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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사람 이야기 - 청주원마루시장 낭성곱창

"든든한 순대처럼 단단한 가족"
성격부터 손맛까지 똑닮은 고부지간… 김명덕·김은혜씨
원마루 시장서 20년째 장사, 아들 내외와 10여년
20여가지 속재료로 직접 만들어지는 '든든한' 영양 순대
멀리서도 맛보러·배우러 오는 맛의 비결, 더 널리 알리고 파

  • 웹출고시간2021.09.05 16:35:21
  • 최종수정2021.10.04 16:08:56

청주 원마루시장에서 동네 맛 집으로 소문난 순대·곱창 전문점인 낭성곱창을 운영하는 김명덕사장(오른쪽부터)과 아들 이재호·김은혜 부부가 직접 만든 순대를 들어 보이고 있다.

ⓒ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뒤끝없이 쿨한 성격부터 음식 만드는 큰손까지 똑같은 세월이 10년이 지났네요."

원마루시장의 낭성곱창은 김명덕씨가 둘째 아들 이재호(35)·김은혜(35)씨 내외와 함께 26년째 운영하는 순대·곱창 전문점이다.

서울에서 청주로 남편과 내려온 명덕씨가 처음 자리를 잡은 곳은 서문시장이지만 6년 뒤 집을 이사하면서 원마루시장에서 본격적인 터를 잡게됐다.

낭성곱창의 시그니처 메뉴인 '영양토종순대'는 맛의 비결을 배우기 위해 부산에서도 쫓아 올라올 정도다.
명덕씨와 남편은 순대·곱창 식당 준비를 하면서 메뉴 개발에 온 힘을 쏟았다.

순대를 직접 만들어 팔겠다고 마음먹은 부부는 매일 수많은 재료들을 직접 넣고 빼는 등 확인에 확인을 거듭해 최적의 맛을 조합했다.

'영양'순대 답게 건강하고 속이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재료인 배추, 계란, 고기 등을 비롯한 20여가지의 재료가 준비된다.

특히 직접 지은 쌀밥이 재료로 들어가 손님들 중에는 순대를 밥 대용으로 먹는 사람들도 많다.

명덕씨는 "밥이 들어가다보니 보들보들하고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며 "속재료는 국내산으로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받아 직접 손질하고, 순대로 만들어 판매준비를 한다"고 전했다.

청주 원마루시장 '낭성곱창'을 운영하는 김명덕사장과 며느리 김은혜씨가 방금 삶아 나온 순대를 정리하고 있다.

ⓒ 김용수기자
낭성곱창은 순대 이외에도 곱창전골, 암뽕전골 등도 인기 메뉴다.

순대를 만드는 작업은 일주일에 한 번씩 일주일동안 판매할 양을 마련한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머릿고기를 삶고, 곱창은 직접 손질하고 잘라 준비한다. 깍두기, 양념장 까지 모두 직접 준비하기 때문에 매일같이 바쁠수밖에 없다.

은혜씨는 "수입 고춧가루 등 다양한 재료를 써보았지만 국내산 재료들과는 확실이 맛이 다르다"며 "다른 것들을 쓸 수가 없다. 혹시라도 손님들이 맛이 덜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재료탓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재료 하나 허투로 쓸 수가 없는 이유다.

현재 낭성곱창의 주방 담당 주축은 명덕씨와 며느리인 김은혜(35)씨다.

고부지간이 누구보다 어려울 수 있는 관계지만 이들은 사뭇 다르다. 둘째며느리인 은혜씨와 명덕씨가 함께 한 세월은 어느덧 11년이다.

명덕씨는 "딸이 없다보니 며느리가 딸과 같은 존재"라며 "주변에 이야기 할 때도 며느리라고 얘기하지 않고 은혜라고 부른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도 딸이냐고 묻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이야기했다.

둘째가라면 서러울 잉꼬부부인 은혜씨와 이재호(35)씨는 연애시절부터 떨어져 있는 시간이 싫어 가게에서 함께 일을 도왔다고한다.

청주 원마루시장 '낭성곱창'을 운영하는 이재호씨가 순대를 삶고 있다.

ⓒ 김용수기자
본격적인 결혼 생각을 갖게 되면서 명덕씨가 먼저 은혜씨와 재호씨에게 순대 만드는 기술을 배우겠냐는 제안을 했다.

은혜씨는 "처음부터 순대를 만들거나 다른 재료들을 다루는데 거부감이 없었다"며 "그래서 제안을 주셨을 때도 선뜻 '내가 하겠다'고 나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먹는 것도 만드는 것도 좋아하고 남들에게 해주는 것도 좋아한다"며 "어머님도 손이 크신데 나도 손이 커서 음식을 내놓는데 죽이 척척맞는다"고 덧붙였다.

이후 부부가 따로 식당운영도 해보았으나 쉽지않은 일이었음을 깨닫게 됐다.

은혜씨는 "어머님 곁에 있으니 어머니가 이끌어주시는 대로 따라가고 배우는 것들이 많다"며 "서로 의지하면서 일하는 지금이 훨씬 좋다"고 이야기했다.

둘째아들이자 남편인 재호씨는 낭성곱창의 든든한 '버팀목'이다. 많은 양의 재료를 다지고 섞을 땐 묵묵히 나서는 것은 물론 존재만으로도 의지가 되는 사람이다.

20년간 한 자리에서 장사하면서 단골손님들도 많다.

명덕씨는 "울산으로 이사간 한 손님은 꼭 청주에 들러 순대를 싸가지고 집에 가신다"며 "다른 동네로 떠나더라도 순대만큼은 우리집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엔 목소리만 들어도 단골 손님들을 알아채고 좋아하는 것들을 기억해 준비하곤 했는데 이젠 쉽지가 않다"며 "오시던 손님들도 이젠 할아버지가 됐더라. 다같이 나이들어가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은혜씨는 "저희가 열심히 만드는 만큼 맛있다고 좋다고 해주시는 게 기분이 너무 좋다"며 "음식을 싹 비우고 가시면 가장 좋다"고 이야기하며 활짝 웃었다.

낭성곱창은 자부할 수 있는 맛을 가진 만큼 앞으로 좀 더 큰 바람도 키우고 있다.

은혜씨는 "정말 저희가 만드는 음식이지만 저희도 맛있어서 매일같이 먹는다"며 "어머니의 손맛을 널리 알려 더 많은 손님들이 맛볼 수 있도록 가게를 좀 더 키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며 포부를 밝혔다.

명덕씨는 "직접와서 배워간 사람도 많고, 형제들에게도 알려줬지만 정작 제대로 기술화시키지는 못 한것이 아쉽다"며 "당시에는 너무 힘들어서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다. 아이들이 한다면 함께 해볼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전했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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