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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1.06.10 16:39:54
  • 최종수정2021.06.10 16:39:54

정익현

건축사

과일, 채소를 사러 가끔 비닐하우스 농장에 간다. 전부터 거래했던 농장이 농작물을 변경해서 새로 농장을 소개받아 처음 갔다. 하우스 입구에 대형견 두 마리가 줄에 묶인 채 우리에서 나와 흰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린다. 주인은 태연히 '우리 개는 물지 않으니 오라'고 손짓을 한다. 내가 머뭇거리고 서 있자 주인은 개를 우리에 가두고 왼쪽 개를 가리키며 한다는 말이 '이 개는 진돗개라서 물기는 문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데 어이가 없었다. 앞으로 여기에 더 와야 할지 걱정이다.

우리 아파트 같은 통로에 안고 다니기에는 다소 큰 개를 기르는 사람이 있다. 아침이면 개를 산책시키는데 자주 부딪친다. 그 개는 나를 볼 때마다 으르렁거리는데 내가 불편해하면 웃으며 '애가 반가워서 그러는 거예요' 한다.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나 말지.

며칠 전 경기도 양주에서 '공원 지킴이'로 일하는 할머니가 개를 데리고 나온 견주(犬主)에게 사과를 했다는 보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여기에 가짜 뉴스까지 등장하여 양주 시에서는 입장문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5월에는 남양주시 야산 입구에서 50대 여자가 유기견으로 보이는 대형견의 습격에 목을 물려 사망해 우리들을 불안하게 했다. 여기에 이 개를 안락사를 시키면 안 된다는 동물보호단체의 주장이 나오면서 사람들을 화나게 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1천만 명이 넘고 한 해 유기되는 개가 10만이 넘다 보니 이로 인해 개 물림 사고나 안전조치 소홀로 주변 사람과 견주의 충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유기견의 발생은 견주의 부주의로 잃어버리거나 의도적으로 버리는 대서 기인한다. 주로 어릴 때 귀여운 모습이 크면서 사라지거나 배변을 제대로 못 가리는 경우, 그리고 늙어 병들면 버려지는데 이래서야 어디 '반려(伴侶)'라고 할 수 있겠는가.

동물보호법 제8조 2항 3호의 2에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나온다.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그 지위가 격상(?) 된 느낌이다. 국립국어원의 표준 대사전에는 반려동물을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고자 가까이 두고 기르는 동물로, 애완동물은 좋아하여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며 기르는 동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러나 애완(愛玩)의 '완'이 희롱하다의 뜻 외에 사랑하다의 뜻이 있기에 애완이나 반려나 큰 차이는 없다. 굳이 반려동물로 하여 '짝이 되는 동무'의 반열에 올림으로서 사람과 동물의 구분을 모호하게 했는지 의문이다.

각각의 동물들은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는데도 동물의 주인은 입양 후 오랜 기간 인간의 편의에 맞게 훈련을 시킨다. 이는 인간을 위한 훈련이지 동물을 위한 것은 아니다. 물론 훈련에는 외출 시 동물의 안전을 위해 지켜야 할 것을 가르치는 것도 있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인간의 관점이다. 그럼에도 반려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자신이 양육하는 동물을 귀하게 여겨 가족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겠지만 연간 10만 마리가 넘는 유기견의 발생은 반려라는 말을 무색하게 한다.

반려동물은 이제 동물이 아니라 가족의 일원으로 키우는 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이나 이에 앞서 국민의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사람 간의 갈등을 막을 수 있다. 정부에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반려인'이 지켜야 할 펫티켓 수칙과 '비 반려인'이 알아두면 좋을 팁을 홍보하고 있다. 이에 더하여 선진국처럼 '반려교육인증제'를 시행해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함께 교육을 받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반려라는 이름하에 동물이 인간 영역에 너무 깊숙이 들어온 느낌이다. 인간과 동물의 구분이 없어지면 전염병의 위험도 따른다. 사람이 동물을 사랑하며 함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은 뭐라 할 일은 아니나 사람과의 소통이 힘들다고 반려동물에 지나치게 정성을 쏟는 것은 사람 간의 소통을 더욱 어렵게 할지도 모른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1인 가구의 증가와 소득 증대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는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준비가 안 된 것 같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이 각각의 영역에서 공존할 방법을 고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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