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 영운동에 있는 강병완 작가의 작업실. 그가 한지를 이용해 부조 작품을 만들고 있다.

ⓒ 김수미 기자
일명 '흰머리 소년'으로 불리며 한지 예찬론자로 알려진 강병완(52·충북미술협회장·사진) 작가.

사람들은 그를 두고 '한국화가'라고 부른다. 번지고 스미는 한지의 매력에 빠져 지금까지 20여년을 한지로 작업했기 때문이다.

그의 작품은 불교적인 색채가 강하다. 색감을 그리 썼다는 것이 아니라 문살, 와당 등 전통문양과 상상의 동물인 삼족오, 연꽃을 등장시켜 불교적인 색채를 강하게 내뿜고 있다.

처음에는 그가 불교 신자이기 때문에 종교의 영향이 작품세계에까지 미친 것으로 생각했다.

청주 영운동 한국병원 뒤에 있는 그의 작업실을 찾아가봤다.

청주 영운동에 있는 강병완 작가의 작업실. 그가 한지를 이용해 부조 작품을 만들고 있다.

ⓒ 김수미 기자
불교 신자로 믿고 있던 그가 놀랍게도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에서 등장하는 손을 화면에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미리 짜놓은 틀에 마대 천을 입히고 그 위에 부조를 얹어 한지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는 하나님이 손가락으로 아담을 창조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성당에서나 봄직한 것인데 그동안 강 작가가 그려왔던 불교적인 그림과는 대조적이라고 했더니 놀랍게도 그는 불교 신자도 한국화가도 아니었다.

청주 영운동에 있는 강병완 작가의 작업실. 그가 한지를 이용해 부조 작품을 만들고 있다.

ⓒ 김수미 기자
충북대학교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서양화를 전공했다.

90년대 초 미술관을 위주로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던 그는 유럽작가들의 작품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눈에 봐도 유럽의 이미지를 물씬 풍기는 이국적인 색채는 작가로서 그의 존재를 돌아보게 했고 그렇게 고민 끝에 고른 재료가 한지였다.

스미고 번지는 한지의 물성이 물감과 합일되고 마름의 과정을 거치면 오랜 세월 견고하게 버티는 특성 때문에 한지는 그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이처럼 재료적인 특성 때문에 서양화가인 그가 동양화가라는 웃지못할 오해를 받고 있었던 것이다.

강 작가의 작업실은 금방이라도 학생들이 들이닥칠 것만 같았다. 학교 미술실 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나무랄 데 없이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 그의 또 다른 직업을 짐작케 했다. 그는 청석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평소 수업이 끝나야만 작업실에 와 작품 활동을 했는데 요즘 방학을 맞아 전업 작가로 돌아왔다.

최근 한지의 재료적인 특성을 살려 여러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작품들만 수 점에 이르는데 다음해 서울에서 개인전을 열 계획이라고 한다.

/ 김수미기자

"나만의 독특한 이미지 위해 한지 선택"

"현대 미술이 갖는 특징 중 하나가 탈 장르화 인데 요즘은 재료적인 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표현하느냐에 많은 고민을 하고 있어요."

한지를 소재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 강병완 작가.

'흰머리 소년'이란 그의 별명이 재미있다. 보은 출생인 그는 태어나 단 한 번도 염색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젊은 시절부터 흰머리가 많아 붙여진 별명이다. 오히려 그의 흰 머리에서 예술가다운 카리스마가 풍겨져 나온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타일작업을 선보였다. 그러다가 자신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한지 작업을 택했다.

그가 한지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93년. 시골에서 흔히 보아오던 실제의 문을 화폭에 옮기는 작업을 통해 많은 관심을 모았다. 문살에 한지로 작업을 한 것이 현대적이고 한국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눈길을 끌었던 것이다.

또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 재미있는 작품도 있다. 붕어빵틀을 한지로 떠내 선보인 입체 작품인데 지난 2001년 아트페어에 등장하면서 가장 많은 수의 작품이 판매되기도 했다.

최근 그의 작품에는 연꽃이 등장한다. 여기에 금박을 입혀 작품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그는 "진흙탕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는 꽃이 연꽃이라 생각된다"며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는 듯 하기도하고 해서 연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한지의 특성과 부합되는 전통문양, 삼족오 등을 등장시켜 우리적인 형상을 화면에 재구성하고 있다. 이렇게 작업된 작품들은 다음해 서울에서 열리는 강 작가 개인전에서 만날 수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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