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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아지트를 찾아서 - 민화작가 한영희

청주 내덕동 새작업실…후학양성도 심혈
민화 매력에 푹 빠져 공예가의 길도 바꿔
9월 남송갤러리 개관전 준비로 바쁜 나날

  • 웹출고시간2010.07.26 00:37:5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예로부터 우리는 생활공간을 장식하거나 잡귀와 병, 도깨비 따위를 물리치는데 민화를 이용했다.

그래서 민화는 민중 속에서 태어나고 민중에 의해, 민중에 유통되는 그림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다. 주로 산수, 화조 등의 정통 회화를 모방해 소박하고 파격적이고 익살스러운 특징을 지닌다.

민화의 기원을 살펴보면 선사시대 암각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물고기·거북·사슴·호랑이 등에서 민화의 원초적인 화맥을 찾을 수 있다. 고구려 벽화의 사신도·신선도, 백제 산수문전의 산수도 등도 맥락을 같이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민화는 처용설화에 등장하는 처용의 화상이다.

한영희 作 '사랑6'

처용설화는 백성들의 살림이 부유하고 태평성대였던 통일신라 말 헌강왕(875∼886년) 때의 이야기다.

동해용의 아들 중 하나였던 처용은 당시 헌강왕의 주선으로 미모의 여자와 혼인을 맺게 된다.

그런데 그의 아내가 너무도 고왔기 때문에 역병 귀신이 탐을 내 사람으로 변신을 하고 밤에 몰래 그 집에 들어가 아내와 함께 보내게 된다.

이때 밖에서 돌아온 처용이 잠자리에 누운 두 사람을 발견한다.

그는 "서라벌 밝은 달에 밤들이 노니다 들어와 자리를 보니 다리가 넷이로다. 둘은 내 것인데 둘은 누구의 것인고? 본래 내 것이다만 빼앗긴 것을 어찌 하리오?"라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면서 물러나간다.

이때 역신이 처용의 앞에 정체를 나타내고 무릎을 꿇고 말한다.

"나는 당신의 아내가 탐이 나 당신의 집에 몰래 들어왔소. 그런데도 당신은 노하지 않으니 이제부터는 맹세코 당신의 얼굴을 그려 붙인 곳에는 들어가지 않겠소"라고 말했다.

이때부터 처용의 화상을 문설주에 붙이면 역신이 들어오지 못한다는 벽사의 의미가 전해내려왔다.

이런 민화가 최근 작가들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다.

집안 곳곳을 장식하는 회화작품으로도 활용되지만 음식을 멋스럽게 담아낼 수 있는 식기, 다과상, 가구, 의상, 벽지, 커튼, 침구류, 문구류 등 실생활 어느 곳 하나 빠지지 않고 애용되고 있다.

민화작가 한영희씨가 작품활동에 열정하고 있다.

ⓒ 김지훈 기자
청주 내덕동(577-1번지)에 새 작업실을 낸 한영희 작가의 작업실을 찾아가 봤다.

충북학생수영장 맞은편으로 신사정장 매장 2층에 위치해 있다.

자신의 호를 딴 '남송'민화연구소로 갤러리와 함께 같은 층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는 후학 양성을 위한 작업공간도 마련해 두었다.

모두 198.347m²(60평)로 이 중 그녀의 작업실이 76.033m²(23평), 나머지 갤러리 등이 공간을 차지했다.

그녀가 올해 처음으로 운영하는 갤러리 이름은 남송갤러리다.

주로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신진작가나 학생들에게 전기료 정도를 받고 대여해 줄 계획이다.

그런데 대학에서 공예를 전공한 그녀가 민화작가로 활동하는 것이 의아했다.

한 작가는 영곡 박미향 선생님으로부터 사사받아 지금은 자신도 후학양성에 나서고 있다.

민화 자체를 '행복한 그림'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그림 하나하나에 뜻이 담긴 민화의 매력에 빠져 공예가가 아닌 민화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 김지훈 기자

작업실을 둘러보니 민화 여러 점이 포개져 있었다.

오는 9월 갤러리 개관 전시와 함께 올해 수능을 보게 되는 아들을 위해 '어해도'와 '책거리'를 주제로 열 전시작품을 준비하고 있었다.

가정의 행복을 기원하고 자신이 아는 모든 이들에게 행복을 전달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는 그녀는 민화의 전통기법을 고수하되 재료와 소재를 달리해 창의적인 민화를 그리는데 정성을 다하고 있다.

/김수미 기자

"식기 벽지 등 실생활 활용 전통의 새 가치 조명 행복"

"상징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그림이 민화예요. 작품에 들이는 정성에 따라 그림의 가치가 달라지고 그래야만 우리의 실생활에서도 민화의 가치가 빛을 발하게 되지요"

최근 실생활에 새롭게 접목한 민화로 각광받고 있는 한영희(여·48) 작가.

그녀는 커튼, 침구류, 의상, 식기, 가구, 벽지 등 모든 실생활에 민화를 활용해 민화의 가치를 새롭게 재조명하고 있다.

"전통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세계로 승화하는 작업이 가장 행복한 작업 같아요. 민화의 근간을 이룬 자연을 소재로 하되 옻칠한 한지, 나무, 모래에 그림을 그려 재료를 달리하면 선의 맛과 여백의 맛이 새롭게 살아나는 것이 매력인 것 같아요"

그녀는 요즘 작품 준비가 한창이다. 작업실 곳곳에 켜켜이 그림을 걸어둘 만큼 여러 점의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오는 9월 자신의 이름을 딴 갤러리를 오픈하는 만큼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해 십장생과 모란꽃을 소재로 첫 개인전을 연 그녀는 올해 9월 남송 갤러리 개관전과 함께 10월 '책거리'와 '어해도'를 주제로 개인전을 연다.

한 작가는 후학양성에도 열성이다.

전통문화 활성화를 위해 고된 작업을 마다하지 않고 아낌없이 가르쳐 주겠다는 게 그녀의 각오다. 우리 것을 아낄 줄 알아야 우리 것이 세계화 될 수 있다는 그녀만의 철학이 담겨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만의 독특한 해석이 담긴 현대적 기법은 그림의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청주대 예술대학 공예과와 숙명여대 산업미술대학원을 졸업한 그녀는 현재 충북민화협회, 한국민화작가회, 충북민족미술협회에서 활동하며 청주대 평생교육원에 출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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