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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수십만년전부터 인류가 삶의 근거를 마련한 곳은 대부분 강변이었다. 강자갈을 떼어 연모를 만들어 쓰던 구석기부터 돌을 갈아 쓰던 신석기, 무기를 만들어 쓰던 청동기 유적들이 대부분 이런 강변에서 찾아진다.

충북의 달천, 남한강은 선사시대부터 삶의 터전이었지만 삼국시대에 이르러서는 전쟁터였다. 험준한 소백산은 자연히 삼국의 경계가 되어 쟁패지로 부상했다. 고대사 기록에 이 일대 지명이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5세기 중반 남하하는 고구려와 북상하는 신라가 충돌한 것은 바로 달천의 상류였다. 달천 상류인 괴산 청천(薩水)에서 백제세력을 몰아낸 고구려는 속리산을 넘어 상주까지 넘보게 된다.

남한강변 충주를 점령한 고구려 세력은 달천으로 거슬러 올라가 상주로 남하하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나제동맹(羅濟同盟)의 대응으로 상주 땅으로 진출하기는 어려웠다.

6세기 중반 신라 진흥왕은 고구려군이 남하했던 달천을 통해 국원성을 점령했을 가능성이 크다. 죽령이나 계립령보다는 달천 길이 용이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달천 주변은 고대사 유적의 보고를 이룬다.

충주는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고구려비가 찾아진 곳이다. 만주 지안에 있는 광개토대왕비를 감안하면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가금면 일대는 가장 많은 고구려 유적이 있다. 남한강 수로를 지킨 장미산성은 백제에서 처음 쌓은 것이지만 고구려가 점령하여 대대적으로 보축했다. 일단 유사시 주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큰 성으로 확대한 것이다.

노은면 보련산에서는 고구려 금동불상의 광배(光背)가 발견되었다. 남한 지역에서는 처음 찾아진 건흥명(建興銘)이다. 필자는 한때 노은면 일대에서 고구려 절터를 찾으려 노력한 시기도 있었다.

신라 진흥왕은 충주를 차지하고 국원경(國原京)을 설치했다. 학계는 고구려비에서 가까운 탑평리 일대를 치소(治所)로 해석한다. 탑평리 절터 인근에서는 관아 건물지로 추정되는 대규모 유지가 찾아졌으며 인근 누암리에서는 많은 고분군이 찾아졌다.

경(京)이란 왕도 다음가는 도시를 말한다. 신라는 북진시기부터 이 지역을 중요시했다. 진흥왕은 가야 집단을 이주시키고 이들이 지닌 문화예술을 진흥시켰다. 악성 우륵을 위시 문장가 강수, 명필 김생이 모두 충주에서 나와 신라를 빛냈다.

이렇듯 충주를 중심으로 한 일대는 구석기부터 신석기, 청동기, 역사시대에 이르는 복합문화의 중심이었다. 한국의 7대 문화권의 하나인 중원문화권이 설정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원문화권은 단양, 영월까지 포함하는 광역 문화권이다.

충주시 일원에서는 땅만 파면 많은 유물들이 무더기로 쏟아진다. 우륵 유적인 탄금대 일대에서 찾아진 고대 제철 유적은 학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탑평리에는 충주시립박물관이 있다. 중원문화권 유적의 중요성에 비추어 초라하기 짝이 없으며 중심 박물관으로 보기에 민망하다. 그동안 중원문화권 유적에 출토되었던 많은 중요 유물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우리나라 전통문화정책의 부실함을 충주박물관을 통해 알 수 있다.

충주시립박물관을 국립박물관으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학계와 도민들의 소리가 높다. 국립박물관으로 승격 되면 충주 중원일대에서 출토된 많은 유물들이 돌아올 수 있다. 이를 보러오는 관람객들도 늘어날 것이다. 또한 중원문화권 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디딤돌을 놓는 것이다. 정부의 결단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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