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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충청북도의회 교육수석전문위원

감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공무원은 감사를 떠나서 살 수 없다. 권력은 집중되거나 통제가 없으면 반드시 부패하게 된다. 정부에 대한 감사는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의기관인 의회의 '권위'가 가장 잘 나타나는 때다. 국민과 주민의 대표로서 각종 사무와 예산의 집행 등에 관해 정부에 질의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 개선을 요구할 수 있다. 의회의 핵심 기능은 크게 입법과 정부견제로 나눌 수 있다. 국회는 법률로, 지방의회는 조례를 통해 사회의 규칙을 정한다. 하지만 이러한 규칙도 공권력을 가진 정부가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면 큰 의미가 없다. 대의기관인 의회의 대정부 견제·감시 기능이 중요한 이유다.

매년 하반기 때면 정부와 의회는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국회는 국정감사로, 지방의회는 행정사무감사로 격돌한다. 국회의 국정감사 권한은 헌법 61조 등 헌법과 법률로 든든하게 보장돼 있다. 지방의회도 지방자치법 49조에 따라 감사권이 보장된다. 하지만 조문상의 권한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감사권을 행사하기엔 제반 여건이 아직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집행부인 정부는 매년 국감과 행감을 수감하고, 감사원 감사, 중앙부처 합동감사도 받는다. 1년에 절반은 감사를 받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제출하는 수감자료 건수도 방대하다. 정부와 공기업은 국감과 행감이 열리는 10월과 11월은 모든 업무가 감사 대응에 쏠린다. 어떤 정책 협의나 집행도 모두 국감과 행감 이후로 밀린다. 정부 내부 대응과 후속 처리까지 고려하면 일 년 중 석 달은 국감과 행감에 '올인'하는 셈이다. 이렇듯 국가 운영을 책임지는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한 해의 4분의 1을 바쳐 소화하지만, 효과성은 이미 언론에서 말하는 무용론으로 대변된다.

감사 자체에 문제를 제기할 공직자는 없다. 그러나 지자체에 따라 1년에 3~4회 감사를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 중복 감사로 인한 행정력 낭비도 심각하다. 지방의회와 국회, 감사원 등 정부기관은 각각의 감사 목적이 있다. 국회가 지자체에 대해 국정감사를 할 때에는 제도 본연의 취지에 맞게 정책감사가 되어야한다. 국가위임사무와 국가가 지원하는 보조금 등 국가 정책 사업이 주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국감이 정치 공방의 장이 되면서, 국가위임사무와 관련이 없는 지자체 고유사무와 단체장과 부서별 업무추진비, 개인별 문서생산량, 출장내역 등 국감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 자료 요구도 많다. 사실상 지방의회 역할까지 국회가 하면서 중복 감사, 재탕 감사가 불가피해진다. 과중한 업무로 인한 피해는 행정서비스 저하로 국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국정감사 범위와 과도한 자료 요구에 대하여 지자체 공무원과 국회의원 보좌관 사이 마찰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과도한 자료 요구에 대해 개선을 요구하면 보복성 과다 자료 요구를 한 사례도 있다. 지방분권 시대다. 지방의회의 역할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바른 방향의 국정감사와 행정사무감사를 위해서 정치권의 책임있는 제도개선이 절실하다. 국정감사는 정쟁의 도구가 아니다. 중앙부처에 대해서는 지방정부의 올바른 정책을 주문하고, 지방정부에 대해서는 현장에 맞는 대국민 행정서비스를 제안하는 등 각각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지방분권 실현을 위해서라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 정부 견제라는 취지에 안 맞는 질의를 하면 정당들이 나서 공천 심사에 감점하는 등 제도적 장치도 마련되어야 한다. 지방정부에 대한 과도한 국감도 지양되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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