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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익현

건축사

한글이 좋으니 덩달아 10월이 좋다. 맑은 하늘만큼이나 우리글이, 우리말이 아름답다. 그런 우리말이 요즈음 낯설게 느껴진다. '앉으실게요', '들어오실게요'하더니 여기에 더하여 '1도 없다', '애정(愛情) 한다'는 말이 우리말을 어지럽히고 있다.

사람들에 따르면 '1도 ~'는 10년 전 어느 예능 프로에서 외국인 '헨리'가 ' ~1도 몰으갰습니다'라고 한 데서 시작됐다고 한다. 1도 없다는 '하나도 없다'가 올바른 표현이다. 여기서 하나는 '없다'와 같은 부정어와 결합되어 '전혀', '조금도'라는 뜻이다. 수사(數詞) '1'로 대체할 수 없다. <국립 국어원>에서도 올바른 표현이 아니라고 했다. 그런데도 방송 출연자는 물론 방송계에 있는 사람들까지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자막에도 버젓이 쓰고 있다. 방송이 오히려 우리말을 훼손하고 있다.

'애정하다'는 또 어떤가? 국어 학자에 따르면 명사에는 동작·행위를 나타내는 '행위성 명사', 성질·상태를 나타내는 '상태성 명사'가 있다 한다. '사랑'은 동작, 상태 두 개념이 같이 있어서 '사랑하다'라는 동사를 만들 수 있지만 '애정'은 상태의 개념만 있어서 '애정하다'라는 동사를 만들 수 없다 한다. 이미 2011년 <국립 국어원> 홈페이지에 '애정'은 동작성 명사가 아니므로 '~하다'를 붙일 수 없다고 답변했다. 사랑하다, 좋아하다는 말이 있는데 굳이 애정하다는 낯선 말을 쓰는지 모르겠다.

언어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고 생성, 소멸한다. 그렇다 해서 어문규정을 바꾸고 표준어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어문규정 자체는 1988년 이후 개정된 것이 없고 2011년에 몇몇 단어가 복수 표준어로 추가된 것이 전부다. 어문규정을 자주 바꾸면 언어생활의 혼란은 물론 법률이나 출판물에 직접 영향을 준다. 특히 표준어의 개정은 사회적 합의를 요한다. 언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좋다. 언어는 사용하는 사람 간에 만들어진 약속으로 개인이 임의로 언어를 바꿀 수 없다.

우리 글자가 과학적이고 배우기 쉽다 하여 한국어까지 쉬운 것은 아니다. 잘못됐다고 오해하기 쉬운 표준어 몇 가지를 살펴본다. '각가지, 갖가지'는 같은 의미로 둘 다 표준어이다. '늑장, 늦장'은 둘 다 표준어인데 '늦장'이 나중에 표준어가 됐다. '바라다, 바래다'는 서로 뜻이 전혀 다른 표준어이다. 바라다는 '무엇을 희망한다', 바래다는 '색이나 본래 취지가 희미해지거나 퇴색함'을 뜻한다. 노사연의 노래 <만남>의 가사 '그것은 우리의 바램 이었어'는 잘못된 표현이다.

우리말의 올바른 육성과 보전을 위해 국가나 개인은 노력을 해야 한다. 2005년 공포된 <국어 기본법>은 제1조(목적)에서 '국어의 사용을 촉진하고 ... 민족문화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했고 이법 제4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책무를 부여하여 '국어의 발전과 보전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공공기관은 노력을 안 한다. 공공기관 명칭에서 수자원공사는 'K-water', 한국토지주택공사는 'LH'로 바뀌었고 각종 사업 명칭에 '에코', '벤처' 등 외래어가 난무한다.

한글날 특집으로 모 방송국 예능 프로 '아름다운 노랫말 유행가요'에서 1등을 한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의 가사 일부를 소개한다. '엇갈림 속의 긴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곳에 가려고 하네/ ...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 가리' 우리말이 참으로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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