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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11.12 15:57:41
  • 최종수정2020.11.12 15:57:41

정익현

건축사

본인이 원해서 이 세상에 태어나는 사람은 없지만 죽는 날을 본인이 정하는 사람이 있다. 항일 독립투사처럼 죽음을 무릅쓰고 한 행동의 결과가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들이다.

바로 얼마 전 개그우먼 박지선 씨가 자택에서 어머니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되었다. 평소 우리에게 꾸밈없는 건강한 웃음을 선사한 그녀였기에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고 충격이 컸다. 다시 태어나도 박지선으로 태어나고 싶고, 지금의 내 얼굴이 좋다던 그녀도 가슴 깊숙한 곳에 자리한 슬픔과 고통을 어찌할 수 없었는가 보다. 사람은 젊은 날에는 '어떻게 사느냐'로 고민하고 늙어서는 '어떻게 죽느냐'로 고민한다. 그런데 그녀는 어떻게 사느냐를 고민할 나이에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

박지선의 죽음에 오버랩 되는 사람이 있다. 10년 전, '행복 전도사'로 알려진 최윤희 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이다. 그녀 역시 질병의 고통에 시달렸다 한다. 자살을 뒤바꾸면 '살자'가 된다며 방송과 강연을 통해 희망과 용기, 긍정의 힘을 역설했지만 정작 본인은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여 우리들을 놀라게 했다. 그녀가 추구했던 웃음과 희망의 철학을 더 이상 전파할 수 없음에 절망했으리라.

평소의 행동과 전혀 다른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무엇이 그들로 하여금 그런 엄청난 선택을 하게 했는지 생각해 본다. 사람들이 붙여준 '행복 전도사' 최윤희, 똑똑하고 자신감 있는 박지선이라는 훈장이 오히려 그들에게는 정신적인 굴레가 되어 그들을 더 옥죄고 우울하게 하였는지 모른다.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데 근래 들어 유명 정치인, 연예인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당한 카리스마, 대중의 인기 뒤에 가려진 그들의 말 못 할 고통, 즉 더 이상 대중의 인기를 유지할 수 없다는 어떤 절망에 부딪쳤을 때 일반인보다 더 쉽게 무너지는가 보다. 그러나 유명인의 자살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이른바 '베르테르 효과'인데 모방 자살을 유발하여 일시적으로 자살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어 우려가 크다.

우리나라는 자살률(인구 10만 명 당 자살로 인한 사망자 수) 1위의 나라이다.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도 불명예인데 그것도 15년간 지속되고 있다 한다. 작년에는 하루 38명꼴로 년 1만 4천 명이 목숨을 끊었다고 한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세계 최고 수준인데 자살률은 세계 1위, 노인 빈곤율과 노인 자살률 또한 세계 1위라 하니 참으로 놀랍다. 청소년 자살률 또한 증가 추세여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자살률이 상승하여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지 오래이나 정부의 자살 예방에 대한 예산은 열악하기만 하다. 이에 대한 정책 수립과 예산의 뒷받침이 시급하다. 또 한편으로 아파트 벽으로 단절된 이웃과의 관계 개선과 서로의 관심, 어려운 사람에 대한 따뜻한 손길로 단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이라도 우리가 지켰으면 좋겠다.

어제까지 멀쩡했던 사람의 죽음을 보며 어쩌면 삶과 죽음은 별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의 축복을 받고 태어난 순간부터 죽음은 이미 우리 몸속에 내재되어 있다가 질병, 사고, 자살 등 여러 모습으로 다가온다. 생(生)이 다하여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이치지만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은 가슴이 먹먹하고 비통하다. 옛날 우리 동네 초등학교 동창의 젊은 날 죽음이 그러했다.

햇빛 알레르기로 박지선 그녀는 태양을 쳐다보지 못했지만 생전에 그녀가 우리에게 준 웃음은 11월의 가을 햇살이 되어 우리들 가슴속에 내리고 있다.

<담다디>로 유명한 가수 이상은이 직접 노랫말을 쓴 <그대 떠난 후>에서 그녀는 외친다.

'의미 없이 슬퍼하지 마/ 세상은 슬픔뿐이야/ 아무것도 남겨두지 마//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진 건 아니잖아//'

11월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보이지 않는 모든 이들을 추모한다.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닌 달 : 아메리카 인디안 아라파호족이 11월을 이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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