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림동두천 23.5℃
  • 흐림강릉 30.0℃
  • 서울 24.7℃
  • 흐림충주 25.2℃
  • 흐림서산 23.4℃
  • 청주 24.5℃
  • 대전 24.5℃
  • 흐림추풍령 25.6℃
  • 대구 28.9℃
  • 흐림울산 27.3℃
  • 광주 26.0℃
  • 부산 23.5℃
  • 흐림고창 25.6℃
  • 홍성(예) 24.7℃
  • 흐림제주 29.7℃
  • 흐림고산 22.9℃
  • 흐림강화 22.9℃
  • 흐림제천 23.8℃
  • 흐림보은 24.4℃
  • 흐림천안 24.4℃
  • 흐림보령 24.3℃
  • 흐림부여 24.7℃
  • 흐림금산 25.4℃
  • 흐림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8.5℃
  • 흐림거제 24.1℃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박영균

진천교육지원청 행정과장

인생은 낙화유수(落花流水)라고 한다. 인생은 흐르는 물에 떨어지는 꽃과 같다. 낙화유수 흐르는 봄날, 세월에 꿈과 마음을 실어 꽃다운 인생살이 어려운 코로나 고개를 슬기롭게 넘기자. 떨어지는 꽃에도 정(情)이 있다. 물에도 또한 정이 있다. 떨어지는 꽃은 물이 흐르는 대로 흐르기를 바라고, 흐르는 물은 떨어지는 꽃을 띄워 흐르기를 바란다.

낙화유수는 오나라 이욱의 시문에 나오는 구절이다. '흐르는 물 떨어지는 꽃에 봄이 가니 하늘의 인간세계로다.'라고 했다.이군옥의 송별시에도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 떠나가는 게 원망스럽다.'고 했다. 당나라의 시인 고변이 지은 시에는 '떨어지는 꽃이 강물 위로 흐르는 데서 넓은 세상을 알고 술에 반쯤 취하여 한가하게 읊으며 혼자서 왔다.'고 표현했다. 이처럼 낙화유수는 원래 꽃이 지는 늦봄의 풍경을 묘사하는 말이었는데, 후대에는 뜻이 확대되어 세월의 흐름은 자연스러워서 힘이나 세력이 쇠퇴해 가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또한 떨어지는 꽃과 흐르는 물을 남녀간에 서로 그리워하는 애틋한 정을 이르는 말로 쓰기도 한다.

낙화유수는 1927년 우리나라 사람이 만들고 부른 첫 대중가요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가요는 시대와 세대를 관통해 한 세기가 지난 현재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주는 국민애창곡이다. 최근에는 가수 주현미도 불렀다. 또한 창작영화 1호의 무성영화 주제가로 우리나라 최초의 영화주제가 이기도 하다.

강과 하천, 계곡과 시냇물이 모두 흐르는 물, 즉 유수(流水)다. 이 물은 겉으로는 움직이지만 본성은 고요하며 바탕은 부드럽지만 기운은 굳세다. 호수나 연못·저수지의 멈춰 있는 물과는 다르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 선인들은 인생을 흐르는 물처럼 살라고 한다. 물은 흐르다 막히면 돌아가고, 낮으면 채우고 넘어간다. 물은 빨리 간다고 자랑하지 않고 늦다고 탓하지 아니한다. 물은 자리를 다투지 않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더불어 함께 흐른다. 흐르는 물은 받은 만큼 보내고 흘러 보낸 만큼 새로 받는다.

노자는 도덕경에서 물을 좋아하여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했다. 노자는 물에서 무엇을 보았을까? 물은 아래로 흐르면서 온갖 만물을 적셔주지만 그 공을 자랑하지 않는다. 하늘의 이치를 따르며 물 흐르듯 순리적으로 사는 것이 도(道)다. 물은 강과 바다를 향한다. 강과 바다가 온갖 물의 으뜸이 된 까닭은 가장 낮은 곳에 있으면서 세상의 더러운 것도 마다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여서다. 세상의 모든 물을 받아들여 바다라 한다. 노자의 도는 물처럼 아래로 흘러가는 길이다. 세상 사람들이 높은 욕망으로 가는 길과 반대편으로 나 있는 길이다. 길의 끝에는 목적지가 있지만 거기에 뭇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없다. 권력도 명예도 부도 아름다움도 없기 때문이다. 물보다 약한 것은 없지만 세상 어느 것도 끝내 물을 이길 수 없다. 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이 마침내 단단한 것을 이긴다. 이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지만 그 길을 따르지 않는다. 그 때문에 아래로 흐르는 물처럼 세상의 더러운 것을 씻어내고 온갖 재앙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만이 도를 알고 실천한다. 노자의 도는 낮은 곳에 있다.

세찬 겨울바람과 눈을 뚫고 꽃망울을 터뜨린 봄꽃들은 벌써 봄바람에 꽃잎을 흐르는 물에 떨군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 사랑도 영원할 수 없다. 꽃은 피어나기 위해 떨어지고 떨어지기 위해 피어난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다. 사랑은 물처럼 흘러 가도 과거는 남는다. 꽃들이 시들어 떨어진다고 해도 사랑이 물같이 흘러 간다고 해도 사랑했었다고 외쳐본다. 변치 말자던 약속도 그 순간만은 진실이라는 것을 나는 믿는다. 우리는 순간 속에 있다가 가는 것이다. 함께 있는 동안에도 꽃들은 떨어진다.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순리다. 누구도 영원히 정상에 찬란하게 머물 수는 없다. 박노해 시인의 '동그란 길로 가다'라는 시에 잘 나타나 있다.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 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은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삶은 낙화유수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