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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10.07 14:51:25
  • 최종수정2021.10.08 16:35:20

정익현

건축사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을 한지 한 달이 조금 넘었다. 지난 6월 1차 접종 때 망설이다 늦게 맞았다. 방역당국의 '백신을 맞지 않는 것보다 맞는 이익이 더 크다'는 설득에 오히려 거부감이 들었다. 언론에서 연일 떠들어대는 백신 도입과정이나 부작용에 현혹된 것은 아니었다. 단기간에 만든 불완전한 백신을 맞느니 힘들더라도 이제까지 했던 대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되지 않을까 했으나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접종 전 몸과 마음을 편안히 했다. 접종 후에는 2주가 될 때까지 불안한 마음으로 부작용 증상이 있나 살피며 조심했다. 이제 접종 완료자가 되었지만 들리는 소식은 좋지 않다. 일일 확진자 수가 2천 명이 넘어도 무감각하다. 20%가 넘는 돌파 감염에 감염 경로를 모르는 것이 30%나 된다 한다. 여기에 더해서 항체가 얼마나 생겼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백신을 또 맞아야 한다느니 11월부터는 '위드 코로나' 즉 '단계적 일상 회복' 체제로 전환하여 코로나19와의 길고도 지난(至難)한 동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 상황에 탄자니아 세렝게티 초원의 누우(Gnu)가 겹쳐진다. 풀을 찾아 세렝게티 초원과 케냐 마사이 마라 초원을 왕래하는 350㎞의 험난한 길을 감내하는 1백만이 넘는 누우 떼. 그 길에서 만나는 마라 강은 누우에게 많은 고민과 숙제를 준다. 강 속에서 누우 떼를 기다리는 악어. 강을 건너야만 하는 누우. 마치 코로나19의 힘든 길에서 알 수 없는 백신을 만난 우리 인간과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동료의 희생을 치르고서야 강을 건널 수 있는 누우 떼. TV 화면을 가득 채운 누우 떼의 절박함과 무모함에 진저리를 쳤다. 악어에게 잡혀 몸이 찢겨나가고 강 언덕을 허겁지겁 오르다가 다리가 부러져 악어에게 잡히는 장면에 전율했다. 2차 접종을 끝낸 지금, 나는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구의 노력의 대가로 안도의 숨을 쉰다. 그러나 누우 떼가 마라 강을 수없이 건너야 하듯 우리 인간도 가 보지 않은 길에서 만나는 위험한 마라 강을 몇 번이나 더 건너야 할지 모른다.

이제 세계는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갈 준비로 '단계적 일상 회복'을 생각하게 되었다. 코로나19의 종식은 불가능하다는 인식과 함께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세계 여러 나라는 이미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실행하거나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도 자의든 타의든 따를 수밖에 없다. 다만 이 상황에서 우리가 느끼는 공허감은 크다. 20개월의 긴 시간을 방역 일선에서 헌신한 의료진, 그리고 방역 지침을 열심히 따른 대다수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감이다. 백신을 맞으면 이 어두운 터널을 지날 거라 믿으며 견딘 지난날이 물거품이 된다는 느낌에서 오는 거부감도 크다. 그러나 이 과정을 견뎌야 한다.

단계적 일상 회복은 방역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확진자 수의 억제보다 치명률을 낮추는데 중점을 두는 방역체계로의 전환을 뜻한다. 우리나라는 단계적 일상 회복의 조건을 성인의 80%, 고령층의 90% 접종 완료로 하고 있는데 10월 말이면 가능하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문제는 성인 중 500만 명이 넘는 백신 거부자를 어떻게 설득하느냐이다. 그렇더라도 그들에게 불이익을 줘서도 안 된다.

단계적 일상 회복은 방역 우선에서 벗어나 방역과 일상의 조화가 필요하다. 그간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던 인권과 경제에도 눈길을 돌려야 한다. 이와 함께 개인 방역의 중요성이 더 요구되어 내 몸은 내가 지킨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전환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냉정히 반성해야 할 것도 있다. 하나는 언론의 자세이다. 그동안 언론은 백신 도입과정, 부작용, 접종 속도 등에 비난 일색이었다. 이것은 오히려 불안감을 조성하여 백신 접종을 방해하는 인상마저 주었다. 또 하나는 단계적 일상 회복은 선진국만의 일이 아니다. 백신이 남아돌아 폐기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백신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한 경제적 약소국가도 부지기수다. 그들에게도 따뜻한 손길을 보내 함께 무사히 강을 건넜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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