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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9.11.07 17:11:48
  • 최종수정2019.11.07 20:07:55

정익현

건축사

학창시절, 역사시간을 기다렸다.

선생님께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해 주시기도 했지만 얼굴도 모르는 까마득한 옛 선조의 삶과 생각이 시대를 넘어 흥미로웠다. 고조선의 8조법, 고구려 무용총벽화의 호방한 수렵도, 태정태세문단세 .. 이씨 왕조의 순서를 외웠고 근·현대사 일제강점기를 배울 때는 부끄러움과 분노가 교차했다. 역사를 가리켜 흔히 '승자의 기록',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 하고 '역사는 반복 된다'라고들 한다. 역사 속 수많은 이야기 중 '개혁'에 초점을 맞춰 본다.

개혁이라 하면 사람들은 우선 조광조를 떠 올린다. 조광조는 조선 중종 때 젊은 나이에 발탁되어 중종의 비호아래 훈구파를 몰아내는 개혁에 성공했으나 결국에는 역적으로 몰려 죽임을 당한다. 중종은 연산군을 몰아낸 훈구파의 도움으로 왕이 되었기에 한동안 그들의 허수아비에 불과했다. 그러나 조광조를 앞세워 이른바 권력기관인 사헌부와 사간원의 인적청산을 단행한다. 이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재야 선비들의 전폭적인 지지와 개혁의지가 강한 조광조로 하여금 훈구파가 미처 대응할 겨를도 없이 속전속결로 처리한데 있었다. 그 후 조광조에 부담을 느낀 중종은 훈구파의 모함으로 반역에 몰린 조광조를 처형함으로서 어렵사리 이뤄낸 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조광조는 정치의 희생물이 된다.

조선시대 가장 비극적 사건의 하나인 사도세자의 죽음은 노론세력이 꾸며낸 음모였는데 다른 한편으로는 영조와 사도세자 즉, 부자간의 갈등도 한 몫을 했다. 이런 가운데 왕위에 오른 정조 역시 독살되었다는 설이 있다. 정조의 개혁은 번번이 반대세력의 저항에 부딪혔지만 많은 업적을 남겼으며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했다. 「정조치세어록」에 '하지 않는 것이 있어야 사람은 큰일을 한다'고 하는 유소불위(有所不爲)를 말한 대목이 있다. 이 말은 「맹자」에 '사람은 하지 않는 게 있어야 큰일을 할 수 있다(人有不爲也 而後 可以有爲)'를 차용한 것인데 정조는 일찍이 하지 못하는 일이 없다는 '무소불위(無所不爲)'의 폐해와 위험을 경계했다. 그래서 자신의 측근 홍국영이 권력을 남용하자 가차 없이 제거했는지도 모른다.

조선 건국의 기틀을 마련한 정도전은 재상(宰相)이 실질적인 통치권을 갖는 재상총재제(宰相總裁制)를 주장하여 민본통치를 외쳤지만 왕권정치를 내세운 이방원에 의해 죽임을 당하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정도전의 과격한 성격이 주변사람들의 불만을 불러 도와주는 세력이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이었다.

조선왕조에는 왕의 1/4이 독살되었다는 설이 있을 정도로 신하와 임금의 갈등이 극대화되면 신하가 임금을 몰아내거나 죽이고 새로이 왕을 옹립하여 왕을 좌지우지했다. 자신들의 장기집권과 이익에 걸림돌이 된다면 그것이 설사 왕이라도 제거의 대상이었다.

우리는 역사에서 혁명보다도 어렵다는 개혁의 슬픈 얼굴을 본다. 개혁은 언제나, 한편으로는 기득권 쪽의 저항에 부딪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내부의 적을 만나 그 결실을 보기가 힘들다. 개혁은 속도를 조절하여 주변을 이해시키며 구성원 전체의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 여기에 지도자의 의지가 있어야 하는 멀고도 지난(至難)한 여정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하더라도 그 내용은 조금씩 발전되어야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을 다시 새겨보면 잘못된 일을 다시 반복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와 함께 우리는 역사에서 어떠한 배움이나 교훈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인간의 한계를 보는 것 같아 막막한 느낌이다.

가을도 겨울도 아닌, 두 계절 사이의 11월 -

단풍이 산자락까지 내려온 먼 산을 바라본다.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와 개혁이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끝나지 않기를, 오늘 우리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후손들이 오늘의 역사를 배울 때 '역사에는 반복되지 않는 것도 있구나' 하고 감탄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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