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구름조금충주 17.0℃
  • 맑음서산 18.6℃
  • 맑음청주 18.1℃
  • 맑음대전 18.5℃
  • 구름조금추풍령 19.0℃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홍성(예) 18.0℃
  • 맑음제주 21.3℃
  • 맑음고산 18.8℃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제천 17.2℃
  • 구름조금보은 17.3℃
  • 구름조금천안 17.8℃
  • 맑음보령 18.9℃
  • 맑음부여 18.7℃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17.11.05 13:57:15
  • 최종수정2017.11.05 14:00:23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조문(弔問)은 고인의 영전에 예를 올리는 조상(弔喪)과 유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문상(問喪)을 합친 말이다. 조상과 문상이 장례식장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요즘엔 조상과 문상을 가리지 않고 같은 의미로 뭉뚱그려 조문이라 표현하지만, 원칙을 따지던 윗세대는 이를 구별해 지켰었나 보다.

즉, 망자가 생전에 알던 분이면 영전에 조상하고 상주에게도 문상했지만 망자를 알지 못하는데 상주에 대한 예의로 상가를 찾았다면 조상하지 않고 상주에게만 문상했다. 내외를 엄히 지켰던 때는 남자 문상객은 망자가 상주의 모친인 경우에도 상주에게만 문상했다.

상가에 가면 먼저 영전에 절을 올리는 것이 통례가 된 지 오래라 이게 무슨 생뚱맞은 예법인가 싶지만 상주와 절친한 사이일지라도 돌아가신 모친을 생전에 뵌 적이 없으면 문상만을 했던 것이 전통 상례다.

성인식인 관례, 혼인식인 혼례, 그리고 장례 의식인 상례, 제사 의식인 제례를 합한 관혼상제 중 가장 황망하고 일이 많은 의식이 상례다. 그래서 상을 당했다는 연락이 오면 만사를 미루고 상가를 찾는 것을 당연한 도리로 여겼다.

망자와의 이별을 슬퍼하며 유족을 위로하는 장례가 이루어지는 상가는 용서와 화해의 장이기도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망자 생전에 소원했던 관계의 사람이라도 문상객이라면 무조건 정중히 모셨다.

장례를 다룬 영화 '축제'의 대본을 쓴 작가 이청준은 '궁극적으로 죽음은 한을 쌓는 행위와의 작별을 의미하며 가난과 고통으로 점철된 삶의 연장선에서 벗어남을 뜻한다'고 했다. 온갖 번뇌의 시간에서 완전한 무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이 죽음이라는 의미겠다.

망자를 편안히 보내기 위해 유족들은 순하고 화기롭게 손님을 맞으며 장례를 치렀다. 여러 사람이 한 공간에서 며칠 북새통을 겪다보면 큰소리에 주먹다짐이 오가기도 하지만 이 또한 응어리를 푸는 화해의 과정으로 이해했다. 이것이 우리의 장례문화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폐암 투병 중 숨진 친형 이재선 씨의 빈소를 찾았으나 조문을 하지 못한 채 돌아왔다고 한다. 유족 측의 반대로 조문을 하지 못한 채 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형의 빈소를 돌아나서는 이시장의 침통한 모습이 언론매체마다 도배다.

유족들은 이 시장을 향해 "무슨 염치로 왔냐"며 출입을 막았다. 박사모 성남지부장으로 동생과 맞서던 형의 돌연한 부음보다 친 동생의 조문을 막은 유족의 분노가 더 놀랍다. "이 시장은 빈소에 올 자격이 없다. 고소를 취하하지도 않은 채 비서를 통해 방문 사실을 알린 것도 진정성이 없다"는 것이 유족의 입장이다.

이시장과 형 재선씨는 모범적인 형제였다. 생계를 위해 중학교도 마치지 못할 만큼 가난했던 이시장은 공장에서 일하며 검정고시로 중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82년 중앙대 법대에 입학했다.

정비공으로 일하고 있던 형도 동생의 권유로 이듬해 건국대 경영학과로 진학했다. 이시장과 형 재선씨는 86년 각각 사법시험과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다.

가난을 딛고 서로 의지하며 우애 있게 성장한 형제 사이가 어긋나기 시작한 것은 재명씨가 시장에 당선된 이후부터다. 이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권 청탁 등 형의 부적절한 행위들을 공개 했고, 형은 이와 같은 폭로를 '의도적이며 악의적'이라 반박했다.

소소하게 대립하던 두 사람은 2012년 형의 노모폭행 논란사건으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넌다. 사건현장에 있던 형수에게 유감을 품은 이 시장이 형수에게 전화해 욕설을 퍼부었는데, 아직도 유튜브 등을 떠도는 욕설은 평범한 욕설이 아니었다. 어머니에게 대든 형이나 형수에게 막말을 한 동생이나 공히 패륜적 행태를 저지른 것이다.

이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커지면서 형과의 불화는 이시장이 무엇보다 먼저 해결해야 할 큰 숙제로 남아있다. 형의 빈소를 찾은 시동생을 형수가 받아주었더라면 자연스레 난제가 풀렸을 텐데, 이 시장의 처지가 갑갑해 보인다.
이 기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관련어 선택

관련기사

배너

배너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세종충북지회장 인터뷰

[충북일보] 지난 1961년 출범한 사단법인 대한가족계획협회가 시초인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우리나라 가족계획, 인구정책의 변화에 대응해오며 '함께하는 건강가족, 지속가능한 행복한 세상'을 위해 힘써오고 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조경순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장을 만나 지회가 도민의 건강한 삶과 행복한 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하고 있는 활동, 지회장의 역할, 앞으로의 포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조경순 지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 충북세종지회는 지역의 특성에 맞춘 인구변화 대응, 일 가정 양립·가족친화적 문화 조성, 성 생식 건강 증진 등의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33년 공직 경험이 협회와 지역사회의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도 첫 여성 공보관을 역임한 조 지회장은 도 투자유치국장, 여성정책관실 팀장 등으로도 활약하고 지난 연말 퇴직했다. 투자유치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의 경제와 성장에 기여했던 그는 사람 중심의 정책을 통해 충북과 세종 주민들의 행복한 삶과 건강한 공동체를 만드는 일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점에 비상임 명예직인 현재 자리로의 이동을 결심했다고 한다. 조 지회장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