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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7.05.14 13:43:24
  • 최종수정2017.05.14 13:43:24

류경희

객원 논설위원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이호철 전 수석이 홀연히 출국했다.

"마침내 자유를 얻었다. 권력이나 명예보다 자유롭기를 원해 왔고,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 이 전 수석이 출국하며 남긴 글이 마치 법어처럼 의미심장하다.

그는 촛불대선에 참여하면서부터 떠날 준비를 했다고 했다. "쉽게 떠나는 만큼 머지않아 돌아올 것이고, 문재인 정부에서 깨어있는 시민으로 벗들과 함께 살아갈 것"이란 글의 행간을 읽기 위한 추측이 분분하지만 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외유를 택했으리란 것이 주위의 생각인 듯하다.

이호철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다. 문 대통령과 경남고 선후배 관계인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부산경남 출신 인재영입을 지원하는 등 누구보다 열심히 문재인 대통령을 도왔다. 그런 그가 주군의 영광을 함께하지 않고 대통령 곁을 떠난 것이다. 쉽지 않은 결단이었으리라.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후보보다 더 애가 달아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이 선거 캠프의 참모들이다. 그들을 보면 선거판에서 '후보는 반(半)미치광이고 참모는 온 미치광이'라는 말을 실감케 된다.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님'인 참모와 후보는 혈육보다 끈끈한 관계다. 수장은 곁의 도움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어떤 사람의 손을 잡느냐에 따라 성과 패가 극명하게 갈리기 때문이다.

어느 시대든 성공한 리더의 곁에는 훌륭한 참모가 있었다. 적재적소에 참모를 기용한 눈썰미 있는 인물 중에 항우를 멸망시키고 한(漢)의 황제에 오른 유방을 최고로 친다. 항우와 비교해 모든 면이 부족했으나 유방은 남의 의견을 경청할 줄 아는 신중한 성품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독단적이며 제 기분대로 사람을 썼던 항우 곁에는 아첨꾼들만이 붙었고 유방에게는 천하의 인재들이 모여들었다. 소하, 장량, 한신, 번쾌를 비롯한 다양한 인재들과의 팀워크에 힘을 받아 유방은 천하를 얻을 수 있었다.

춘추시대 제(齊)나라에 주군을 구한 공적으로 경공의 총애를 받았던 세장수가 있었다. 공손첩은 임금인 경공이 사냥할 때 덤벼든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았고, 고야자는 임금을 모시고 황하를 건널 때 왕의 말을 문 괴물 자라를 칼로 베어 버렸으며 전개강은 서나라와의 전투에서 철퇴로 적장을 제거하고 왕을 구했다.

이들은 안하무인의 위세를 부렸다. 왕의 목숨을 구했다는 공을 내세우며 조정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세 장수는 경공의 골칫거리로 변했다. 술자리에선 왕에게 존대를 하지 않는 주사를 부릴 정도였다. 당시 명재상 안영이 꾀를 내어 이들을 제거할 계책을 왕에게 올렸다.

안영이 시키는 대로 경공은 연회에서 귀한 금도 복숭아 두 개를 세 장수에게 내린다. 공손첩이 먼저 복숭아 하나를 차지하자 고야자가 재빨리 나머지 복숭아를 차지했다. 복숭아를 뺏긴 미련한 전개강은 화를 참지 못하고 억울하다며 칼을 빼어 자결을 했고, 친구의 죽음을 본 두 장수도 자책하며 따라 목숨을 끊었다.

두 개의 복숭아로 세 명의 용사를 죽였으니 이것이 유명한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의 계책이다. 뒷날 천하의 재사 제갈공명은 안영이 두 개의 복숭아로 3명의 무사를 한 번에 죽인 것은 뛰어나지만 무서운 책략이라 평했다.

혼신을 다해 선거를 도왔다 해도 사사로운 지원은 우정으로 그쳐야 한다. 인정에 매인 잘못된 기용이 망신으로 이어진다면 이도삼살사의 비극을 어찌 막겠는가.

이호철은 그동안 가슴에 맺힌 응어리를 "비난과 오해가 옳다거나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괜찮다. 담담하게 받아들인다"고 풀어냈다. 글을 소개한 윤승용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아쉬움과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떠나는 그가 부럽지만, 측근이라는 이유로 하방하는 신세가 짠하기도 하다'고 했다. 자유를 찾아 떠난 이호철이 다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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