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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충북도교육청 서기관·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연수파견

3월 25일, 오늘부터 '기초학력보장법'이 시행된다. 대한민국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된 역량과 소질을 계발하고, 궁극적으로 자아를 실현하며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망을 확보하고자 법으로 제정했다. 학생들의 기초학력 보장은 이제 국가 차원의 법적 책무다.

코로나19 팬데믹 3년차다. 학부모들은 신학년 초부터 등교수업이 원격 수업 등으로 대체되면서 학생들의 기초학력부터 걱정이다. 이달 예정된 교과학습 진단평가를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해 정확한 학력 실태부터 파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5년 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교육격차가 더욱 심화됐다. 국가 차원의 기초학력 보장은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매우 시급한 과제다.

기초학력보장법 제정 전에도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다. 국가적 차원의 본격적 기초학력 보장 정책은 김대중 정부에서 시작됐다. 김대중 정부의 '학습부진 학생 책임지도제', 노무현 정부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제로 플랜', 이명박 정부의 '학력 향상 중점학교 정책', 박근혜 정부의 기초학력 보장 정책의 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초·중등 교육법' 개정, 문재인 정부의 '행복한 출발을 위한 기초학력 내실화 방안' 등은 모두 국가적 수준에서 추진한 정책들이었다. 이들 정책은 국가가 학습 부진을 예방하고 기초학력을 보장함으로써 모든 학생이 뒤처짐 없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나름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이제 기초학력보장법 시행으로 그동안 종종 일어났던 기초학력 진단에 대한 사회적 논란을 잠재울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정부는 법령에 기반을 두고 기초학력 보장 정책을 추진함으로써 정책의 일관성과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교육부장관, 교육감, 학교장, 교사들은 협력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학력보장법'에서 정하고 있는 일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학생들이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함양해 나갈 수 있다.

기초학력 보장을 국정과제로 설정·추진하며 배움의 과정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 사업과 제도를 마련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할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미국은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기 위해 '모든 학생 성공법(Every Student Succeeds Act)'을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 법은 기초학력 보장과 관련한 학교와 교육구, 주 교육부, 연방 교육부 등 주체별 책임에 대해 직접 규정하고 있다.

'기초학력보장법'은 학습지원 대상학생에게 필요한 지원을 실시함으로써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하여 능력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부장관은 시·도 교육감과 협의해 5년마다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수립하도록 돼 있다. 학교장은 학습지원 대상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학생별 학력의 수준과 기초학력 미달의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기 위하여 기초학력진단검사를 실시할 수 있고 그 결과를 학생의 보호자에게 통지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초학력진단검사 결과와 학급담임교사 및 해당 교과교사의 추천, 학부모 등 보호자에 대한 상담결과 등에 따라 학습지원교육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을 학습지원대상학생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학습지원 교육을 담당하는 교원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모든 학생의 기초학력을 보장해 능력에 따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그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학교 등이 할 일과 책임을 정하고 있다. 기초학력은 맥락에 따라 다르게 그 의미가 규정되기도 하지만, 모든 학생이 계속 학습하고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최소한의 수준의 학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초학력은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제해결력과 창의력 등을 기르는 출발점이다. 이제 우리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기초학력 안전망 구축에 관한 법률 시행으로 학교는 기초학력을 제대로 길러주어야 할 법적 책무가 있다. 우리 학생들 개개인에게 삶의 기회를 확대하고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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