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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포털에 쓰리 디 프린터를 검색하면 제품설명이, 삼디 프린터로 검색하면 문재인이 나온다"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대선후보의 '삼디 프린터 논란에 대한 한 누리꾼의 정리가 촌철살인이다.

대충 웃으며 넘길 가벼운 실수였다. 그러나 편을 갈라 비방과 옹호의 날을 세운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후보는 지난달 말 제 10차 경선 TV토론회에서 4차 산업혁명을 강조하면서 "전기차, 자율 주행차,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삼디(3D) 프린터 등 신성장 산업을 적극 육성하겠다"고 했다.

대다수의 국민이 그런가보다 넘어간 삼디 발언을 연세에 비해 귀가 특별히 밝은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놓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 5일 대선 출마 선언에서 "'3D프린터'를 '삼디프린터'라고 읽는 문후보의 심각한 결함을 지적하며 혀를 찼다.

김종인 전대표의 일격이 제일 흐뭇한 사람은 안철수 후보일 게다. 안후보는 생각지도 않게 자신을 도와준 김종인 대표의 지적을 "일반적으로 누구나 보면 스리디 프린터라고 읽는다"며 경상도 발음으로 거들었다.

조명을 받는 정치인의 말과 행동은 당연히 시비가 따른다. 선거를 코앞에 둔 요즘 같은 시기엔 더욱 예민하다. 연설이나 방송토론 중의 한마디 실수, 방명록의 오자 탈자 하나에도 관심과 비난이 화살처럼 쏟아진다.

문 후보를 공격한 김 전 대표도 국립현충원의 방명록에 '습니다'라고 써야할 부분을 '읍니다'로 써서 '너나 잘하세요'라 욕을 먹었다. 하필이면 자신이 문 후보의 무지를 지적한 다음 날 벌어진 몹시 스타일 구긴 실수다.

안철수와 홍준표 후보도 오자의 굴욕을 비슷하게 겪었다. 이명박, 정동영, 박근혜 등 역대 정치인도 비슷한 실수를 수없이 저질렀다. 다른 나라의 정치인들 역시 다를 바가 없다.

지적인 면이 다소 결여되어 보이는 미 대통령 트럼프는 선거기간 중 트위터에 'honor(명예)'를 'honer'로, 'light weight(경량급)'를 'leight eight'로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캔자스주 위치타의 유세 중엔 2위 주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이 유권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공격하며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거짓말하고 있다를 어떻게 표기하죠·"라고 질문했다. 트럼프는 군중의 대답을 받아 바로 'L,Y,E,N'이라 또박또박 외쳤다. '거짓말하는'이란 'lying'을 'lyen'으로 잘못 말한 것이다.

1992년에 저지른 '댄 퀘일' 부통령의 실수도 큰 화제였다.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감자를 설명하며 'potato'를 'potatoe'로 써 놓고는 자신이 쓴 철자가 맞는다고 우기다 망신을 당했다. 부통령이 초등학생들에게 웃음거리가 된 사건이다.

영국의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도 틀린 철자로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2001년 보궐선거에 출마한 노동당 후보에게 보내는 친필편지에서 블레어는 'tomorrow'를 'toomorrow'로 잘못 표기했다.

이런 자잘한 실수가 외국에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면 정치인에 대한 미국이나 영국의 잣대가 여러모로 상당히 까다로운 듯싶다.

김종인 전대표의 공격으로 불거진 '3D 프린터 발음 논란'이 거세지자 문재인 후보는 SNS를 통해 비난을 반박하며, 일련의 상황을 어머니가 종의 신분이기에 양반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한 홍길동전의 홍길동에 비유했다.

"우리가 무슨 홍길동인가, '3'을 '삼'이라 읽지 못하고 '쓰리'라고 읽어야 하는가"

문 후보의 항변이 틀린 것은 아니다. 허나 홍길동전을 끌어다 붙인 문 후보의 비유는 어리둥절하다. 길동이는 어쩔 수 없이 아버지를 나리라 불렀다. 그렇다면 쓰리 디를 삼디로 바꿔 읽어야 옳다는 주장인가·

쓰리를 삼으로 읽은 것이 설사 실수였다 쳐도, 개떡을 콩떡으로 잘 알아듣고 이해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의 높은 수준이다. 그냥 넘어가는 것이 나을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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