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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4.01 13:43:37
  • 최종수정2025.04.01 13:43:37

류경희

객원논설위원

인간의 타고난 본성이 선하다 주장한 맹자는 누구나 '불인인지심(不忍人之心)'이 있다고 했다. 남의 고통을 모른 척 지나치지 못하고 걱정하는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품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차마 하지 못하는 인간다움의 근거로 모든 인간이 지녀야 할 네 가지 마음인 '사단(四端)'을 제시했다. 다른 사람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는 측은지심, 자신의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악을 미워하는 수오지심, 다른 이에게 겸손히 양보하는 사양지심,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시비지심이다.

맹자는 사단을 설명하며 그 말미마다 '측은해하는 마음이 없으면 인간이 아니고, 잘못을 부끄러워하고 미워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며, 옳고 그름을 가리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고,사양하는 마음이 없으면 사람이 아니다'라는 경계를 붙여 인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마음을 반드시 지녀야만 사람다운 사람이라는 말씀이다.

이 중 으뜸이 다른 사람의 불행을 가엾고 불쌍히 여기는 측은지심(惻隱之心)이다. 어느 날 맹자는 제자 공손추에게 어떤 마음으로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 가를 일러준다.

한 어린아이가 우물 속으로 빠졌다. 이를 보면 누구라도 뛰어들어 아이를 구하려고 한다. 이러한 마음이 드는 것은 그 아이의 부모에게 보상을 받으려는 마음에서가 아니다. 주위 사람에게 자신의 행동을 칭찬을 받기 위함도 아니다. 못 본 척 지나친다면 인정 없는 자라 비난을 받을까봐서도 아니다. 정치는 이처럼 우물에 빠진 어린아이를 봤을 때 먼저 구하려 드는 측은지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했다.

"인간은 누구나 다른 사람에게 차마 하지 못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정사를 돌본다면, 천하를 손바닥 위에 놓고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충남 서산시의 한 지역 면장이 지역 농협 조합원 20여 명과 함께 영농기술 향상을 위한 선진지 견학 차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논란이 된 것은 이들이 출국하기 이틀 전인 지난 25일 오후부터 전국 산불위기 단계가 '심각'으로 격상돼 있었기 때문이다.

서산시는 물론 충청남도 전체 공무원이 산불 재난 대응에 나섰을 때 여행 짐을 꾸리고 있었던 이들의 처신은 출장시기의 적절성 논란 이전에 제 몸의 즐거움만을 아는 독선기신(獨善其身)의 행태로 욕을 먹을 만했다.

이들이 더 한심했던 점은 출국 전날인 26일, 서산시 대산읍 산불로 서산과 태안소방서가 비상근무에 돌입한 상태였음에도 외유성 출국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산불 이전부터 잡힌 일정이라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편을 든 시 관계자의 해명도 초록동색이었다.

맹자가 비유한 우물에 빠진 아이의 상황에 이를 견주어보자. 그들은 우물에 빠진 아이를 발견하고도 나대신 남들이 구해줄 것이라며 자리를 피했다. 어린아이의 위험은 물론 아이를 잃게 될 부모의 심정도 헤아리지 않았다. 나중에 닥칠 이웃의 비난 역시 개의치 않았다.

남의 불행을 함께 아파하는 인정이 없었고, 옳고 그름을 분별하지 못했으니 지혜롭지 않았다. 자신의 행동에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동은 의로움을 팽개친 것이며 반성할 줄 모르는 대처는 예의를 망각한 태도였다.

그런데 지탄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평범한 공무원이 인솔한 지역농협 조합원인 일반인들이다. 정작 제대로 욕을 먹을 부류는 최악의 재난 상황에서도 정쟁만을 일삼고 있는 여의도 국회의원들인데 그들만 헐뜯은 것 같아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시어머니 역정에 개 옆구리 찬다는 속언이 그래서 생겼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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