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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충청북도의회 교육수석전문위원

인사가 만사다. 같은 일을 하더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달라진다.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 인사(人事)는 사람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이다. 만사(萬事)는 모든 일을 가리킨다. 따라서 사람의 일이 곧 모든 일이다. 사람이 시작이고 사람이 마무리라는 공식은 사람에 대한 믿음에서 시작된다. 한 사람이 태어나려면 하늘이 문을 열어주어야 한다. 한 사람의 탄생은 하늘이 하는 일이고, 사람의 일 중에서 사람을 다루는 일인 인사는 가장 큰일이다. 인재는 하늘에서 내려 보내고, 인재를 알아보고 선발하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인재는 시대와 상황을 떠나서 늘 있다.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을 다룬다는 점이다. 무생물을 다루는 다른 분야는 표준화, 단순화, 자동화가 용이하나 인사업무는 그게 쉽지 않다. 인간은 백이면 백, 천이면 천, 모두 생각과 행동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사의 삼원칙인 적시, 적재, 적소가 중요하다. 또한 인사는 외부고객이 아닌 내부직원을 상대한다는 점이다. 인사권이 있는 조직의 리더들은 외부고객 만족을 위해서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데 반해 내부고객인 직원 만족을 위해서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 이유는 내부직원 만족이라는 것이 곧바로 성과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평가하기도 어렵다.

자고이래로 모든 시대와 장소를 아우르는 '인사만사(人事萬事)'는 진리다. 지도자가 정직하고 능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면 백성은 믿고 따른다. 인사의 중요성을 거론할 때마다 회자되는 논어의 구절이 있다. 공자는 "곧고 바른 사람을 등용하고 그렇지 못한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따르고, 바르지 못한 사람을 등용하고 곧은 사람을 버리면 백성들이 따르지 않는다"라고 했다. 또한, 조선의 헌법서인 경국대전 예전편에 훌륭한 군주가 갖추어야 하였던 세 가지 조건인 통삼(通三)으로 백성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시대에 역행하지 말며, 적재적소에 인재를 가리어 써야 한다고도 했다. 다산 정약용은 간쟁(諫諍)하는 신하는 배반하지 않는다고 했다. 직언하는 인사를 등용하고, 일을 맡기는 것은 리더에게 모든 일을 탁월하게 풀어가는 토대가 된다. 항우보다는 유방의 인사가 성공한 이유다.

최근, 2023년 3월 1일자 충북교육청 정기인사가 있었다. 인사가 실시되면 으레 평가가 뒤따른다. 하지만 100%를 만족시킬 수 없다. 인사권자가 아무리 잘 하더라도 불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51%만 만족해도 성공이란 말이 생겨난 이유다. 능력 있는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했느냐에 따라 충북교육의 운명과 성패가 좌우된다.

잘된 인사는 누구나 공감하고 수긍하는 인사이고,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예측 가능한 인사다. 깜짝 인사는 리스크가 많다. 공직에 있어서 경험의 힘은 일의 성패를 가른다. 실무를 직접 해봐야 알고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기획서 한번 구안해보지 않은 사람이 기획책임자가 되거나. 보도자료 안 써본 사람이 홍보책임자가 되고, 문답서나 질문서, 감사결과보고서 한번 직접 작성해 보지 않은 사람이 감사책임자가 되는 것은 아이들을 한 번도 지도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이 교장이 되는 것과 같다. 공무원의 역량은 오랜 경험의 산물이다.

인사는 기관장의 가장 강력한 메시지다. 잘못된 인사는 조직 구성원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주고, 결국 조직의 목표 달성이 요원해 진다. 이제 공직사회는 자율과 공정을 중시하는 청년세대가 주류다. 편향적인 단체의 소속의식과 지연과 학연이라는 과거의 잣대로 인사가 실행된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없다. 국민이 체감하는 일 잘하는 공직사회를 만드는 길은 의외로 간단하다. 신나게 일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를 부여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소신있게 일하며, 적극행정을 펼치는 공직자에게 제대로 된 보상이 가면 된다. 그 열쇠는 인사권자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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