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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충청북도교육청 서기관·교육부 중앙교육연수원 연수파견

운칠기삼(運七技三)은 운이 7할이고, 재주(노력)가 3할이라는 뜻이다. 곧 모든 일의 성패는 운이 7할을 차지하고, 노력이 3할을 차지하는 것이어서 결국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일을 이루기 어렵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 있는 것이지 노력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고, 운이 기보다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노력을 들이지 않았는데 운 좋게 어떤 일이 성사되었을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자신의 주위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 별로 노력을 하지 않았는데도 하는 일마다 잘되어 성공을 거둘 경우, 인생사는 모두 운수나 재수에 달려 있어 인간의 노력 가지고는 되지 않는다는 체념의 의미로도 쓰인다.

어떤 일을 성취하는 데 필요한 요소로 외부환경인 운이 7할을 가리키는데, 자신이 스스로 바꿀 수 없거나 자기 노력과는 무관한 요인을 이른다. 그래서 돌고 도는 운수요, 우연적 요인이다. 그런데 그 비중이 무려 70%라는 얘기다. 자기 노력만으로는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세상사의 오묘한 이치를 보여 준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자기 능력 바깥에 존재하는 환경과 제대로 만나야 성취가 가능하다는 인생의 소중한 경험론적 교훈이다.

한 선비가 자신보다 변변치 못한 자들은 버젓이 과거에 급제하는데, 자신은 늙도록 급제하지 못하고 패가망신하자 옥황상제에게 그 이유를 따져 물었다. 옥황상제는 정의의 신과 운명의 신에게 술 내기를 시키고, 만약 정의의 신이 술을 많이 마시면 선비가 옳은 것이고, 운명의 신이 많이 마시면 세상사가 그런 것이니 선비가 체념해야 한다는 다짐을 받았다. 내기 결과 정의의 신은 석 잔밖에 마시지 못하고, 운명의 신은 일곱 잔이나 마셨다. 옥황상제는 세상사는 정의에 따라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운명의 장난에 따라 행해지되, 3할의 이치도 행해지는 법이니 운수만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라는 말로 선비를 꾸짖고 돌려보냈다는 고대 중국의 설화에 뿌리를 둔 이 관용어는 승마나 경마의 마칠기삼(馬七騎三)과도 같다. 말이 뛰는 데는 말 본래의 능력이 7할, 말을 모는 기수의 능력이 3할을 차지한다는 진리다.

역사에 등장하는 영웅호걸의 삶이 비극으로 막을 내릴 때, 우리는 흔히 때를 잘못 만났다며 아쉬워한다.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나 제갈량도 따지고 보면 때를 제대로 만나지 못한 사례다. 그래서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조언할 때, 실력을 강조하면서도 말미에는 때를 잘 만나야 한다는 단서를 둔다. 운이 억세게 좋았다느니 재수가 더럽게 없었다느니 하는 자가진단은 오늘날도 곳곳에서 들린다. 무수한 인생 선배들이 실제 삶에서 느낀 자기 경험담인 셈이다.

운과 기의 비율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주관적 자아가 강하고 속세의 성공을 이룬 사람일수록 기의 비율을 높여 잡을 것이다. 자수성가했다며 큰소리치는 부류는 대개 여기에 속한다. 그 반대의 인생을 사는 이들일수록 운을 탓하는 비율이 높을 수 있다. '잘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는 속담처럼 인간의 속성이다. 역사적으로 명멸한 숱한 인생들을 전체적으로 분석하면, 운과 기의 비율이 7대3으로 수렴된다는 것이다,

이런 경험 데이터를 신뢰할 때,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도 가능하다. 나의 55년 인생을 놓고 누가 나에게 운칠기삼을 묻는다면, 나는 솔직히 운이 9요 기가 1이라 말하기도 버겁다. 나는 태어날 때 어떤 이를 부모로 삼을지 고민해 본 적 없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기 위해 땀 흘리지도 않았다. 우크라이나나 북한에서 태어나지 않으려고 애쓴 적도 없다. 지능이 좀 괜찮게 태어난 것도 내 의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하다못해 공무원 시험 치르는 날 아침 갑자기 심한 복통이 찾아오지 않은 것도 내 땀방울의 소산은 결코 아니다. 지금까지 인생의 우여곡절을 제법 겪었지만, 내 노력만으로 현실을 바꾼 적이 전혀 없다. 시험동기들이나 선배들 보다 먼저 승진했다고 까불지 마시라. 모든 것이 상대평가인 우리나라에서 당신의 승진은 경쟁의 승리이기 이전에 당신보다 승진평가 점수를 조금 덜 받아준 동료들, 곧 환경 '덕분'에 가능했을 뿐이다. 제갈량 수준이지만 뜻한 바 있어 공무원 시험을 치르지 않고 다른 진로를 선택한 적지 않은 동년배들 덕분임도 잊으면 안 된다. 다른 환경에서 다른 그룹과 경쟁한다면 당신은 채용도 승진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우쭐대지 말고 겸손히 주변을 돌아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냉소주의나 허무주의로 가자는 건 전혀 아니다. 기3의 자기 능력을 끝내 돋보이게 해 준 운7을 향해 언제나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승자독식이라는 마약에 취하지 말고 다같이 함께 사는 사회를 추구할 책임을 분명히 자각할 필요가 있다. 우리사회의 교육격차와 양극화가 심화되어 가고 갑과 을 모두 각박한 한국사회에서 개혁과 혁신도 필요하지만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의 실천이 더욱더 필요하다. 이런 인식의 전환 없이는 사회 전체가 점차 '오징어게임'으로 치달릴 것이다. 선거결과 여가 야가 되고 야가 여가 되었다. 우리는 '운칠기삼'의 경험론적 데이터를 믿고 감사하고 조심스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기를 희망한다. 이 땅의 숱한 운이 없는 눈물들에게 다가가 그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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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영 충북도교육감 당선인 인터뷰

[충북일보] 6·1 전국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18대 충북교육감선거가 막을 내린지 보름 남짓 됐다. 윤건영(62) 당선인은 지난 15일 충북자연과학교육원에 교육감직 인수위원회 사무실을 꾸리고 본격적인 업무인수 작업에 들어갔다. 7월 1일 취임을 앞둔 윤 당선인이 충북교육 백년대계를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 인터뷰를 통해 알아본다. ◇선거과정에서 가장 힘들었거나 기억에 남는 일과 취임 후 반드시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한 공약을 꼽는다면? "후보단일화 과정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아주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일이다. 후보단일화는 이후 치러진 선거전에서도 가장 큰 힘이 됐다. 4년의 임기동안 '성장 중심 맞춤형교육'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다차원적 진단평가를 통해 학생들의 학력수준을 파악하고, 개개인의 재능과 적성을 찾아내 그에 맞는 탁월성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학교교육 환경을 바꿔나가겠다." ◇선거를 치르면서 당선인 스스로 달라졌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큰 선거에 나선 것이 처음이어서 경험도 없고 긴장되다 보니 조금 세련되지 못했다. 서로 대화하는 과정에서 상호이해가 부족해 독선적이라거나 권위적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도 있었다. 저만의 주장이 강했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