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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3.01.12 16:15:54
  • 최종수정2023.01.12 16:15:54

정익현

건축사

새해 초에 TV에서 영화를 봤다. 작년 아카데미 영화상에서 윤여정 배우가 시상자로 나와 '트로이 코처'에게 남우조연상을 시상한 바로 그 영화, '코다(CODA)'. 2021년 우리나라에서 개봉되었지만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했던 영화. 그러나 채널을 돌리다 마주친 영화에서 종종 감동을 받는다.

영화 제목 코다는 'Children Of Deaf Adult'의 줄임말로 청각장애를 갖고 있는 농인(聾人)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청인(聽人) 자녀를 뜻한다.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바다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가족을 도우며 고등학교에 다니는 '루비'는 코다이다. 그녀의 아버지, 어머니, 오빠는 농인이다. 어쩔 수 없이 농인 가족을 세상과 연결시켜 주는 통역사 역할을 하며 공부를 해야 하는 루비는 고달프다. 교내 합창단에 들어가 음악에 대한 재능을 발견한 루비는 합창을 지도하는 선생님의 도움과 가족의 성원에 힘입어 버클리 음대에 입학하여 집을 떠난다.

부모, 오빠 역을 맡은 세 사람은 실제 농인으로 유명한 농인 배우이다. 딸을 연기한 '에밀리아 존스'는 촬영에 앞서 수어를 배웠다 한다. 이 영화에는 감동적인 장면이 몇 군데 있다. 학교 합창 발표회가 끝나고 가족과 함께 돌아온 루비는 아빠의 요청으로 학교에서 불렀던 노래를 다시 부른다. 노래하는 딸의 목을 두 손으로 감싸 안으며 진동을 통해 느끼려는 아빠의 애잔한 모습. 버클리 음대 입시 오디션에서 노래를 하면서 2층 객석에 몰래 들어 온 가족을 향해 수어로 가사를 전달하는 광경은 가슴 뭉클하다.

위기도 있었지만 가족끼리 배려하며 사랑하는 모습을 그려낸 이 영화는 가족이라는 굴레를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준다. 가족애를 다룬 영화이지만 나는 루비를 버클리 음대로 이끈 '베르나르도' 음악선생에게 더 눈길이 간다. 루비의 재능을 발견하고 이끌어 주는 선생님의 열정과 배려야말로 자신만을 바라보는 가족에 묶여 자신의 꿈을 포기하려는 루비에게는 희망이었다.

이 영화에 오버랩 되는 또 한 편의 영화,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이다. 어린 시절 입양 후 학대받고, 파양을 당하며 상처를 입은 수학천재 '윌(Will)'이 인생 스승을 만나 굳게 닫힌 마음을 열고 세상 사람에 다가가는 영화. 윌의 수학 재능을 알아 본 랭보 교수, 심리 치료를 맡은 숀 맥과이어 교수 그리고 친구들이 그의 위태위태한 삶을 지탱해 준다. 세상을 삐딱하게만 보는 윌에게 '그것은 네 잘못이 아니야(It's not your fault)'를 몇 번이고 속삭이며 다가가는 숀 맥과이어 교수. 마침내 눈물을 쏟아내며 교수를 부둥켜안는 대목은 이 영화의 명장면이다. 스승의 '공감과 경청'이 윌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사람을 바뀌게 한다.

어느 한 사람의 능력이 자기 혼자만의 힘으로 되지 않듯이 잘못 또한 어느 한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동네 하나가 필요하듯이 우리가 속해 있는 사회가 그 '능력'이나 '잘못'에 관여해 있다.

루비가 버클리 음대 입시 오디션에서 부른 노래는 1980년대 유행한 'Both sides now'이다. 그때는 무심히 지나쳤던 노랫말이 오늘 화살처럼 날아와 박힌다.

'하려던 일들이 많았지만/ 구름이 내 앞을 막았지/ 이제 구름을 양쪽에서 보게 됐어/ 위와 아래에서/ 그런데 아직도 어쩌면/ 기억에 남는 건 구름의 환상일 뿐/ 구름의 실체를 모르겠어/ 전혀// ... 잃는 것도 있고 얻는 것도 있는 게/ 하루하루 삶이겠지/ 이제 인생을 양쪽에서 보게 됐어/ 이기는 쪽과 지는 쪽에서/ 그런데 아직도 어쩌면/ 기억에 남는 건 인생의 환상일 뿐/ 인생의 실체는 모르겠어// …'

어느 한 쪽만 보며 달려가는 오늘의 안타까운 현실, 진정한 '멘토'가 필요한 시대에 이 노래는 우리에게 신선한 메시지를 준다. 영화 속 루비가 양쪽의 세계 - 농인과 청인을 연결해 주었듯이 우리 사회도 루비 같은 사람이 있어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에 희망이 되어 모든 갈등이 해소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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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