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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25.02.25 15:09:58
  • 최종수정2025.02.25 15:09:57

류경희

객원논설위원

보온재를 넣어 누빈 겨울점퍼인 '패디드 재킷'(padded jacket)'을 우리나라에서는 '패딩(padding)'이라고 부른다. 단열이나 포장용으로 쓰이는 뽁뽁이인 본래 뜻과 다르게 변했지만 귀에 착 붙는 콩글리시다.

칼바람을 막는데 이만큼 요긴하고 신통한 옷이 없어 국민 겨울외투가 된 패딩 시장에도 유럽산 프리미엄 패딩 브랜드가 판을 치고 있다. 그 중 최상위자가 몽클레르다. 몽클레르는 누빔재와 겉감을 통째로 바느질한 퀄팅 다운 패딩을 세계 최초로 생산한 유명 브랜드다. 아웃도어 제품이 주력 상품이지만, 몽클레르 측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아닌 명품 패션 브랜드임을 내세운다. 수제로 제작한 고급 맞춤 의상인 오트쿠튀르(haute couture)라인이 있다.

2010년 한국 단독 스토어를 오픈한 몽클레르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의도치 않게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외손녀가 입은 몽클레르 패딩 사진을 통해서였다.

2012년 설명절 연휴 첫날 이명박 대통령 내외는 손주들과 청와대 인근인 종로구 통인시장을 방문했다. 순주들에게 줄 과자와 백설기를 고르고 황태포, 밤, 쇠고기 등을 구입하며 상인들과 덕담을 나눴다는 소식을 청와대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 올렸다.

그런데 대통령 가족의 사진이 문제가 됐다. 사진에 찍힌 손녀들 중 한 어린이가 입은 흰색 패딩 점퍼가 명품 '몽클레르' 라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명품 패딩 입은 손녀와 재래시장에서 서민 코스프레'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붙인 기사가 언론사 인터넷뉴스 등으로 확산되자 몇 백 만원을 호가하는 몽클레르 패딩 가격을 들먹이며 대통령이 '말로만 서민 흉내 낸 것'이라는 누리꾼들의 비난이 빗발쳤다.

'이명박 손녀의 300만 원대 몽클레르 패딩에 사람들이 분노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이 뼛속까지 서민이라며 위선을 부린 것에 대한 분노'라는 질타에 동조하며 '300만 원짜리 몽클레르 제품을 입힌 손녀딸을 데리고 시장 구멍가게에서 서민 코스프레 한다'라는 분노가 용광로처럼 들끓었다.

그러나 대통령 외손녀의 명품 패딩논란은 대통령을 흠집 내기 위한 편향된 보도로 과장된 면이 강했다. 당시 시세로 몽클레르 성인용 패딩 가격은 대부분 150만원 언저리였고 아동용은 성인패딩 절반이하 가격인 60만에서 70만 원대였다.

대통령을 공격하는 의견에 대해 '중고등학생들이 50만 원대의 패딩을 입기도 하는데 대통령 손녀가 60~70만 원 정도의 패딩을 입으면 안 되나'라며 소심하게 반박하는 의견들이 있긴 했으나 워낙 거센 비난 분위기에 밀려 힘을 받을 수 없었다.

밉상인 대통령이 손녀에게 입혔다 해서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몽클레르는 13년이 지난 지금 한국인이 가장 입고 싶어 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한때 누구나 들고 다니던 루이비통 지영이백처럼 몽클레르 패딩을 입은 모습을 어디서나 쉽게 마주치게 된 것이다. 강남지역은 주민들이 너도나도 몽클레르 패딩을 걸치고 있는 통에 단체복처럼 돼버려서 몽클레르 패딩을 '강남 주민센터에서 나눠 준다'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란다.

프리미엄 패딩을 체험한 부모들은 자녀들에게도 몽클레르를 입히기 시작했다. 이른바 몽클레르 등교 룩이다. 대통령 외손녀의 명품패딩에 분노했던 사람과 자기 자식과 손주에게 명품 패딩을 입히려 백화점을 헤매는 사람이 같은 사람인가 싶을 정도의 이율배반적 광풍이다.

그런데 아무도 못 말리던 몽클레르 바람을 개그맨 이수지가 잠재웠다고 해서 화제다. 이수지는 유튜브에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학부모를 패러디한 영상을 올렸다. 유쾌 발랄한 이수지는 몽클레르 패딩에 샤넬가방을 들고 포르쉐 카이엔에 탑승해 포복절도할 연기를 보여줬다.

이 영상으로 매출 감소를 걱정해야 할 만큼 타격을 입은 브랜드가 몽클레르라는 추측과 함께 조롱 일색인 영상 댓글에 충격을 받았다며 몽클레르 패딩을 당근에 내놓아야겠다는 글들이 맘카페에 계속 올라온다고 한다. 덕분에 이수지는 명품유행파괴자라는 별명을 얻었다.

개그맨 이수지의 대치맘 패러디 영상은 다시 봐도 재미지다. 그러나 가볍게 웃고 지나칠 개그영상일 뿐이다. 이수지도 연기를 하며 특정 인물과 브랜드를 비아냥거릴 의도는 전혀 없었을 것이다. 개그를 다큐로 받으며 열을 받거나 비난한다면 그게 더 웃음거리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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