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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0.02.06 16:45:15
  • 최종수정2020.02.06 16:45:15

정익현

건축사

입춘(立春)이 지나 봄인가싶더니 한파가 몰려왔다.

이 추위가 아니더라도 지금 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추위보다 더 힘들고 두려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태가 이런데도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온적인 대처로 빈축을 사고 있다. WHO는 전 세계적 대유행(Pendemic)으로 번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의견도 묵살하였다. 그러나 여러 나라는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 중국인에 한해서만 입국을 금지시켜 불안한 국민들은 전면적인 중국인 입국금지 청원을 하고 있다.

중국 내 확산이 이렇게 커진 것은 발생초기 사람간의 접촉으로 바이러스가 감염되지 않는다고 안일하게 대처한 것이 원인인 것 같다. 더구나 당국이 은폐를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런데 2003년 사스 때도 이와 같이 미숙하게 대처하여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었다.

역사적으로 페스트, 콜레라, 인플루엔자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고 근래에 사스, 메르스까지 더해져 전염병에 대한 사람들의 경각심은 커졌다. 여기에 각종 자연재해와 인간이 만든 재앙인 방사능, 환경오염, 전쟁 등으로 인류는 하루도 편한 날이 없다.

나의 어린 시절 콜레라가 번지면 물을 끓여 먹으라 했고 뇌염이 유행하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말을 들었지만 크게 개의치 않았다. 매스컴이 발달되지 않아서 그런지 지금처럼 이렇게 요란하지 않았다. 외국은커녕 국내 다른 지역의 사정에도 어두웠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의료체계는 발전되었어도 지구 생태환경의 변화, 교통수단의 발달로 전염병의 확산이 훨씬 쉬어졌다.

우리가 밤길이 두려운 것은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지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두려운 것은 발생 원인과 전파 경로, 예방 및 처치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모르기 때문이다. 사회 불안심리가 고조되면 여러 일들이 일어난다.

국가적인 재난 사태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를 매점매석하여 폭리를 취하거나 지자체에서 무료로 제공한 마스크가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 버젓이 매물로 나와 팔렸다. 어떤 사람은 자진 신고하여 검사를 받는 사이 온라인에서 신상이 유출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한편으로 이번 사태와 관련된 가짜뉴스를 만들어 정치적인 이득을 취하려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아도 전염병 앞에 극도로 긴장하여 피로감을 느끼는 국민들과 밤낮으로 애쓰는 방역 관계자에게 취할 행동은 아닌 것 같다.

이와는 달리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가의 시책을 받아들인 진천과 아산 주민의 배려는 높이 살만하다. 그리고 국내 확진자 이동경로를 온라인 지도로 만든다거나 집에 남아도는 마스크를 필요한 사람에게 배포한 일은 우리가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선례라 하겠다.

2003년 중국에서 발생한 사스 전염병에 약 800명에 달하는 사망자가 발생했을 때에도 우리나라는 대응을 잘하여 확진 환자 한 명도 없이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 정부는 국민을 무조건 안심시키기보다는 정보를 공개하여 국민의 이해 협조를 이끌어내고 국민은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이 어려움도 능히 극복하리라 본다.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나 새로운 전염병의 습격은 이제 이변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이것은 변화된 환경에 사람들의 인식 또한 바뀌어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물에 전염된 바이러스가 인간과 동물간의 감염에서 인간 대 인간의 감염으로 변화된 요즘, 야생 동물을 마구 잡아서 먹는다거나 대량 사육하는 가축에 항생제를 투여하는 행위는 결국 전염병을 대유행 시키는 원인이 된다.

인류 역사를 보면 전염병은 항상 인간과 함께 해 왔다. 우리 인간은 변종하는 바이러스를 결코 이길 수 없다. 자연은 우리에게 인자하지 않다. 우리가 자연을 파괴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한다. 인간의 탐욕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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