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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진천교육지원청 행정과장

내가 제일 존경하는 공무원 선배는 이증수과장님이다. 처음 이증수과장님을 만난 것이 1991년 8월 청주교육청이다. 과장님은 당시 사무관승진시험 준비를 하는 어려운 시기임에도 문서작성 기법부터 행정체계와 공무원 생활의 기본까지 내게 가르쳐 주셨다. 이후, 1996년 괴산교육청 관리과장으로 오 셔서 내게 더 많은 가르침을 주시고, 인생의 길을 밝혀주셨다. 이증수과장님과의 에피소드는 책 한 권을 써도 모자라다.

그 중 몇 가지 사례를 들어 본다.

그때 당시 고위간부님 아들이 청주시내에서 모 이동통신사 대리점을 운영하며 휴대전화를 판매하고 있었다. 갑자기 도교육청에서 본청 및 11개 시·군교육청에 공용 휴대전화를 구입하라는 예산이 배정되었고, 본청 각 부서 및 시·군교육청은 그 통신사 대리점에서 공용휴대전화를 구입했다. 그러나 괴산교육청은 과장님 지시에 따라 다른 통신사 대리점에서 구입했다. 그후, 교육청 휴대전화 구입관련 검찰수사가 시작됐고, 검찰은 괴산교육청 등이 구입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도내 교육기관 전체가 공모하여 특정 통신사 대리점에서 일괄 구입하지 않은 것으로 수사는 종결되었다. 그 결과 괴산교육청 이증수과장이 시·군교육청 과장들을 구출(?) 했다고 속으로 모두 고마워했으나, 과장님은 미운 털이 박혔다.

지금도 나는 이증수과장님이 도교육청 모과장과 전화로 언쟁한 기억이 생생하다. "예가를 바꿨어야 한다니, 그게 말입니까? 더 이상 우리 직원들을 나무위에 올려놓고 흔들지 마시고, 내가 책임지겠으니 나를 인사조치 하세요"

그때 당시 교단선진화사업의 일환으로 대형TV를 시·군 교육청별로 최저가 입찰구입 진행중이었다. 계약사무처리규칙에 따라 입찰일 5일전 거래실례가격 등을 조사하여 예정가격을 작성하고, 밀봉 날인하여 입찰일 당일 현장에서 개봉하여 예정가격(예가) 이하 최저가 응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예가 작성 이후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덤핑 입찰하여 가격이 내려갔다 하더라도 기 작성된 예가의 변경은 규정에 따라 불가했다. 괴산교육청 입찰일 1일전 먼저 입찰집행 한 청원교육청에서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예가보다 무려 70만 원 싸게 낙찰되어 총 6억 원의 예산이 절감되는 결과가 있었다. 그러나 청원교육청 이후 다른 교육청에서는 이들이 출혈경쟁을 하지 않아 정상가격으로 응찰했다. 만약, 괴산교육청이 청원교육청의 덤핑 낙찰결과를 반영하여 예가를 변경하였다면 유찰됐을 것이 분명했고, 업체들은 5일전 작성하게 되어있는 예정가격을 덤핑입찰 결과를 보고 변경했다고 발주처인 괴산교육청을 신뢰하지 않았을 것이며 괴산교육청의 공신력은 추락할 것이명백했다. 그러함에도 도교육청은 규칙을 위반하더라도 교단선진화사업의 성과와 예산절감 실적만을 높이기 위해 예가를 변경했어야 한다고 당시 계약담당공무원이었던 나와 경리계장을 문책하려 했다. 이에 화가 난 이증수 과장님과 도교육청 모과장과의 통화였다. 나와 경리계장은 문책되지 않았고, 이후 이증수과장님은 일선 고등학교로 전보되었다.

이증수 과장님은 삶의 목표가 승진과 성공이 아닌 행복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신 분이다. 1996년 2월 교육행정직공무원 문학회인 청풍문학회를 창립하였고, 매년 청풍문학동인지가 발간되고 있다. 또한, 사이클 산야로클럽과 걷기모임 워크홀릭을 결성하신 분이다. 이증수 과장님과의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추억중의 하나가 제주도 자전거 일주다.

불의에 분노할 줄 알고, 수치에 고민을 하라고 일깨워주신 분이며, 선례답습 행정을 탈피하고 창의적인 행정을 펼치신 분이다. 또한, 승진적체 되는 후배들의 앞길을 위해 공로연수도 도내 최초 1년을 솔선수범 실천하여 다른 선배님들에게 욕도 얻어먹은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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