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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2.06.21 16:15:30
  • 최종수정2022.06.21 16:15:30

정익현

건축사

코로나19의 길고도 음습(陰濕)한 터널의 끝은 어디인가. 코로나19가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있다. 이렇다보니 우리의 눈이 미치지 않는 곳의 노약자들은 인권침해와 질병의 고통 속에 힘든 시간을 견디고 있다.

장모님은 서울에 있는 요양원에 몇 년을 계셨다. 지난 5월 하순, 몸담았던 요양원에서 폐렴 증세에 이은 호흡곤란으로 119구급대 차에 올랐지만 쉽게 응급실로 가지 못했다. 근처 큰 병원 응급실로 그냥 가면 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119 구급 대원이 여기저기 병원을 알아본 끝에 남양주시 변두리 북쪽에 있는 어느 병원으로 겨우 이송하게 되었다. 그것도 병원 측이 요구한 '입원하는 조건'을 수락하면서 가능했다. 다음날 가족 2인에 한하여 단 한 번 면회가 허락되었다. 장모님은 깊은 잠에 빠져 흔들어도 움직이질 않으셨다. 의료진에 물으니 환자가 힘들어해서 수면제를 투여했단다. 그 후 10여 일 만에 돌아가셨다.

요양원을 나올 때 요양원에서는 10일 안에 못 돌아오면 재입소가 안된다고 했다. 입원 8일째 되던 날 요양원에서는 재차 확인 전화가 왔다. 그날 요양원에 가서 짐을 뺐다. 장례를 마치고 관할 구청에 요양원 재 입소에 관해 물어보았다. 담당자의 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보건복지부 <시설급여기관 정원 운영에 관한 특례>에 수급자가 10일 이상 외박하는 경우 다른 수급자를 입소시킬 수 있다. 다만 외박자가 10일 초과 후라도 복귀를 원하면 정원을 초과하여 입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요양원에서는 앞뒤 자르고 외박 10일이 지나면 재 입소 불가능한 것으로 우리에게 통보한 것이다.

장모님은 귀가 어두워 의사소통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정신만은 멀쩡하셨는데 이것이 요양원 측에는 신경을 더 많이 쓰이게 하는 요인이었는지 모른다. 밤에 불을 자주 켠다고, 화장실에 자주 간다고 눈치를 주곤 했다. 밥만 먹고 누워만 있으면 좋은데 돌아다니다 낙상사고라도 나면 어쩌나 하는 눈치였다.

1년 전 나는, 있을지도 모를 요양원 안에서의 인권침해에 대해서 더욱 신경을 써 달라고 요양원이 있는 관할 구청 담당자에게 부탁했다. 이어서 '담당 공무원이 요양원 CCTV를 무작위로 열람할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에 건의해 달라고 요청 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정부는 2024년 1월까지 전국 요양원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한다고 했다. 또한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환자에 대한 진료기록 및 투약 내역이 월 1회 보호자에게 제공된다고 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는 엄마들이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지만 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에는 미운 털이 박힐까 염려되어 문제점을 알더라도 외면하거나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다. 이런 맹점을 상대방은 악용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의해 요양원에 지원되는 복지예산이지만 요양원의 '공공성'은 아직 멀다. 무엇보다 먼저 50만 명이 넘는다는 요양보호사들의 안정된 고용과 처우개선이 '노인 인권'과 무관하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국가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당국에서 부실한 요양 시설을 철저히 관리 감독하는 것이 맞다. 자칫 국가 예산이 '눈먼 돈'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얼마 전 큰형님이 대장암 수술을 받았다. 퇴원하여 요양병원에 입원하는 날 로비에서 잠깐 만났는데 짧은 기간에 폐인이 되신 것 같았다. 눈에 힘이 없고 맥을 놓고 있는 것이 안쓰러워 차마 못 보겠다. 코로나19 시대의 외부와 단절된 곳곳 - 병원, 요양병원 안에서 환자, 특히 노인 환자가 어떤 처우를 받는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사람답게 늙어가고, 아프고, 죽음을 맞는 것이 어려운 시대. 특별히 의료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은 지자체 등에서 운영하는 '지역 돌봄'이 하나의 대안이 아닐까 한다. 이웃과 만나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서로를 의지하며 노후의 삶을 영위하는 것이 가족관계의 차단에서 오는 정서적인 불안감 해소에도 좋을듯하다.

요양원, 요양병원에서 질병 치료 목적이 아닌 단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서글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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