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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06.19 17:54:56
  • 최종수정2019.06.19 17:54:56

이재준

역사칼럼니스트

'나는 날 마다 세 번 내 몸을 살피는데, 하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하는데 있어 정성스럽게 했는가, 벗과 사귀는데 믿음을 잃지 않았나, 스승의 가르침을 익히지 않았는가를 반문했다'

삼성오신(三省吾身)은 논어에 나오는 증자의 말이다. 모름지기 선비는 하루에 세 번 스스로 반성하여 잘못을 고치라는 뜻이다. 그러나 사람이 살면서 매일 세 번씩 자신을 반성한다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임금은 대간들의 말을 경청함으로써 스스로 국정을 반성하고 자신을 채찍질했다. 조선 성종과 손순효를 고사를 보면 임금의 활짝 열린 귀를 짐작할 수 있다. 어느 날 성종은 손순효를 포상하면서 다음과 같이 유시한다.

-대간(臺諫)은 나의 눈과 귀이다. 내가 즉위한 이래 이들이 누차 글을 올려, 현재의 폐단을 빠짐없이 아뢰어 나의 부족함을 채워주었다. 이들은 남의 눈치나 보며 제 한 몸 보전하려 드는 무리가 아니기에 내가 무척 높이 평가한다. 집의(執義) 손순효(孫舜孝) 등에게 상으로 특별히 자급을 한 단계 높여주도록 하라. <성종실록 2년 6월 18일>

손순효는 성종에게 어떤 간언을 했을까. 그 것은 진심어린 비판이었다. 임금의 아들 연산군이 장래 폭군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안 손순효는 술이 취해 용상을 붙들고 '이 자리가 아깝다'고 까지 했다. 금방이라도 불호령이 떨어져 목이 달아날 지경인데도 성종은 손순효의 충정을 알고 용서해주었다.

조선 명종 때 우부승지 안현(安玹)이 위독해 사경을 헤맸다. 이때 임금은 신하를 집으로 보내 문병한다. 병석에서 일어나 임금의 유시를 읽은 안현은 눈물로 답장을 썼다.

"소신은 지위가 숭품(崇品)에 이르렀으니 성은이 망극합니다. 그런데 지금 문병까지 하여 주시니 더욱 황공합니다. 신의 병은 독종이라 쉽게 차도가 있지 않을 듯싶습니다. 소원이 있다면 상께서 백성을 사랑하시고 간언(諫言)을 따라 주십사 하는 것뿐입니다."

안현은 죽음 직전에서도 임금에게 '백성을 사랑하며 쓴 소리를 수용해 달라고 한 것이었다. '일득록(日得錄)'은 개혁 군주 정조의 언행을 기록한 것이다. 기록 가운데 '형정(刑政)'이 인상이 깊다.

다산 정약용이 경기 암행어사로 나갔다가 정조의 측근인 김양직과 강명길의 비리를 적발했다. 김양직은 사도세자의 능을 이전한 지관이었고, 강명길은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병을 돌 본 태의(太醫)였다. 이들은 정조의 총애를 받아 현감과 군수를 지내면서 권력을 남용한 것이다. 정조는 처음 이들을 용서하려 했다. 그러나 다산은 즉각 상소 올려 항의하였다. 정조는 결국 이들을 처벌했다. 임금이라도 자기가 신임한다고 해서 잘못을 봐주면 안된다는 항변이었다.

일득록에서 '훈어(訓語)' 편은 다른 감동을 준다. 정조는 '평생토록 깊이 간직할 것은 무물아(無物我) 세 글자뿐이다.'라고 했다. 즉 나의 물건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말은 나와 다른 사상이나 의견, 입장을 배척하지 않고 포용할 수 있는 정신이다.

요즈음 여야 정치권은 폭주기관차처럼 일방적 질주를 하고 있다. 정부도 실패를 한 정책이 있어도 수긍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는다. 귀를 막은 채 상대당의 말을 듣지 않으려한다. 대화는 막히고 적개심이 가득하며 나라는 더욱 혼란에 빠지고 있다. 국론을 조화해야 할 대통령마저 야당에 대한 공격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하루 세 번 반성을 했던 선비의 아량이 없고 간언을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되지 못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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