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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3.09 17:35:31
  • 최종수정2023.03.09 18:31:07

정익현

건축사

순국선열을 기리는 삼일절에 세종시 어느 아파트에 일장기가 걸리고 대통령 삼일절 경축사가 논란이 되었다. 이어서 며칠 뒤 정부는 일제가 강제로 동원한 사람들의 손해배상을 '제3자 변제' 방식으로 우리 기업이 출연한 기금에서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불과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련의 일들에 국민들은 '이것이 뭐지?'하는 분위기이다. 삼일절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역사적 사실이지만 이런 사회 분위기라면 다시 그날의 의미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 1919년 3월 1일은 일제의 강압적인 식민지 정책에 항거하여 일어난 민족독립운동이 시작된 날이다.

이를 계기로 한 달 후 1919년 4월 상해에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수립되고 민족의식, 민족정신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하게 된다. 3월 1일에 시작된 독립운동은 전국으로 파급되어 3월 21일에는 제주도에 이르러 한국 역사상 최대 민족운동이 되었다. 이후 5월 말까지 참가자 수는 우리 측 자료 202만 명, 일본 측 자료 110만에 이른다. 일제의 잔인한 진압으로 7천509명이 피살되고 1만5천961명이 부상을 입었다는데 일본 측 자료가 이럴진대 실제 피해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일찍이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했다. 지난 역사를 돌아본다. 해방 후 이승만 정권은 어렵게 출범한 '반민특위(반민족행위자 처벌 특별 위원회)'를 강제 해산하여 단 한 명의 반민족행위자를 처벌하지 못했다. 반면 나치 독일에 점령되었던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은 독일 치하에서 벗어나자마자 나치 협력자를 철저히 정리했기에 우리와 달리 과거사 청산으로 인한 갈등이 없다.

프랑스의 민족반역자 처벌도 여러 논쟁이 있었으나 꿋꿋하게 밀고 나간 드골이 민족을 배반한 무리들이 다시는 지배 세력으로 군림할 수 없도록 뿌리 뽑았기에 국민의 호응을 받았다. 1964년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된 '전쟁 범죄에 관한 시효 제거를 위한 법률'은 시효를 없앰으로써 지속적으로 민족반역자를 색출해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엄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어제의 범죄를 벌하지 않는 것, 그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과 똑같은 어리석은 짓이다'라고 말한 알베르 카뮈, '국가가 애국적 국민에게는 상을 주고 배반자에게는 벌을 줘야만 비로소 국민을 단결시킬 수 있다'는 드골의 말은 반민족행위자 처벌을 하지 않아 해방 90년이 가까운 지금까지 갈등하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자국의 나치 부역자를 빠르게 척결한 유럽 여러 국가였지만 그들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과거 식민통치를 했던 아프리카, 남아메리카 국가에 대한 사죄와 배상에는 인색하거나 뻔뻔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그들끼리 어떤 묵계가 있어 이렇게 버티는 것인지도 모른다. 2018년 대한민국 대법원은 일제 강제 징용 피해자에게 '신일본 제철'과 '미쓰비시 중공업'은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로 2019년 7월 일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작에 필요한 핵심 소재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를 단행하여 우리의 분노를 촉발시켰다. 강제 징용에 대한 직접적인 사과와 배상 없이 '미래 지향적 한·일 관계 협력 강화'는 자칫 공염불이 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왜냐하면 우리 정부의 이러한 발표에 대해 일본 정부는 아직까지 냉담한 고자세이다.

3월 26일은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날이다. 그는 대한의군 참모중장 자격으로 교전 중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하여 체포된 전쟁 포로이므로 국제법에 따라 판결해야 한다고 당당히 주장했다. 그러나 1909년 의거 직후 대한제국의 윤덕영, 이완용은 하얼빈 영사관으로 찾아가 안중근이 잘못했다고 빌고, 국민사죄단을 만들고, 추도회를 열었다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프랑스의 반민족행위자에 대한 대숙청이 그것을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사람들 양쪽 모두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였더라도 그런 과정을 거쳤기에 오늘날 번영 국가 프랑스가 있지 않았나 싶다. 해방된 지 한 세기가 가까운 지금, 우리 국민이 일본에 당당하면서 슬기로운 해법을 찾기를 무거운 마음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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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